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관 / 밥, 그 밥 한 그릇의 사랑이여 용서여

여보야밥 안 먹었지이리 와서 밥 같이 먹자김이 난다 식기 전에 얼른 와서밥 같이 나눠 먹자마주 보면서 밥 같이 나눠 먹으면눈빛만 보고도지난 오십년 동안 침전된 미운 앙금은봄눈 녹듯이 녹아 내릴 것 같애우리 서로 용서가 될 것 같애여보야밥 안 먹었지이리 이리 와서 밥 같이 먹자밥, 그 한 그릇의 사랑이여 용서여 -시집 [어머니]에서 /해설/ 조성래  이선관 시인은 평생 마산 창동에서 살다 간 시인이다. 그는 장애인이면서도 정상인 이상의 올곧은 시정신으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한편, 남북 통일에 대한 염원을 지속적으로 노래했다.   이 작품도 아내에게 식사하자고  권하는 남편의 따뜻한 목소리를 빌려 남북 통일에 대한 간절한 꿈을 드러내고 있다. 남북이 사랑과 용서로 "밥 같이 나눠  먹는" 한 식구가 되면 그것은 마치 이혼했다가 50년만에 재결합한 부부의 모습처럼 다정할 것이고, 지난 앙금이 봄눈처럼 녹아 내릴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큰 울림을 안겨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