지난 6월 15일 <정교사 1급 자격증 발급신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은 교육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학력과 경력을 갖춘 기간제교사에게 정교사 1급 자격증을 발급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외에도 교육부는 이 판결에 따라 교사자격기준에 대해 기간제교사를 차별해 온 것에 대해 시정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1조 별표2에 따르면 '정교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1년 이상의 교사 경력이 있는 자' 또는 '(2급 자격증이 없더라도) 교육대학원을 나와 2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3년 이상 교육 경력을 가진 자'는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기간제교사도 일정한 학위와 교육 경력의 자격을 갖췄다면 1정 연수를 받지 않아도 1급 정교사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교육부는 정교사(1급) 자격을 갖춘 기간제교사 모두에게(초등, 특수 교사) 자격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외 교사자격기준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2013년 <교사자격검정실무편람>에서 1정 연수의 대상을 정규 교사로만 제한하여 비정규직 노동자인 기간제교사를 연수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기간제교사를 차별했다.
‘법령의 위임없이 교원자격검정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항인 정교사(1급)자격 기준을 제한해왔다.’(판결문 중에서) 또, 초중등교육법에 정교사(1급)의 자격기준은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을 구별하지 않고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이 확인 되었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3년 교육경력이 있는 기간제교사에 대해서도 정교사(1급)가 될 수 있는 1정 연수를 즉각 시행해서 1정 연수자들에게도 정교사(1급) 자격증을 발급해야 한다.
정교사(1급)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급여의 호봉이 올라가고 정규교사들은 교감, 교장, 장학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전문성이 한 단계 상승되는 자격 연수라는 점이다.
그동안 교육부는 기간제교사들의 급여 인상과 자격 상승의 기회를 박탈하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수당을 제외하고도 3백만 원이 넘는 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한 교사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교육의 질 향상을 방해했다.
이러한 차별에 항의하는 기간제교사들이 2013년에 소송을 시작했다. 1심과 2심에서 기간제교사들이 승소했다. <교사자격실무편람>이 초중등교육법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패소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를 하여 기간제교사의 차별을 계속하며 대법원의 판결을 보겠다고 했다. 대법원은 교육부의 이 같은 차별이 부당하다고 선고하였으므로 교육부는 기간제교사에 대한 차별을 당장 멈춰야 한다.
2017년 기간제교사연합회가 교육부의 기간제교사 담당자와 면담을 하며 기간제교사가 당하는 여러 차별 시정을 요구하면서 1정 연수 제한의 부당성에 대해 항의하자 교육부는 기간제교사의 불안정 고용을 핑계 대며 연수를 받은 후에 기간제교사를 계속 한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기간제교사 고용 불안이 1정 연수를 제한하는 이유라면 고용불안의 책임자인 교육부는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해야 한다.
이번 판결로 기간제교사의 절반 정도가 1정 연수를 받게 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을 따르겠다고 했으니 이번 여름 방학부터 바로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교육부에 물었다. 교육부는 연수 대상자가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할 수 없어서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했다. 지금 당장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
또한 이번 판결은 소송 당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기간제교사들이 차별 폐지를 열망하며 차별 실태조사나 차별 폐지를 위한 서명 운동 등에 참여하는 등 기간제교사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그래서 기간제교사들이 스스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고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야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기간제교사들은 1정 연수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것은 5년, 10년씩 기간제교사를 하면서 느끼는 교사로서의 자질 향상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3개월 이상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들은 의무 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의무 연수의 내용은 5년 이상의 고경력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형식적인 연수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연수를 원했다.
또한 지난해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화 투쟁에서도 기간제교사는 정규 교사가 아니라서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질을 의심받기도 했다. 이런 의심은 매우 억울하고 부당한 것이었다. 기간제교사들은 1정 연수를 못 받게 하는 교육부에 항의했고, 이를 시정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시정 진정을 넣기도 하였다. 이렇게 기간제교사들이 오랜 시간 차별에 맞서 스스로 싸우고 요구를 했기에 이런 결과를 이룬 것이다.
이제 교육부는 그동안 기간제교사들에게 1정교사(1급) 자격 취득과 자격 취득을 위한 1정연수를 차단한 것이 차별적 처우였음을 인정하고 <교원자격실무편람>을 고치고 당장 기간제교사에게 1급 정교사 자격 연수를 받도록 조처해야 한다. 더불어 기간제교사들에게 가해지는 호봉 승급 시기 제한, 성과급 지급 표준 호봉 차이 등 여러 차별에 대해서도 즉각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