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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탑 – Deborah Eis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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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 (Therese)
줄리아는 오래 된 물건들 사이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원하는 게 아니어서 그걸 트리스에게 줄거라 했다.
이걸로 줄리아는 뭘 하려고 했던거지? 트리스는 물었다. 아무것도 씌여 있지 않은 오래된 낡은 책으로 말이지.
넌 글쓰기 좋아하니까, 줄리아가 대답했다.
트리스는 줄리아가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손을 뻗었다.
줄리아는 웃었고 그녀의 검은 곱슬머리가 찰랑거렸다.
그 날 밤 트리스는 그 책을 잘 개어 놓은 양말 아래에 치워두었다. 다음 날 밤 그게 생각나서 꺼내 보고는 자는 동안, 그리고 힘들고 길었던 하루 일을 하면서 그게 좋아진 듯 했다. 아마 여행갈 때 챙겨갈 것 같았다.
부드러운 붉은 색 표지는 오래된 물건 처럼 보인다. 텅 빈 페이지마다 숨겨 놓은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마치 그 이야기들을 털어놓기를 바라 듯, 트리스는 두껍고 거친 종이위로 손가락을 꼼질거린다.
기차 (Train)
오래 전에, 기차길은 전국에 걸쳐 뻗어있었고 기차는 구석구석 빠진 곳 없이 밤낮으로 종회무진했다.
트리스가 들은 내용은 위와 같다. 들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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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꿈에서 잠깐 스친 내용인가, 그도 아니면 뇌에 문제가 있나, 아니 기차는 애당초 없었을 수도 있다.
누가 알랴. 그렇지만 확실한 건 지금 기차가 한 대 있다는 것. 그리고 기차는 그녀가 사는 마을을 가로 질러 곧장 도심부로 향하는데 그곳엔 병원 단지가 있다. 참 다행이다.
펠릭스는 그녀의 빈자리를 채워 줄 임시직을 고용했다. 그는 그녀가 다시 일에 복귀할 때까지 어떻게든 그녀의 자리를 지켜준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녀가 꽤 일 잘하는 몇 안되는 직원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에선 그 말이 되려 무색하게 그녀를 차츰 맥빠지게 한다. 치료를 받도록 일정을 짜 줄 때 그는 슬퍼보였다고 그녀는 줄리아에게 말했다.
흠 하고 줄리아는 성의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펠릭스가 모든 노인들이 그렇듯, 알 수 없는 무력감으로 똑같은 표정을 짓는 건 사실이다. 마치 밤새 꿈속에서 겪은 문제덩어리가 하루 종일 일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어쨌던 트리스는 그 곳을 보러 갈 마음이다.
물론 영화와 잡지에서 그 곳을 셀 수 없이 많이 보았다. 상큼한 공기, 번쩍이는 탑들과 기념비들, 잔잔한 항구에서 끝없는 수평선으로 미끄러져 가는 돛단배들. 그리고 세련되게 차려 입은 멋쟁이 선남선녀들, 넓은 흰 색 대로, 꽃길 제방, 큼직한 식당들, 화려한 가게의 쇼윈도우 고급 천 위에서 번쩍이는 멋지고 묵직한 보석들, 등등…..
숙소에 사는 여자 아이 누구도 아직까지 그 곳에 가 보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도 가 보고 싶어 안달을 하고 있다.
정말? 트리스는 묻는다. 그녀처럼 사람들은 아무 때나 가서 뭔가를 사고 싶지 않을까? 그녀가 어느 날이든 물건을 사다 줄 수도 있다. (그래도, 아마 진짜로 그러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사람들의 눈과 귀가 되어 줄 거라 약속한다.
좌석은 무척 편한데 심지어 커뮤니티 수업실 조차도 그렇다. 미세하면서 짜릿한 움직임이 있고, 그녀의 심장은 마치 자동차 바퀴가 경주장 바닥을 헛돌 듯 빨라진다.
오늘 아침 줄리아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고, 그녀가 여행 중에 배고프지 말라고 샌드위치와 사과가 든 박스를 건네주었다.
사실 그녀는 막 기차를 탔는데도 벌써 배가 고팠졌다. 그러나 그녀는 박스를 열지 않는다.
박스! 그 단어가 빛을 발하며 반짝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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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는 책과 펜을 꺼내려고 가방안에 손을 넣는다. 펜은 카이라가 보지 않을 때 빨래하면서 슬쩍 했던 거였다. 그러나 그녀가 하려고 했던게 뭐였던지 간에 너무 늦어버렸다. 그 단어는 이미 산산조각이 나고 남겨진 것이라곤 단단하고 건조한 작은 뭉치뿐이다. 박스. 그래, 박스. 그러나 그녀는 마치 깊은 잠에서 너무 갑작스레 깬 것처럼 피곤함을 느낀다.
지금은 단지 어둠뿐이다. 터널, 그래 터널안이야.
지금은 밝고 그녀의 마을은 사라졌다.
그녀는 좌석에 달린 스크린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탕처럼 생긴 액체방울이 나타나는 최신 게임을 한다. 밝고 미끈거리는 액체 방울! 액체 방울을 쏘면 그래서 제대로 맞추면 액체방울이 터지면서 금화를 쏟아내는데, 곧 이어 다른 액체방울들이 나타나 금화를 먹어 치우기 전에 쏘아 맞춰야 하는 게임이다.
거무탱탱한 차창으로 비스듬히 내려 비치는 햇살은, 기차가 무지개빛 진흙탕 강 위를 지나가자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런데 대체 여긴 어딘가? 트리스는 영화나 잡지 어디에서도 이런 곳을 본 적은 없다. 이런 곳을!
사람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창문은 깨어져 판자나 플라스틱으로 가려 놓았고, 녹슬고 썩은 쓰레기 더미가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데 거긴에 의자 다리, 낡은 자동차의 부품들, 뭔가에 찔려 들여올려져 있는 찢어지고 더러운 인형이 있었다.
소외감은 마치 어떤 사람이 실수로 파편더미가 가득한 상자를 엎어놓아 버린 것 처럼, 점점 더 확산되다.
자그마한 기차는 그 파편더미를 트리스라 불리는 자그마한 입자를 싣고 지나간다.
기차는 천천히 소리내며 땅의 틈을 연결하는 자그마한 다리를 지나가며 아래쪽에서 뛰어가는 일군의 아이들이 계속 달리도록 제촉한다. 아이들 얼굴은 페인트나 먼지로 덮여 있다. 아이들은 사악한 작은 악마처럼 날뛰고 뒹구는데, 그들이 던지는 돌이나 병이 기차 금속 표면에 부딫혀 튕겨 나와 이리저리 흩어진다. 아이들은 고작 자그맣고 제멋대로인 소규모 집단일 뿐이다.
춥다. 트리스는 생각한다. 그녀의 자그마한 자아는 그녀의 친구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그녀는 줄리아가 준 박스를 꼭 부여잡으며 다른 승객들을 둘러 본다. 그들은제각각 자신들의 스크린이나 기기들을보는데 열중해 있고 그들의 얼굴은 가려져 있다.
차창 밖 풍경은 흘러가고, 흔들리고, 선명하지 않았는데, 마치 한 단의 실크위에 널려 있는 그림같다. 지금은 숲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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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화된 불, 그렇게 보인다. 더 많은 쓰레기… 낡은 장화? 누더기가 된 셔츠…
몇 주전 저녁 식사 때, 소녀 중 한 명이 일군의 죄수들이 감옥을 탈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트리스가 지금 그 나라를 지나가는건 아닐까?
망명자들, 이 말이 껍질을 깨고 나와 로케트처럼 불을 뿜고, 사방으로 날라가며 공기를 조각내어 프리즘으로 만들고는 거울을 산산조각 낸다. 트리스는 얼른 그녀의 책과 펜을 꺼내어 재빠르게 뭔가를 적는다.
그녀는 땀을 흘리고 있다. 눈을 감고 책이 뭘 말하는 지 보기 전에 몇 번의 깊은 숨을 내쉰다.
‘유니폼 – 팀, 죄수와 간수들, 외침, 지껄임 – 피와 무기 . 두 명의 간수가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걸어가며, 비틀어진 나무 뿌리 위를 지나가는데, 무거운 나무 기둥을 운반한다. 기둥 양 끝을 서로 잡고 있는데, 한 남자가 손목과 발목에 피를 흘리며 끈에 묶인 채 매달려 있다.’
그녀는 책에 씌여 있는 단어들을 응시한다. 끔찍하다.
병원을 향해 가고 있는게 다행이다. 아마 이런 여행의 들뜬 기분이 그녀에게는 나쁜 것일지도 모른다.
차창 밖을 다시 바라보고 몇 번의 깊은 숨을 다시 내쉰다.
아니, 그녀는 괜찮다. 차창 유리에는 먼지가 앉아 있고 공기와 함께 다시 들어온다.
좋아. 이제 숲은 저 뒤로 사라졌다.
참, 웃겨! 펜에는 이런 문구가 씌여진 꼬리표가 붙어 있다. ‘빨래방으로 다시 돌아가라’
그녀는 오리너구리라 불리는 유쾌한 동물에 관한 만화 시리즈 전편을 본다. 어찌됐건 그녀의 마을은 정상이다. 정상적이고 바쁜 마을이다. 몰은 쇼핑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게다가 숲속에 있는 사람들은 단지 사진일뿐이다.
샌드위치와 사과를 다 먹고 나니 기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트리스는 도시락 박스에 남은 부서러기를 쓸어 담고, 박스를 편편하게 펴고, 그녀의 근사한 드레스가 담긴 가방에 집어 넣는다. 참! 그녀는 근사한 드레스를 가지고 왔다. 그녀의 책은 물론이고.
의사
환자 번호 T716-05 : 여성, 나이 17세 8개월, 직장인, 보통 지능, 키/몸무게/외모 보통. 단어 안정화 반응 – 보통보다 훨씬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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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많은 생각”과 “생각의 덧입힘”, 즉 지능의 과도한 유연성 보임. 간혹 기절하지만 횟수는 적음. 불평을 할 때는 일탈적인 대뇌 피질의 활동을 나타내는데, 뭐라고 딱히 진단하기는 어려움. 증상을 완하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아이들이 “확깬다”라고 부르는 최면 억제제와 연계해서 반복 조정 과정이 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됨.
평가
나무. 의사는 말한다.
테스트는 그녀를 무척 긴장하게 만든다. 나무라… 그녀는 어떻게 통제 아래서 테스트를 지속해 가야하나? 그건 이미 산산조각 내도록 위협하고 있다. 그녀는 의사를 올려다 본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눈을 떼지 못하는 이상하게 생긴 기계만 바라보고 있다.
나무. 그가 말한다.
이파리. 그녀가 추측해서 말한다.
의사는 눈금판을 보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그녀는 다시 말해 본다. 그늘.
생각나는 건 뭔든 말해 봐. 의사는 말한다.
나무 몸통? 트리스는 말한다.
나무 몸통? 의사는 말한다. 그는 한숨지으며 고글을 벗는다. 마음 속에 생각하는 걸 정확하게 말하는 게 중요해, 트리스, 내가 뭘 듣고 싶어하는지는 생각말고. 만약 마술봉을 흔들어서 네 증상이 사라진다면 나도 이렇게 조급해하진 않을거야. 불행히도 치료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그래서 네가 최선을 다해야 돼. ‘정답’은 없어. 내가 듣고 싶은 건 너의 즉각적인 반응인데, 내가 뭘 말하면 네 마음에 바로 떠오르는 뭔가 말이야. 속임수는 안 통해.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어. 기계는 너의 진정성만 알아차리니까. 뭔든 진실된 것이면 돼.
그의 미소에 인내와 안도감이 비친다. 아니면 그냥 미소든지. 그의 얼굴은 기본적으로 넓다랍고 두꺼운, 그러면서 부드럽게 보이는 여러 겹으로 덮인 듯 보여서 표정을 정확히 읽기란 힘들다.
자, 이제 잘 이해하겠지? 의사는 말한다.
트리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그는 다시 말한다. 나무.
‘뭔든 진실된 대답…’ 그녀는 아주 어지럽다. 정말로. 지금 그 단어는 그녀를 집어 삼키고, 빛을 발하며, 심하게 흔들린다. 마치 공기가 갈라지고 선선한 바람이 정원을 가로질러 들어 와서 빛과 그림자를 날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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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집 안에서 한 아이가 악기의 음을 맞추고, 악보에 예쁘게 마크해 놓은 악보를 찾고 있다. 아이의 손이 닻자, 음표는 분리되어 악보에서 떨어져 나와 열어 놓은 프렌치 도어 밖으로 하나, 둘, 혹은 셋이 한꺼번에 날아가서 멋진 오크 나무 잎사귀에 어설프게 내려 앉는다. 그러고는 잠시 불안정하게 서 있다가는 투명한 공기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섬세하게 쪼으는 듯한 음악이 마치 향수처럼 음표들이 사람짐을 지켜보며 떠다닌다.
피아노! 트리스는 크게 소리친다.
뭐라고? 의사가 말한다.그는 계기판을 보고 기계를 쳐보고는 다시 계기판을 보며 인상을 쓴다. 그래, 뭐라 그랬지? 의사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음악도 증발되고 있다. 마치 방금 일어난 사람의 침대 시트에 온기가 남아있듯이그녀의 감각에 상상의 흔적을 남긴다.
피아노라 그랬지, 트리스? 의사는 목소리는 남겨 진 멜로디에 거친 검정색으로 길고 좁게 페인트칠을 한다. 너 피아노 치니, 트리스?
그녀가 피아노를 친다고? 그녀가 어떻게 피아노를 치겠는가? 그녀는 피아노를 본 적도 없다. 진짜 피아노는 더더욱. 오! 안녕 정원, 안녕 멋진 나무, 안녕 꼬마야, 네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잠자던 사람은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이런 특별한 날, 트리스를 회색의 그리고 조금 어두침침한 진찰실로 불러 들이고, 트리스 건너편에 앉아 있는 의사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방
그녀는 614호에 배정되었다. 창문이 하나 있고 시트와 담요가 있는 야전 침대 하나, 그리고 서랍이 딸린 테이블이 있는데 그녀는 그 서랍에 그녀의 소지품을 넣는다.
특별한 것 없다. 그들은 설명한다. 그녀가 최소한 그녀의 감정적 흥분을 일으키기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른 말로 하자면 아무 것도 그녀를 자극할 것이 없다라고 그녀는 이해한다. 거울도 없고 창문에는 커튼도 없다. 도시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태양빛 그리고 음산한 달빛을 막아주기 위해서단지 철제 셔트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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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선생님들은 그녀가 그런 것 속에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닌 이후 더 심해지기만 했다. 단어들이 살아 나고, 확장되고, 폭발해서 물체들의 그림처럼 되어버리고, 사방으로 날라가서, 불이 나고, 재와 껍데기만 남고, 마치 그을린 모기나 천사처럼 자그만 하면서 텅빈 날개 달린 시체들.
셔터는 어쨌던 아주 별로다. 기차는 원래 그녀가 사는 마을에서 출발하는데, 터널을 지날 때는 마치 비누 방울속을 지나는 것 같았지만, 특히 기차가 터널을 지나 여기에 도착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역에서 그녀는 벽으로 둘러 싸인 병원 단지로 바로 가는 연결 이동 수단에 서 있기만 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도시를 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기차가 도착한 뒤로 그녀는 하늘을 거의 보지 못했다.
양식
그들은 그녀를 컴퓨터 스크린쪽에 앉히고, 그녀는 계속 이어지는 양식을 채운다. 수많은 질문들.
그녀의 눈과 귀는 정상이다. 그녀는 뼈가 부러진 적도 없다. 한 번은 독립기념일 날 집에, 딸기가 있었는데, 그녀를 포함한 몇 명의 여자애들이 발진이 나서 피가 났다. 그렇지만 그녀가 아는 한, 그녀는 오직 딸기 앨러지만 있을 뿐이다.
그녀는 어떤 약도 복용하고 있지 않다. 술, 담배는 물론 약한 마약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그녀는 생리도 한다. 모든게 정상이다. (그녀는 확신한다). 이 증상은 4년 전에 시작되었다. 아니, 그녀는 임신한 적이 없다. (확실히. 숙소에서 임신을? 대체 이 곳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거지!)
그녀가 알고 있는 심장에 관해 가족 병력은? 암? 당뇨? 만성 장염? 신장염? Kefauver’s disease? 척추와 신경계 퇴행성? 손발 및 다른 부분의 생김새 이상? 폐, 간, 쓸개 장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정도를 1에서 100으로 표현하면? 초조함을 느끼는 정도를 1에서 100으로 나타낸다면? 병원에서 그녀에 관한 정보를 등록소에 알려주는데 동의하는지? (치료는 그녀의 동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비상시에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가? (그래, 누구? 펠릭스? 줄리아?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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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X 타입의 테스트, Y 타입의 테스트, Z 타입의 테스트를 하는 것을 허락합니까?
물론 그녀는 허락한다. X,Y, Z 타입의 테스트를 하지 않을거라면 왜 그녀가 거기에 있겠는가?
여기 저기에 이니셜을 적으라고 한다.
그녀는 방에서 기다린다. 잠시 후 의사를 보기 위해 다른 방으로 안내 된다.
그는 큰 책상 쪽에 앉아 있고 그녀가 아침 나절 내내 작성한 질문지를 스크린에 띄운다. 그는 이미 그녀가 답변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설명한다. 그는 빠르게 스크린을 훓어 내리며 검토한다.
음, 그가 말한다. 좋아. 네가 지적하는 너의 혼란스러움은 정확히 무슨 의미지? 네가 할 수 있는 한 정확히 표현해 볼래?
그는 그녀가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돌려 놓는다.
혼동. 맞다. 그녀는 혼동이라고 질문지에 답변을 타이핑했다. 하지만 지금 그 단어는 냉혹해 보인다. 체포영장이랄까…. 체포영장?
한 번 표현해 봐. 그가 말한다.
그녀는 매우 목이 마른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바쁜 의사의 시간을 많이 빼았고 있다! 만약 그녀가 직장에 있다면 그녀는 펠릭스에게 물 한 잔 마시게 잠시 쉬자고 할거고 펠릭스는 당연히 그러라고 할게다.
내가 보기엔, 넌 그림을 보고 있지. 의사가 다그친다. 질문지에 분명 그렇게 쓴 것 같았는데?
그럴거예요.
무슨 그림인데?
그냥 평범한 것요.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그 때 잠시 동안 그녀는 땀 흘리며 이리저리 걸어가는 두 명의 간수와 그 둘이 들고 가는 기둥에 매달려 흔들리는, 피 흘리는 한 남자를 본다. 아니 그럴 수도 있는 일, 그녀는 분명히 말한다.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겠죠. 아니 때때로 일어날 수 있는, 아마 일어났겠죠. 아님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숲속에 뭔가 있어요. 아니 정원인가…. 그냥 아무거나 아무데서나…..
의사는 기다린다. 하지만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단어들은 종종 보인다…. 의사는 답변지를 읽는다. 종종 뭐뭐처럼 보인다. 이건 무슨 말이지? 쌍둥이? 그는 눈썹을 올려세우며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쌍둥이는, 정확히 아니예요. 그녀가 말한다. 그건 같은 단어를 안에 품고 있는 단어예요. 하지만 그 안에 더 크고 더 나은 색과 많은 부분을 가진 것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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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안쪽은 떨리고 있어요. 서로 부딫히고 감싸진 것 바깥으로 나갈려고 안달이죠. 그래서 일종의 후광이 있어요. 아님 느슨한 여유가 있어요.
의사는 헛기침을 했다.
좋아. 의사는 잠시 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나지? 뭐가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하는거지?
우리 마을에선 사람들은 그게 공기 중에 있는 무어라 생각했어요. 미립자랄까요, 그녀가 말한다. 아름다운 소리로 즐거움을 주었지요. 그렇지만 가면은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심지어 사람들이 저를 공장에서 창고로 옮겨 놓았어도 말이에요.
무엇이 그런 일들이 일어나게 했는지 말고, 그는 말한다. 그게 뭔지 알려고 우리가 여기 있는거야. 내 말은 이런 얘기들이 어떻게 시작되는데?
글쎄요, 엄밀히 시작하는게 아니에요. 시작이라기 보다는 그냥 생기는 것 같은거라할까요….
구멍이 많은 그런거? 그가 말한다.
구멍이 많은 그런거요? 그녀가 말한다.
그녀는 뭔가 도움이 될까 스크린에 있는 답변서를 다시 응시한다. 그러나 그녀가 답변을 적어 넣은 답변서일 다름이고, 그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보충 정보가 될 만한 걸 적은 메모가 있을 뿐이었다. ‘어지러움’ 옆에 메모에는 ‘혼동’이라 적혀 있다.
그녀의 이름 이니셜을 적은게 있고, 모든 답변서마다 그녀의 이니셜이 있다. 그것은 마치 그녀가 거울 속에 있어서 그녀 자신의 등을 바라보는 것 같은데, 이니셜은 그녀가 쓰는 것보다 더 진짜같다.
음, 물론. 그녀는 그 이니셜들을 이 곳으로 데리고 왔다.그러나 지금 그 이니셜들이 그녀를 기계속에 붙들어 메어 놓았다.
의사는 포개진 그의 손을 내려다보면서 기다린다.
검사
병원에서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정말 그렇다. 소독제와 오물 냄새들. 그들은 트리스가 염료를 마시게 해서, 염색약이 그녀의 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경로를 관찰하려고 한다. 주사바늘을 통해 그녀의 피는 통속에 담기고 간호사는 그 통을 밀봉해서 빨간색 불빛을 내는 특별한 선반에 놓는다. 다른 주사바늘들로 뭔가의 액체를 그녀의 몸에 주입한다. 그녀는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그녀는 다른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그녀는 환각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아니요,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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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그림을 본다, 그녀는 의사에게 말했는데, 그렇죠?
그건 단지 일종의 그림이에요. 환각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녀는 이미 말했다. 하고 또 하고.
그들은 그녀를 금속 원통형 기계속에 넣고 그녀의 피부 아래에 있는 것들을 살펴본다. 다른 방에서 기술자가 화면을 지켜본다. 매 5분마다 그녀에게 이런 메세지가 전해진다. 당신은 괜찮아요. 그 기술자의 목소리가 말한다.
상담
의사는 이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설명을 한다. 손을 등 뒤로 한채로.
우리는 너의 고통의 원인을 아직 정확히 밝히지는 못하고 있고, 그것이 진행되는 전 과정을 분석하는데도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어. 너의 고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이미 확실히 제거되었어. 그렇지만 일정하면서 지속적인 일련의 특징들, 즉 프로파일인데, 아주 관련이 많은 상태들의 나타남이 일치한다고 할 수 있어. 다행인건 너의 검사 결과들은, 종종 가장 강력한 특징들을 보여 주는 걱정할 만한 나쁜 행위 지수와는 별로 연관이 없다는거야.
당연히, 대상에 대한 감당 못할 많은 양의 언어와 문자로 인해 이 증상을 어떤 종류의 균형의 깨짐, 즉 결핍으로 다루는데, 이 증상들은 별 관련 없는, 과도한 혹은 모호한 물질들에 취약한 특징이 있지. 이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되어 왔는데, 원레 호르몬과 관련있는 것이다, 뇌신경에 선천적인 이상 때문이다, 성격 장애다, 정신질환에 쉽게 걸려서 그렇다, 자가면역시스템이 적어져서 그렇다, 사탄의 저주다, 반대로 신성함의 선물이다, 어떤 영양소의 결핍을 야기시키는 식습관 때문이다, 어릴 적 감염된 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은가 등등.
여기 치료소에서는 그것을 일종의 신경 세포 간의 연결에 누수가 발생한 생리적인 현상 (physiological phenomenon)으로 간주하는 거야. 말하자면, 그것이 자주 동반하는 도덕적인 오명과는 관계없는, 생리적 현상 본래 의미대로말이야.
우리의 주 목표는 당연히 연구와 더불어 환자를 고통을 완하시키는 것이지. 너와 내가 이미 얘기를 나누었듯이 이것은 건강 회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환자의 강한 동기부여가 수반되어야 하고, 바꿔 말해 자신의 치료에 동참하는 참여자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에 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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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말을 하면서 책상으로 돌아와서 서류를 이리저리 뒤적인다.
제가 얼마나 더 있어야 되지요? 잠시 후 그녀가 묻는다.
그는 올려다 보는데, 분명히 그녀가 아직도 거기에 앉아 있는 걸 보고 놀란 눈치였다.
음, 보자, 우리 꼬마 아가씨, 그건 전적으로 너 하기에 달렸어.
휴식
약간 춥다. 담요만으로는 몸을 따뜻하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녀는 담요로 몸을 꽁꽁 감싼다. 그녀는 온종일 걸린 테스트로 지쳐있다. 치료소 직원들은 내일 날 밝으면 일찍 테스트가 더 있다고 그녀더러 잠을 자 두라고 했다. 자는 대신 그녀는 서랍에서 그녀의 책을 꺼집어 낸다. 책은 서랍속에서 한 때 샌드위치와 과일이 있었던 빈박스 옆에, 그리고 부드러운 그녀의 졉혀진 가방과 괜찮은 드레스 밑에 놓여 있었다.
아마 그녀는 책은 소지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 않는가? 그러나 그들은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그리고 그녀는 묻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위해 그 말을 했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소지품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것에 신경써서 피곤해 질 뿐만 아니라 테스트 결과를 엉망으로 만들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책을 편다. 사랑스럽고 두껍고, 거친 재질의 종이를 다시 칭송한다. 그 때 공기가 떨리고 조각이 난다. 단어들과 그림들을 후두둑 떨어지고 뱅글뱅글돌며 반짝인다.
그녀는 펜을 잡는다. 나무 책상 어둑둑하고 아늑한 곳. 생쥐에 관한 재밌는 노래. 박자에 맞춘 박수. 떨어지는 나무잎새, 신선함행진하는 밴드-수줍은 문어 악기-빛 아니면 칼? 긴 예복 작은 야외 테이블 작은 유리잔, 별, 달……! 말과 마차?? 벌레? 꽃들이 피어남, 말발굽. 유리로 된 산, 목초지 산 자그마한 흰 꽃 자그마한 노란 별 꽃 자그마한 진주 달. 옷가지들은 속삭인다 밤 들판 달이 속삭인다- 항해하는 달, 마법사 달, 경비원 달.
그림들은 흘러가며 반짝이고 용해되고 맘대로 섞여서 마치 기차 차창 밖의 풍경처럼 마침내 사라진다.
그녀는 눈을 깜박인다. 그리고 방안의 정적과 말없는 셔트를 둘러 본다.
맞아. 서랍 안쪽 끝에다 책은 놓여진다. 아마 이 그림들은 어쩌다 다른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와 우주를 떠돌다 천의 찢어진 곳으로 흘러들어와 별 볼 일 없는 그녀같은 살아 있는 생명체 어디든 붙어 버린 기억들일지 모른다.
P78
그녀는 담요를 몸쪽으로 더 세게 끌어 당기고 베게속으로 파묻힌다.
그런데 오늘 밤 바깥은 소란스럽다. 온통 쿵꽝거리는 소리뿐이다.
치료소 생활
그들은 금속 헬맷을 그녀에게 맞춰 씌우고, 잠시 동안 치료실을 어둡게 한다. 어쩌면 그건 트리가 머리에 멍한 통증을 앉고 깨어나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그들이 말하길 한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그들은 그녀를 치료하는데 있어 한 사람 한 사람씩 한다. 친절한 기술적 치료사는 그녀의 단어안정화를 돕는데 열성적이다. 어릴 적에 나비를 모아 본 적 있니, 트리스? 그 치료사는 묻는다.
나비요? 트리스는 말한다.
핀으로? 치료사는 말한다. 그리고 클로로포름 마취제로?
몇 가지 검사와 치료 후에, 그녀는 암실로 옮겨진다. 때때로 몇 몇 환자들이 바퀴달린 환자용 침대에 누워 있는데, 그들은 그녀처럼 하얀 천으로 감싸져 있다. 그녀는 부드러운 신음과 소곤거림, 그리고 혼미하고 무감각한 언어의 파편이 있는 일종의 숲속에서 의식이 돌아 온다.
일전에는 그녀는 그녀에게 소리가 들리는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결론지어졌다. 우습다! 그녀가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걸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녀는 그런 말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들은 환자들을 최대한 서로 떨어져 있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몇 몇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복도나 대기실에서, 심지어 구내식당에서도 단지 그녀의 눈가에 스치기만 하는데도 말이다. 때로는 희끄레한 황혼 무렵 회복실 중 하나에서도 그렇다.
그녀의 나이 또래로 보이는 머리카락이 잘린 지저분한 금발에, 마르고 힘줄이 다 드러나는 소녀가 있는데, 그녀가 잠에서 깨면 조용히 아주 많은 악담을 해댄다. 그리고 덩치가 크고 나이가 많은 여자는, 아마 오십 정도 돼 보이는데, 작은 침대 시트 아래에서 몸을 비틀어 돌아 눕니다. 한번은 그녀가 일아나서 거대한 미친 거인처럼 이리저리 나 대면서 진정시킬 때까지 목 놓아 소리친다.
트리스는 대기실에서 그녀와 얼굴을 마주친다.
둘 다
P79 흰 종이로 된 긴 가운을 입고 있는데, 솔직히 그 모습이 실험실 생쥐같다.
그 여자는 횡하고 강렬한 눈으로 그녀를 응시한다. 너! 그녀는 말한다. 간호사가 나타나 그녀를 멀리 데리고 가기 전에, ‘너!’라는 말은 공기속 너머로 사그라지면서 재를 남긴다.
치료
약물치료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태스트를 더 잘해 가고 있다.
나무. 의사가 말한다.
그녀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 쉰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 의사가 부드럽게 말한다. 나무…
그녀는 모든 집중력을 한데 모은다. 나무…. 그녀는 말한다. 주저하면서.
잘 했어! 의사는 계기판 표시를 올려다 본다. 우수함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의사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인다. 피곤하니? 너무 잘 했다.
의사가 인정해 주니 트리스는 과감히 말할 용기가 난다. 그녀는 잘 해 왔다. 그녀도 인정한다. 그리고 밤새 쿵쾅대는 소리는 때때로 그녀를 깨어있게 한다.
아, 맞아. 불꽃놀이. 의사가 말한다. 그는 미소 짓는다. 그녀는 그가 미소 짓는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녀는 불평한 걸 부끄러워한다.
국가 공휴일 때잖아. 의사는 덧붙인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다시금 도닥인다.
의사는 회상한다.
힘들었던 주간이었지만 보람있는 주이기도 했다. (A taxing week, but one with its rewards.) 환자 번호 T716-05는 대단한 호전을 보이고 있다. 그녀는 감동을 주는 애다. 이해력에 한계는 있지만, 협조하려고 애쓴다.
치료에 도움이 주기 위해 그녀가 노력한 것을 생각하면 고맙다. 의사는 이런한 내용을 다 쓰기를 기대한다. 단어 인지 검사에서 그녀가 보인 반응는 거의 확연히 가망없는 관념 능력이라고 나타난 건 단지 한 달 전이다. 그는 나무라고 하면 피아노라고 대답한 걸 회상하며 머리를 젓는다.
어떤 대답을 하건 다 맞다. 당연히. 사실 인구 중 어는 정도의 사람들은 “나무” 하면 “나뭇잎” 혹은 “나뭇가지” 심지어 “나무 몸통” (진짜로, 나무 몸통) 이라고 즉각 대답하는, 매우 조금씩은 과잉 연관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대답들은 범위안에 드는 것으로 간주되고,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은 “정상”으로 분류된다.
P80
그렇지만 “피아노”는 나무로부터 한참 벗어나 있다. (그것자체로 격이 다른 것이다: 나무>목재>피아노) – 건강하고 간주되는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다.
단어가 의마하는 바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참고로 이 단어들, 즉 의미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들 – 이 말은 ‘신경 작용 투데이’지에 기고한 그의 글에서 인용한 것임) 세상의 주체가 스스로 파악하는 세상의 일을 뇌가 인식하도록 하는 일군의 신경 마디들의 근본적인 퇴화를 나타내며, 그런 유기적체적인 기능이 세상의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위험에 빠지게 한다.
예를 들면 한 유기체가 그것 앞에 놓인 장애물을 우사 이전의 거대한 동물의 ‘발’로 이해하지 않고 거대한 나무의 ‘밑동’으로 인식한다고 생각해보자. 가능한 결과를 고려해 보라.
하지만, 확연한 과잉연관 장애라고 결정지어진 (분류되어진) 소수의 사람들을 치료 가능한 것으로 분류하는 쪽에도 지금은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진부한 자들의 예견이랄까. 그 주제에 대해 어떤 허세부리는 의사 동료가 그걸 세련되게 꾸몄다. (그 자는 그런 조금의 어리석음 가지고 무슨 상을 탔지, 의사는 기억해 낸다)
(문무웅 선생님 번역)
하지만, 그 분야에는 과잉연관 장애자로 분류되어야 하는 대상인 흔치(많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조금은 신빙성이 있는 일련의 (연구)이론도 있을 뿐아니라, 어떤 자만에 찬 동료가 자신의 논문에 이 주제에 관해서 거론(언급)한 바가 있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효과적인 (생산적인) 작업이 그런 소수 개인들을 위해 종종 발견된다고 알려져 왔다. 예를 들면 병 명명하는 분야같은데서 말이다.
의사는 사무실에서 홀로 예전의 환자 생각을 하며 약간은 의식한 듯 조용히 웃는다. 그 환자의 엉뚱한 확신은 (다행히 그 환자는 치료될 정도였지만) 수천명의 사람들은 밤에 귀가 하면 총을 맞고, 집 문밖에서 집 열쇠를 만지작거리며 서 있고, 페인트 색만으로 이름들을 다 생각해내는 그의 비상한 (궁극적으로 아주 잘 부여받은) 능력에 연계되어 있다는 걸 인정한다는 것이다.
(거대한 선사시대 동물은 좋은 예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별로 설득력이 없다. 수정할까? 하하, 아마 그는 그 자신 조금 더 정교하게 해야만 할 것 같다.)
일요일
트리스는 새벽 동트기 바로 전에 일어난다. 자다가 깨었다가 하면서 회색빛 창에 묻은 먼지같은 이슬속에서 기지개를 편다. 정적인 환상에 둘러쌓여서. 그녀는 이런 것들의 일부를 그녀의 책속에 담아낼 수 있을까?
P81
그녀는 책이 있는 서랍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나 속삭임과 반짝임은 벌써 그녀 주위를 맴돈다.
제법 잘 그녀는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재발하는 모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 그녀는 서랍을 세게 닫고 환상의 잔영을 지우려고 방을 이리저리 왔닥갔다 한다.
밤 불꽃놀이 소리가 그녀의 귀에 여전히 남아 있다. 철제 셔트 뒤에는 달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다.
치료진들은 오늘은 휴식을 취하라고 강하게 권한다. 그래서 그녀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그녀는 다시 잠자리에 들 만큼 안정되었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진짜 낮에 일어나면 그녀는 안정을 취하는데 최대한 신경 쓸 것이다. 아마 편안게 누워서 게임을 하거나 할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도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숙소로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뭘 말해줄 수 있을까?
오, 그러나 그녀는 그 곳이 어떤지 안다. 치료진들은 병원 단지 너머, 넓은 대로 저편에 있는 그 곳이 어떤지 다 알고 있다.
종소리가 철제 셔트를 통해 아련하게 들려 온다. 그녀가 눈을 감자, 그녀는 빛나는 태양, 공기 속의 황금색 장막, 그리고 탑 꼭대기에서 도시 전체를 영광스럽게 반사시키는 금을 본다.
팔에 아로마 잎사귀와 흩날리는 꽃잎으로 가득한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집에서 나온다. 무더기의 사람들이 숭배하기 위해 대로로 쏟아져 나온다. 여자들은 너무 아름답다. 그들의 손목은 보석으로 번쩍이고, 그들의 다리는 환하게 빛난다.
그들의 길고 옅은 색 머리는 등뒤로 흘러내린다.
숙소에서 그녀의 친구들은 머리와 숙이고 무릎을 꿇는다. 줄리아는 그녀의 검은 곱습머리에 예쁜 일요일 리본을 하고 있다. 트리스는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 감사하다.
오늘은 나중에 다른 사람들은 일요일에 으례 그렇듯, 주급을 가지고 쇼핑 몰로 갈 것이다. 귀걸이도 사고, 손톱도 다듬고, 새로 나온 게임도 사고, 티셔츠, 약간의 사탕을 살 것이다. 그녀도 그들과 함께 간다면 뭘 가질까?
내일은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될 것이고, 테스트도 더 있다. 치료진들은 약이 잘 듣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트리스는 책상의 서랍을 열고 가지런히 정리된 그녀의 소지품을 살핀다. 그녀는 그녀의 책을 맨 밑바닥으로 밀어 넣는다.
자그마한 부서러기가 종이박스에 들러붙는다. 숙소에 있는 그녀의 친구들은 아직도 그녀를 기억할까?
그녀는 그녀의 근사한 드레스를 펼쳐서 부드러운 천을 편편하게 하고는 옷에 인쇄되어 있는 근사한 꽃들을 칭송한다. 그녀는 드레스를 입고 다시 눕고 잠에 빠져 든다.
P82
그녀는 의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무. 의사가 말한다.
나무. 그녀가 말한다. 그리고 평온한 감정이 그녀를 관통하는데, 그 단어는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 잠시 동안 그녀는 그녀의 제멋대로인 심장, 그녀의 피부, 그녀의 신경세포-이건 그녀 몸의 알 수 없는 언어들인데-가 센서와 계기판에 이상의 징후를 보내는 걸 느낀다. 꽉 막힌 단어들의 벽 뒤편에 있는그녀 주변의 모든 것이 광대하고 다루기 힘들면서 숨겨진 대화로 흥얼거린다.
동전. 의사가 말한다.
그녀는 그녀의 귀를 막고 그 소음을 차단하려고 애쓴다.
동전. 그녀가 말한다. 노력의 눈물이 그녀의 눈을 흐린다.
좋아. 의사는 말한다. 거울. 그의 목소리는 더 부드러워지고 더욱 더 제촉하는 듯하다.
거울. 그녀는 말한다. 그녀의 목소리 또한 낮고 가빠진다.
탑. 의사는 말한다.
그녀는 깊은 숨을 쉰다. 탑. 그녀는 말한다.
불꽃놀이. 의사는 말한다.
그녀는 꿈 속에서 고함치려고 애쓴다. 그러나 소리를 낼 수 없다.
자, 다시 한 번 해보자. 의사는 말한다. 불꽃놀이.
불꽃놀이. 그녀는 말한다…
달. 의사는 말한다…
첫댓글 분량이 긴 데에다 지리한 치료과정을 다룬 소설이라 재미도 별 없는 것 같은데 번역하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치밀하게 읽어보지 못해 오역검토를 할 처지는 못되나 작품의 주제와 관련되어 결정적인 오역이 있는 것 같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내요.
76페이지 아래서 8째줄
We at the clinic regard it strictly as a physiological phenomenon, a sort of synaptic leakage, so to speak, and thus pristine, free of the moral stigma it otherwise often carries~
~여기 치료소에서는 확실하게 이것을 정신적 현상으로서 신경세포간의 연결에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데, 말하자면 그로 이해 종종 발생하는 윤리적 해이로부터 자유롭게 그리고 순수해진다는 것이지.~
physiological phenomenon을 정신적 현상으로 해석하셨는데 생리적인 현상으로 번역하셔야 할 듯.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마 physiological을 psychological로 잘못 보신 듯.
제가 완전 잘못 보았네요. 생리적 현상으로 수정합니다.
~여기 치료소에서는 그것을 일종의 신경 세포 간의 연결에 누수가 발생한 생리적인 현상으로 간주하는 거야. 말하자면, 그것이 자주 동반하는 도덕적인 오명과는 관계없는, 생리적 현상 본래 의미대로말이야.~
전문적인 지식은 아니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정신병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보는 심리적인, 혹은 멘탈 problem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 말한대로 신경 세포간의 연결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는, 생리학적 이상으로 파악하여 이 소설에서처럼 약물치료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작가는 이러한 경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생각을 해 봅니다.
황선생님 번역이 훨씬 매끄러워서 황선생님께서 번역하신 것으로 제것을 대신합니다. free를 자유로운으로 번역한 것도 오역이네요...
작품이 긴데다, 더구나 쉽지도 않은 작품을 골라 번역하느라 수고가 장안 아니었겠습니다.
P79 The Doctor Reflects
첫 줄; A taxing week, but one with its rewards. "세금을 내는 주간에는 그에 대한 보상도 있는 주다."는 '고생스러웠던(힘들었던) 주간이었지만 보람(또는 성과)도 있었던 주였다.'로 고쳐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 줄; "- he's looking forward to writing this up! 의사는 이런 내용을 다 쓰기를 기대한다."를 '의사에게는 이 (치료)성과에 대한 보고서 작성이 무척 기대되었다.'로 고치면 어떨지요?
P80, 세 번째 문단, 첫 줄; "- an organism 유기적 활동"을 '- 유기체'로 바꿔야 하지 않을지?
P80, 네 번째 문단, 첫 문장, "There is, however, a strain of …. on the subject styled it. 하지만, 확연한 과잉연관 장애라고 분류되어야 할 소수의 사람들을 치료 가능한 것으로 분류하는 쪽에서도 지금은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진부한 자들의 예견이랄까. 그 주제에 대해서 어떤 허세부리는 의사
A taxing week, but one with its rewards. 저는 갑작스레 왠 세금 주간이 나오나 했습니다. 제가 아직 2019년 텍스 보고를 안해서 내일 모레 (7/15 마감) 까지 하려고 맘 먹었던 게 번역에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의사도 세금보고 하는 주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문무웅 선생님의 번역대로 고칩니다.
he's looking forward to writing this up! 이 문장 번역도 문선생님의 번역으로 대체합니다.
"There is, however, a strain of …. on the subject styled it.
문선생님, 제가 다시 보고 생각하니, categorizes those rare individual subject to ~ 인데요, 저는 subject to를 '결정지어진' 으로 번역하였고, 선생님은 '분류되어진'으로 하셨는데, categorizes를 분류한다고 번역하셔서 분류가 두 번 연속으로 한 문장에 나와서, 저는 분류를 두 번 쓰는 것 보다는 subject to를 '결정지어진'으로 해 주는 게 좀 더 본연의 의미에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동료가 그걸 세련되게 꾸몄다."를 나는 '하지만, 그 분야에는 과잉연관 장애자로 분류되어야 하는 대상인 흔치(많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조금은 신빙성이 있는 일련의 (연구)이론도 있을 뿐아니라, 어떤 자만에 찬 동료가 자신의 논문에 이 주제에 관해서 거론(언급)한 바가 있기도 하다.' (이것은 나의 번역이라기보다 그저 다른 말로 바꿔서 해본 것이라는 것이 맞는 말 같네요.
P80, 다섯 번째 문단, 첫 줄, "In any event, .... that productive work.... 효과적인 작업...."을 '생산적인 작업'으로 바꿔야 하지 않울 지? 그리고 같은 문장 끝 부분, " , in the field of branding. 확정 짓는 작업"에서 확정 보다는 '상표(명명)작업이 조금 더 원문의 의미에 가깝지 않을까요?
우선은 문선생님 번역을 제 번역 밑에다 붙였습니다. 함께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the productive work의 번역은 '효과적인 작업'이나 '생산적인 작업'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in the field of branding은 '병'을 명명하는 작업으로 하는 것이 나을 듯 하여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