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6개월만에 책읽어 주는 동그리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고맙게도 얼굴을 기억하고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재밌는 이야기 들려주는 아저씨가 왔다며 서로 얼굴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저씨"
너무 감동스럽고 영광스럽고 고마운 수식어입니다.
오늘은 2권의 동화책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5세부터 6세, 7세까지 골고루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 찍어주신 행복한반, 건강한반 선생님 고맙습니다.
7살 형님반은 글밥이 좀 많은 옛날이야기를 준비했고
5살~6살 동생들은 재밌는 교훈이 담겨있는 짧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럼 오늘 동그리 책모임에서 함께한 동화책을 소개합니다.
"저승에 있는 곳간, 신정민 글, 전병준 그림 / 교원(2010)
어느날 욕심쟁이 사또가 죽어 저승에 가게됩니다.
염라대왕은 사또의 간곡한 부탁에 다시 이승으로 내려보내려고 했지만
저승사자는 노잣돈을 지불해야 돌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과연 사또는 그 비싼 노잣돈을 지불 할 수 있을까요?
7세 후기 :
우리나라 전라북도 영암에는 "덕진다리"가 실제로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에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와 그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우리 7세 형님반 아이들은 제목에 등장하는 '곳간'에 대해서 궁금해 했습니다. 7세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곳간'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질문은 서로를 성장시켜주는 아주 좋은 것입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알 수 있을만한 단어를 생각했습니다. 각자 돼지저금통에 저금을 해본적인 있느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아이들이 저금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돈이나 쌀등 재물을 모아두는 장소로 지금의 은행과도 비슷한 곳이라고 설명을 해주니 금방 이해가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익숙한 전래동화지만 아이들은 엄청나게 집중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다 끝나고 실제로 이 다리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하자 다들 엄청나게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당장 엄마아빠에게 얘기해서 찾아가보고 싶다고도 합니다. 덕진다리에 전해내려오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양보와 베품의 가치에 대해 알게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전래동화를 테마로 겨울방학 가족여행을 다녀오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일곱 마리 눈먼 생쥐, 에드영 글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1999)
어느 날 일곱 마리 눈먼 생쥐가 연못가에서 아주 이상한 것을 발견 합니다.
매일매일 쥐들은 저마다 만지고 느낀 것에 대해서 뜨거운 논쟁을 하게 되는데...
과연 일곱 마리의 눈먼 생쥐들이 발견한 정체는 무엇일까요?
(칼데콧 아너 상)
5세~6세 후기 :
너무나도 유명한 동화책 "일곱 마리 눈먼 생쥐"입니다. 이미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유명한 동화책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부분만 알고 아는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동화책입니다. 하지만 우리 5~6세 아이들에게 교훈의 메세지를 전하기 보다는 이미 아이들도 알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익살스러운 장면으로 소개했습니다. 눈먼 생쥐들이 하는 행동에 답답해 하면서도 모두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일곱마리 모두 모여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게되자 결국 그 실체가 코끼리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동화책은 전체를 보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또 다른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은 혼자는 약하지만 함께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 도 있습니다. 나약한 존재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이유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요? 나약하지만 먹이사슬 최상위에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하는 협업(Collaboration)하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인공지능과 로봇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어렵고 단순하고 위험하고 반복적인 일들은 이제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직업들이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기존에 우리가 성공으로 인식되는 직업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거 같습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일곱 마리 눈먼 생쥐처럼 최고가 되기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모여 하나의 목적을 위해 소통하고 협업하는 사람이 미래의 인재가 되지않을까요?? 앞으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친구를 '경쟁의 상대'가 아닌 '협업의 상대'로 이해하고 성장해주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