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라스탄 관광을 마친 우리는 오늘 밤 숙박을 위해 버스를 타고 칼스타드(Karlstad)로 간다. 이 도시는 클라르 강 어귀의 베네른 호 북쪽 기슭과 팅발라 섬에 자리잡고 있다. 칼스타드란 도시이름은 원래 이곳에서 열린 의회모임인 팅(ting)을 따서 팅발라로 불렀으나, 1584년 자치시로 칙허를 내린 카를 9세를 기념하여 개칭되었다고 한다. 스톡홀름에서 칼스타드까지는 약 300km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점심을 먹고 노르웨이로 출발하는 시간이 12시 반으로 대부분 들판과 숲길을 지나서 몇 시간을 가게 되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들판과 숲과 그림같은 집들로 몇 시간을 봐도 지루하지 않다. 장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지루할 수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는데 난 그림같은 들판과 집, 호수 등 이국적인 경치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여행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생각을 바꾸면 지루한 일도 즐거운 일로 바뀌지 않을까? 비싼 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 여행하면서 좀 더 배우고 느끼려고 한다면 여행의 즐거움과 묘미가 한층 더 할 거라 생각한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내일 투어 인솔가이드인 신현주씨가 마이크를 잡는다. <스웨덴 남자들은 키도 크고 머리 색깔은 금발이나 브라운 색깔인데 눈동자의 홍채는 초록색이나 파란색이 대부분으로 잘 생겼다. 북 게르만족의 나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3나라 중 스웨덴 남자들이 가장 잘 생겼고 단정하고 깔끔하기로는 덴마크 남자들이다. 이 세나라는 땅은 넓은데 인구밀도가 워낙 낮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그래서 식당이나 매점 같은데 가면 외국인 점원들이 많은데 특히 노르웨이에 가보면 서남아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서 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일한 사람들도 있어 한국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 폴란드, 터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벨라루시 등에서 일하러 온 노동자들도 많다. 이들은 비록 노동자로 일하지만 시간 당 임금이 높아 여기서 일 년만 일해도 4년치 등록금을 벌어갈 정도다. 칼스타드는 우리나라 춘천같은 도시로 칼(Karl)은 King 즉 왕이란 뜻으로 칼스타드는 왕의 도시였다. 인구가 10만 정도 밖에 안 되는 한적한 도시로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가면 산책하기 좋은 곳이 많다. 버스의 에어컨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내일 오슬로에서 점검받을 예정인데 기사 이야기에 따르면 프레온 가스를 보충해야 될 것 같다고 한다. 요즘 지구 온난화로 이곳도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여름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날이 많아 과거에는 선풍기도 없이 살았는데 이제 각 가정이나 사무실에 선풍기나 에어컨을 설치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한시간 반 정도 후에 휴게소에 정차해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커피, 청량음료는 버스 안에서 드실 수 없으니 꼭 지켜 주어야 하는데 만약 이런 음식을 흘리거나 엎지르면 좌석 시트를 세탁해야 하고 냄새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한다. 또한, 멀미를 하시는 분은 미리 말씀을 해 주시면 앞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 내일은 비소식이 있고 많이 걸으니 우산을 준비해 주시고 편한 신발을 신으시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내일 낮 기온이 19정도라고 하나 이곳 바람이 썰렁하고 응달에 들어가면 추울 수도 있으니 가디건 등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버스는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간다. 스웨덴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우리나라처럼 화장실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상점 내부에 있는데 남녀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남녀 공용이라 좀 당황스럽다. 특히 세 칸 밖에 안 되는 화장실 앞에서 여성분들과 같이 줄을 서려니 쑥스럽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다시 버스를 타고 두 시간 반을 더 달려 칼스타드에 도착해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간다. 호텔에 짐을 풀고 인근 호수로 산책을 나갔는데 호수 주변 풍경이 한 폭의 그림엽서 같다. 지금 시간이 오후 9시가 넘었는데도 낮처럼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