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가득찬 집
-매탄2동 행정복지센터와 이웃사랑공동체의 쓰레기 수거 봉사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예인 집을 찾아가서 안 쓰는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재배치해주는 정리 컨설팅 TV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정리 전문가에게 집안 정리를 의뢰하기도 한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구나 잘하기는 어려운 것이 또 정리이다.
정리정돈은 누구나 어려울 수 있는데 이것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 쓰레기로 가득한 집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물건이든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증상, 저장강박증이 있는 이들이 많다.
매탄2동의 오래된 아파트에 쓰레기더미 집이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매탄2동 주민자치회의 일부 위원들이 만든 ‘이웃사랑공동체’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방충망과 LED전등 교체 사업을 벌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 쓰레기더미 집을 알게 된 것이다. 집은 발 뻗고 누울 공간이 없을 정도로 잡동사니와 쓰레기로 가득했고 악취도 진동했다.
이웃사랑공동체는 행정복지센터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으로, 청소와 방역을 하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 쓰레기더미 집을 비워냈다. 매탄2동 동장님과 사회복지팀, 공익요원, 이웃사랑공동체, 사회적 기업 등 약 20명은 10월 14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수 톤에 이르는 쓰레기를 치웠다.
이 집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이 고철과 헌옷이었다. 이 집의 어르신은 원래 남편과 함께 고물상을 운영했었다고 한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고물상을 운영하지는 않으나 고물을 줍고 다니던 습관이 그대로 있어서 집안이 쓰레기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치매와 유사하게 사리분별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저장강박증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이 분에게는 아들도 둘 있으나 너무 오랜 기간 이런 환경에 놓여있어서 익숙해지거나 무기력해진 상태로 보였다.
그러고나서 한두 달 후, 그 집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이웃사랑공동체는 전등 교체를 하러 다시 방문했는데, 거실에는 다시 물건이 쌓이기 시작했고, 쓰레기 수거하던 때에 꼭 필요한 물건이라 해서 치우지 못했던 맏아들의 방은 잡동사니가 가득 쌓인 그대로였다고 한다.
행정복지센터에서는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진행했고, 복지 서비스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일회적인 청소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더 중요해 보인다. 이번 경우와 같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찾아내는 일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매탄2동 복지팀장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하여 캠페인과 주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이 평소에 이웃에 관심을 갖고 제보해 주기를 당부하였다.
구채윤 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