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명랑한 그림책
네번째 이야기
백희나 작가님의 알사탕
2017년 출간된 '알사탕' 속 동동이는 친구도 없이 혼자 노는 아이입니다. 어느 날 반려견 구슬이와 함께 문방구에 새 구슬 사러 갔다가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을 집습니다.
그런데 동동이가 알록달록한 알사탕을 입에 넣자 목소리가 들려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구슬이,
항상 잔소리만 하는 아빠,
리모컨을 먹어 버리고 방귀 좀 그만 뀌라는 소파,
하늘 나라에 계신 할머니의 따스한 목소리,
안녕, 안녕, 안녕 반갑게 인사하는 가을 단풍나무,
각각의 알사탕을 물면 들려오는 목소리~
알사탕을 먹은 동동이의 귀엔 자기를 둘러싼 이들의 속마음이 들리기 시작 합니다.
마지막 남은 투명 알사탕,
투명 알사탕을 아무리 빨아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그래서 동동이는 말을 걸어 "나랑 같이 놀래"
용기를 내어 말을 하고 막이 내립니다.
이 장면이 뭉클했던 것 같아요.
'알사탕' 은 소통을 배워가는 성장이야기이고, 의사소통이 서툰 아이가 친구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야기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백희나 작가님께서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알사탕' 에서는 엄마가 등장하지 않아 의아해 했습니다.
엄마가 없는 가정일까? 맞벌이를 해서 등장하지 않았을까? 하고
모임에서 잠깐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님이 쓴 어떤 그림책에서는 엄마가 또 나온다고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백희나 작가님께서는 그림책에서 엄마, 아빠가 꼭 있는 정형화된 가족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림책에는
엄마가 꼭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서로 사랑하는게 완벽한 가족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림책을 보는 이들은 엄마가 없는 아이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맞벌이 가정 일수도 있는 상상과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폐증 아이를 가진 어느 엄마가 알사탕을 읽고, 정말 이런 사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이가 아파서 하루종일 못 먹었는데 구름빵을 보고 빵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알사탕을 통해 동동이는 타인 뿐만 아니라, 자기 내면에 귀기울이며 진정한 소통을 깨닫고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합니다.
사랑한다는 아빠의 속마음을 들은 동동이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고, 사랑하는 할머니가 하늘 나라에 간뒤 동동이의 외로움, 허전함을 핑크색 사탕껌이 해소를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모임에서 본 그림책은 표지가 바뀌기 전에 그림책이라 알사탕이 풍선껌 사탕인 핑크색인데요. 개정된 책은 스토리보울 출판사의 저작권으로 바뀌면서 알사탕 표지가 바뀝니다. 투명색으로요.
투명사탕 표지를 넣어 바뀐 의도가 백희나 작가님만의 특별한 메시지가 보입니다.
이 그림책에서 뒷표지는 독자로 하여금 숨은 것을 발견 하게 합니다. 의미심장하고 여운이 있는 그림입니다. 레트로 풍의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친구의 스케이트보드와 동동이의 씽씽카가 아파트 출입문 앞에 딱 놓인 그림은 동동이가 새로운 친구와 놀러 갔다는 것을 유추 하게 합니다. 희망, 기쁨, 안도감, 따뜻함 등의 감동이 느껴지는 섬세한 장면 같아요.
단풍나무 그림도 이 책에서는 빠질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 입니다.
백희나 작가님께서 단풍 한 잎씩 얼마나 공들여 표현 했을까요.
올 여름 너무 무더웠던 우리에게 가을을 더 기다리게 합니다.
그리고 투명사탕은 마법이 없이도 동동이는 진심을 말할 수
있습니다. 투명사탕 이야말로 진실한 것이고 빛나고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동동이와 구슬이가 8년만에 처음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고 있는 장면, 아빠 뒤에서 백허그를 하며 동동이도 사랑해사랑해 하는 장면, 핑크 풍선껌을 식탁 밑에 잘 붙여 두고 할머니와 언제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귀엽고 사랑스런 장면, 가을 단풍 나무와 동동이가 있는 따스한 장면, 용기를 낸 나랑 같이 놀래 장면 등등 이야기를 했습니다.
Q)알록달록 신기한 마법 알사탕을 먹는다면 어떤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나요?
자연의 소리,
딸의 표정이 제각각이라 딸의 소리,
남편의 소리를 듣고 싶어요.
또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마당이 있어 진돗개를 키우시다 어릴때
풍산개를 키웠는데
풍산개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어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넘 시끄러울것 같아요.
남에게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아요.
하지만 남편을 너무 좋아 합니다.^^
할머니 소리를 듣고 싶어요.
엄마한테 저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자식의 마음이 궁금하지 않아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자식과 남편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어요.
부모지만 자식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해요.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도 아이의 속마음을 아는 장면이 있듯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자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반대로 굳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도 있어요.
굳이 속마음을 알면 더 사이가 안 좋을 시어른들의 마음의 소리는
들으면 안 될것 같아요.^
등등 그림책 한 권으로 시간이 후딱 지나 갈 정도로 많은 소통을 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누구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으신가요?
일상에서 속으로 끙끙대고 기다리지 말고 "나는 무엇을 원해"
동동이처럼 먼저 말을 건네어 보세요.^^
그리고 '나는 개다', '알사탕 제조법' 등 알사탕과 연결고리가 있는
백희나 작가님의 따스한 책들을 더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