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영화제가 끝난 밤
드디어 은우와 단둘이 데이트를 시작합니다.
마치 비포선라이즈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룻밤.
은우와 야식을 먹고 자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야식은 떡볶이!
루카 송별회 날 포트럭 할 때 만들었던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를 은우와 함께 만들기로 했습니다.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불리고,
돌돌 말면 금방 떡이 완성돼요.
은우와 함께 조물조물
치즈도 넣어 만들었어요.
안매운 소스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습니다.
백종원 아저씨의 국물떡볶이 레시피를 따라
간장 한스푼,
고추장 한스푼,
고춧가루 한스푼,
설탕 한스푼 ..
레시피대로 다 따라 넣었는데 뭔가 이상했어요.
그래서 다람쥐 선생님이 고추장을 한움큼 더 넣어주셨어요.
음... 이게 맞나?
은우와 저는 떡볶이를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
냉장고에 잠든 양배추도 꺼내보고
마당에서 즉석으로 파도 뽑았습니다.
보글보글 끓이니 그런대로 맛있어 보였습니다.
일단 먹어보자!
분명 다 못먹을 것 같았는데,
국물까지 긁어 먹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오물오물 떡볶이를 먹으며
은우 어린시절 앨범을 구경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은우는 쿨하고 의젓한 모습이지만
아기 은우가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보니 참 귀여웠어요.
누군가의 어린시절을 구경하다 보면
그 사람이 왠지 더 소중하게 보여요.
그러나 제 어린시절 앨범을 생각하면... 태우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우가 옆에서 괴로워 하는 게 웃기면서도 공감이 됐어요.
사진 하나하나에 선생님께서 적은 코멘트들을 읽으며
은우가 얼마나 사랑받고 자란 아이인지 새삼 느꼈어요.
아 나도 엄마아빠 보고싶다 ···
어느덧 열두시가 넘어선 시간,
은우 방에 간접등을 켜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었습니다.
꽤 오래 떠들다 잔 것 같은데
어떤 말을 했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은우와 더 긴 밤을 보내고 싶었으나
체력 고갈로 인해.. 그렇게 은우와의 하룻밤이 끝났습니다.
아침에 깰 때
은우 일어났나? 하고 봤더니
은우는 안보이고
웬 남자 얼굴(이승우)이 보여서 식겁하며 깼어요.
저는 자고있는 짝꿍을 두고
수영하러 다녀왔답니다.
은우야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방에
나를 초대해줘서 고마워 :-)
첫댓글 은우의 선생님, 은우 만나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