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고교학군분리 토론회 개최
학군분리 반대하는 학부모 토론회도 열려 지역갈등 예상
도교육청 “아직 구체적인 계획 없다” 밝혀
지난 9월 22일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이호동(국힘·영통) 의원이 ‘수원지역 고등학교 배정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도교육청이 2024학년도 고등학교 평준화지역 학생 배정 절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열린 토론회라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수원학군은 1구역(북부) 14개 고교와 2구역(남부) 18개 고교로 나뉘어 있으며, 해당 구역에는 각각 24개 교와 33개 교의 중학교가 위치해 있다. 현행은 1단계에서 수원시 전 지역의 5개 희망 고등학교를 신청하여 배정기준 원칙에 따라 학교 정원의 50%까지 배정되고, 배정을 받지 못하는 학생은 자신이 속한 구역(1구역과 2구역)의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희망순위를 신청하여 배정되는 방식이다.
개발로 인한 도시팽창에도 불구, 학군 조정이 수년째 이뤄지지 않으면서 원거리 배정이 불가피해 매년 학생들이 장시간 통학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는다는 지적이 있었고, 광교신도시의 첫 입주가 시작된 이후 학군 재조정 요구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종기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이 지난 7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방문하여 고교학군분리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고교학군분리의 주요 골자는 원거리 배정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의 통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2구역을 4구역으로 세분화하여 분리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지역 학부모들은 특정지역 학생들만을 위한 개선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프레시안 9월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원곡반중학교에서 곡반중·남수원중·화홍중·곡정초·안룡초 학부모회 주최로 열린 ‘수원시 고등학교 배정 구역 변경(2 → 4) 학부모 토론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학부모들은 "현행 수원학군은 학교간 서열을 없애기 위한 평준화지역으로, 학생들이 동등한 진학 선택권을 보장받고 있다"며 "그러나 4구역 배정을 골자로 한 개선안은 해당 안을 주장하는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오히려 지리적 요소에 따른 원거리 배정 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가 높은 학교로의 진학 선택권을 박탈하는 방안인 것은 물론, 선호도가 높은 학교들만 자신들의 지역 학군에 포함시키고 비선호 학교는 다른 지역으로 배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2일 토론회를 들여다보니 어느 특정 정당 관련자들이 주최 및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정당이 지역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청 공무원들과 밀실행정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마저 든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교육청도 당장의 학군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배정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할지가 굉장히 예민한 문제"라며 "학군 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도교육청 차원의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지연 주민기자
사진) 9월 22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수원지역 고등학교 배정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