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楚汉志.9●
*可恐할 美人计
여불위는 秦나라에서 돌아오자, 자초를 만나기 위해, 公孙乾 장군 집으로 찾아갔다.
옥대 일조를 공손건에게 내밀어 주며 말한다.
"그동안 이 나라 저 나라로 돌아다니는 중에, 진귀한 옥대가 눈에 띄길래, 장군 전에 선물로 드리고자 가져왔사옵니다."
공손건은 옥대를 보고 크게 기뻐하며,
"이런 희귀한 물건을 어디서 구해왔는가? 이것은 값을 얼마나 쳐드리면 좋겠는가."
“값이라뇨. 무슨 말씀을 하시옵니까. 이것은 장군 전에 선물로 드리고자 가져온 것이오니, 행여 돈 애기는 마시옵소서."
”하하하, 번번이 신세를 져서야 되겠는가?"
“친분으로 드리는 선물에 대해 돈 말씀을 하시면, 너무 섭섭하옵니다."
“잘 알겠네. 그러면 자네의 신세는 후일에 다른 방도로 갚기로 하세 그려."
그리고 공손건은 주연을 베풀어 주면서, 그 자리에 자초를 불려들였다.
여불위는 자초에게 술을 권하면서,
"공자께서는 심심하실 때면, 저의 집에도 가끔 놀러 와 주시옵소서.
다른 것은 몰라도, 술만은 얼마든지 대접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공손건에게,
"공자께서 저의 집에 가끔 놀려 오셔도 괜찮겠지요?"
하고 묻는다.
"암, 괜찮구 말구. 자초가 여부호 댁에 놀러가는 것을 누가 못 하리라고 하겠는가."
이리하여 여불위는 자초를 공공연하게 만날 수 있는 길까지 터 놓았다.
자초가 여불위를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이삼일 후의 일이었다.
여불위는 그동안 진나라에 다녀온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주고 나서,
"안국군과 화양 부인께서는 전하를 적사자로 삼기로 결정하시고, 증표로 玉符까지 보내 주셨습니다. 이제는 전하께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만이 남았을 뿐이옵니다."
라고 말하며, 화양부인에게서 받아 온 옥부를 건네 주었다.
자초는 옥부를 받아 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여대인께서 나를 고국으로 돌려보내 줄 수 없겠소?"
“허락을 받고 돌아가신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옵고, 기필코 돌아가시려면, 결국은 탈출을 기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고국에 돌아가게만 해준다면, 그 은공은 평생을 두고 잊지 않겠소.
여대인도 숫제 나와 함께 진나라로 가버리면 어떻겠소?"
“전하께서 탈출하신다면, 응당 제가 직접 모시고 떠나야 할 것이옵니다.
그러나 탈출을 하자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점이 문제입니다.”
여불위는 이미 탈출할 결심을 하고 있으면서도 생색을 내기 위해 의식적으로 주저하는 빛을 보였다.
자초는 여불위의 손을 힘차게 움켜 잡으며 애원하듯 호소한다.
"여대인의 도움이 없다면, 나 혼자서는 무슨 재주로 탈출을 할 수가 있겠소.
여대인은 생사를 같이 할 결심으로, 나와 함께 진나라로 탈출하기로 합시다. 거듭 말하지만 여대인의 은공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오."
여불위는 심사숙고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결연히 고개를 들면서,
"좋습니다. 사내 대장부가 의리를 위해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그러면 오늘부터 탈출 계획을 세워 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탈출을 하자면 준비 기간이 적어도 삼사 년은 걸려야 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그렇게 아시고,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시되 정보 교환만은 수시로 필요하오니, 이제부터는 저희 집에 자주 들르시도록 하시옵소서."
자초는 그때부터 여불위의 집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여불위는 그때마다 주연을 베풀어 주고, 애첩 朱姫에게 자초를 접대하게 하면서,
"너는 나와의 관계를 일체 비밀에 붙이고, 무슨 재주를 부려서라도, 자초의 환심을 사도록 하여라."
하고 단단히 타이르기를 잊지 않았다.
자초는 20이 넘었지만, 아직 여자를 모르는 숫총각이었다.
숫총각이 절세의 美人을 처음으로 만났으니,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자초는 주희와 1년 가까이 접촉하고 나더니, 타오르는 연정을 그 이상 억제할 길이 없는지, 하루는 여불위에게 이렇게 묻는다.
"여대인! 주희는 본색이 어떤 낭자요?"
여불위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그 낭자는 나의 친구의 딸이옵니다.
부모가 세상을 일찍 떠났기 때문에, 제가 양녀로 데려다 기르옵니다."
"가문은 어떤 집안이오?"
"부모가 없는 것이 결점일 뿐이지, 가문만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그러자, 자초는 얼굴을 붉히며
"여대인은 주희와 나를 결혼하게 해주실 수 없겠소?"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엣? .....전하께서 주희와 결혼을 하고 싶으시다구요?"
"나도 이제는 20이 넘어서, 결혼을 해야 할 나이인데. 하기는 결혼을 하자면, 공손건 장군의 허락을 받아야 하겠지만...."
“그런 허락은 제가 나서면 문제가 없을 것이옵니다만..... 전하께서는 주희를 그토록 좋아하시옵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찌 결혼을 하겠다고 하겠소. 여대인이 꼭 성사를 시켜 주시오."
"알겠습니다. 전하를 위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인들 사양하겠습니까."
주희를 남의 품에 안겨 주기에는 무척이나 아까웠지만, 큰 일을 위해서는 그 정도의 미련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 10회로~~~
● 楚汉志.10●
그날 밤 吕不韋는 이불 속에서 朱姫와 마음껏 즐겨가면서,
"주희야! 子楚가 너와 结婚을 하고 싶다니, 너는 그와 결혼을 해야 하겠다."
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러나 주희는 대번에 고개를 가로 흔든다.
"그것은 아니 되옵니다."
“안 되다니? 뭐가 어째서 안 되겠다는 말이냐?"
"소녀는 大人의 어엿한 소실이온데, 어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겠습니까?"
吕不韋는 朱姫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정답게 두드려 주면서,
"네가 나한테 정이 단단히 든 모양이구나, 하하하..... . 그러나 자초에게는 결혼 승낙을 이미 해 두었으니까, 아무래도 자초와 결혼을 해야한다.
내가 그리우면, 결혼 후에도 비밀리에 만나면 될 게 아니냐?"
여불위는 주희의 뛰어난 육체에 미련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에, 불륜스러운 말을 예사롭게 지껄이게 되었다.
주희는 그래도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래도 안되옵니다."
“이 못난 것아! 자초와 결혼하면 먼 훗날에는 秦나라의 国母가 될 판인데, 그래도 싫다는 말이냐?"
그러자 주희는 가슴을 파고들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대인께서는 아직 모르고 계시지만, 소첩은 이미 누구하고도 결혼을 할 수 없게 된 몸이옵니다."
“결혼을 할 수 없게 된 몸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소첩은 지금 임신 중이옵니다."
“뭐야? .....네가 애기를 가졌다고?.....”
吕不韋는 <임신>이라는 소리에 기절초풍할 듯이 놀랐다.
임신 중이라면 다른 사람과 结婚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아아 커다란 꿈을 성사시켜려는 중요한 판국에, 생각지도 않았던 차질이 생겼구나!
여불위는 일순간 탄식을 마지않았다.
그러나 그 정도의 처지에 낙담할 여불위는 아니었다.
그는 다음 순간 이런 생각을 하였다.
"朱姫가 임신한 것을 속여서 子楚와 结婚하면 먼 장래에는 자초의 아들이 아닌 我의 아들이 秦나라의 王位를 물려 받게 될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나는 실질적으로는 秦나라의 太王이 될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여불위는 주희를 다시 달래기 시작했다.
"네가 임신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너와 나만이 아니냐. 그러므로 임신한 사실을 속이고 자초와 결혼을 하면, 너는 왕후(王后)가 될 것이고, 지금 네 뱃속에 들어있는 우리들의 애기는, 장차 秦나라의 大王이 될 것이 아니겠느냐.
게다가 너와 나와의 관계는 비밀리에 그대로 계속될 것이니, 세상에 그런 횡재가 어디 있다고 결혼을 못하겠다는 것이냐?"
吕不韋의 능란한 설득에 朱姫는 마침내 마음이 움직이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여자의 사고 방식은 무척 섬세한 편이어서 주희는 이렇게 반문한다.
"아들을 낳으면 그렇게 되겠지만, 만약 딸을 낳으면 어떻게 됩니까? "
여불위는 어처구니가 없어 너털웃음을 웃었다.
"이 못난 것아! 우리가 진나라를 통째로 삼켜 먹으려면 네가 반드시 아들을 낳아 줘야만 하겠지만, 설사 딸을 낳기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느냐.
아들을 낳던 딸을 낳던 간에, 너는 秦나라의 国母가 될 것이고, 나는 너의 정부인 것만은 확실한 일이 아니냐.
그러니까 아무 소리 말고 자초와 결혼을 하란 말이다."
“대인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주희와의 밀약이 성립되자, 여불위는 다음날 公孙乾을 만나 子楚와 朱姫와의 结婚을 허락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대의 양녀를 자초와 결혼시키고 싶다면 내 어찌 그것을 못하리라고 하겠는가. 염려 말고 결혼시키도록 하게."
公孙乾은 많은 뇌물을 받아 먹은 과거가 있는지라 吕不韋의 청탁을 두말없이 들어 주었다.
자초는 그 소식을 듣고, 날뛸 듯이 기뻐하였다.
"여대인 덕택에 내가 주희한테 장가를 들게 되었으니, 이런 고마운 일이 없소이다."
"말이야 바른대로 말이지, 저가 아니었다면 전하께서는 장가 드시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 옵니다."
여불위는 그와 같은 생색까지 내 가면서 혼례식을 부랴부랴 서둘렀다.
그러나 결혼식을 내일로 앞둔 마지막 밤에도 吕不韋는 朱姫와의 쾌락을 마음껏 누려가면서,
"자초와 결혼한 뒤에도 임신한 사실을 두 달 전에는 절대로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하고 신신 당부하기를 잊지 않았다.
"염려마세요. 절대로 눈치를 채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그 대신 여대인에게 부탁이 하나 있사옵니다."
“무슨 부탁이냐? "
“이제 앞으로도 우리가 비밀리에 만나는 약속만은 꼭 잊지 말아 주세요."
“하하하,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니까, 그 점은 염려 말아라."
여불위는 굳은 언약을 나눈 바로 그 다음날, 주희와 자초와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올려 주었다.
자초는 절세의 美人과 结婚하게 된 것을 어쩔 줄을 모르도록 기뻐하였다.
더구나 결혼한지 두 달쯤 후에 주희가,
"전하! 소첩은 전하의 애기를 배었사옵니다."
하고 임신을 알리자, 자초는 춤을 덩실덩실 추어 가면서, "오오, 하늘이 우리 두 사람에게 애기를 점지해 주셨구나!"
하고 하늘을 우러러 축수까지 올랐다.
뱃속의 아이는 날이 갈수록 거침없이 자라서 이듬해 정월 초하룻날, 주희는 趙나라의 수도인 한단에서 옥동자를 낳았다.
이름을 "정(政)"이라 한 그 아이는 뱃속에서 나올 때부터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나왔고, 이마가 번듯하고, 이빨까지 나 있었는데,
그 아이가 바로 후일에 천하를 통일하여 大秦 帝国을 이룩한 불세출의 영웅 秦始皇 이었던 것이다.
...♡계속 11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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