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그 시대 시대마다 인간 사회에 대한 나름의 문제의식과, 그 문제의 해결의지를
담은 목적의식을 지니며 성장해왔다. 19세기 협동조합이 경제적 문제에 전념해왔고, 20세기
협동조합은 포괄적인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자신의 목적으로 삼아왔다
면, 이제 21세기 협동조합은 포괄적인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와 더불어 생태적 문제에 대
해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그것이 협동조합으로 만들어가려 하는 ‘보다 나은 사회’ 즉
‘목적’에 해당하는 것이다.
3. 협동조합의 주체
위대한 철인 이반 일리히(Ivan Illich)에 따르면, 현대사회 인간은 세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먼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정치적 선택지가 있다. 이는 정치적 견해의 차이, 즉 생산수
단의 소유제, 자원의 분배 방식, 정치적 권위의 소재 등에서 자본주의적 입장이냐 사회주의적
입장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다.
다음으로 기술적 선택지가 있다. 이는 경성(hard)이냐 연성(soft)이냐, 즉 관료 지향적이고
중앙 집중적이며 에너지 다소비형이냐, 아니면 민중 자치적이고 지역 분권적이며 에너지 절약
형이냐에 관한 문제로서, 단순히 에너지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재화나 서비스의 생
산과 유통, 소비에 해당한다. 거대한 제조업체와 슈퍼마켓, 종합병원 등은 모두 경성 기술의
대표적 사례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자기규정에 대한 선택지가 있다. 한쪽에는 소유를 통해 만족하고 상품
을 소비해야 생활할 수 있는 경제인(homo economicus)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산업 생산물
의 소비를 포기하거나 산업 활동에 협력하기를 거부한 플러그를 뽑은(unplugging) 사람이
있
다.
우리는 지금 다음과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자본에 의해 고용된 노동을 하면서 경성
기술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해야만 살아가는 경제인으로 사느냐, 아니면 스스로
가 자신의 노동을 조직하면서 생산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자연과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연성
기술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생활양식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
다.
일리히가 말하는 정치적 선택지의 문제에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대안으
로 찾은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시
장을 통해서가 아닌 노동자 간 협의와 호혜에 통해 자원을 분배하며, 이런 행위를 주관하는
정치적 권위를 노동자 자신이 지닌,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대항마로서 등장했던 것이다.
협동조합은 무슨 거창한 것이 아니다. 협동조합은 한마디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정직한 노력”일 따름이다.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협동조합이지만, 어느 시대 어느
상황을 막론하고 협동조합은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꿈(=목적), 그 꿈을 이뤄갈 사람(=주체),
그런 사람들에 의한 정직한 노력(=수단)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그 안에 담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 그 비전을 담지해낼 주체, 그런 주체가 비전을 구
체화시킬 현실 적합적 방법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이다. 인간과 사회가 변하듯,
협동조합도 변한다. 따라서 우리가 협동조합을 이야기할 때, 그 안에는 그 시대와 그 상황에
맞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인간 사회의 나아갈 방향과, 그 방향을 구체화시키는 방법이 함의
되어 있어야 한다. 바꿔 말해 인간과, 인간 사회의 나아갈 방향과, 그 방향을 구체화시킬 방법
을 통해 협동조합은 항상 새로이 해석되고 논의되어왔다는 것이다. 미래 지향의 타당성, 인간
의 주체성, 현실에서의 적합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하지 못하는 협동
조합은, 더 이상 협동조합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는 우리나라 협동조합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나라의 협동
조합은 사업 내용에 따라 각기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해왔다. 농수축산업 분야에서의 농협과
수협, 금융과 보험 분야에서의 신협, 소비 생활 영역에서의 생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2012
년 말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협동조합을 사업 영역에 따라 구분 짓는 시대에서 주
체에 따라 자유롭게 설립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마디로 협동조합 개별법의 시대에서 협동
조합 기본법의 시대로 변화한 것이고, 이는 사업 내용이 협동조합의 성격을 규정하던 데서 사
업 주체가 협동조합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으로 협동조합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별법 시대의 협동조합은 그 주체가 노동자 농민이라는 동질의 계급의식에 기반했고, 일리
히가 말하는 정치적 선택지의 문제를 등한시한 채로 자본주의의 주변 문제에 집중하면서, 광
범위한 노동자 농민 계급의 경제인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개별법에 근거한 협동조합이 주식회
사와는 이름을 달리하면서도 여전히 경성 조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비해 기본법 시대의 협동조합은 산업사회의 주변인(minority)들, 즉 청년, 여성, 노약
자, 영유아, 취약 계층과 같은 사람들을 주체로 한다. 일리히의 표현에 따르면 그들은 플러그
를 뽑은 사람들이고 플러그를 뽑힌 사람들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협동조합은 이미 개별법 시
대의 협동조합과는 그 괘를 달리한다. 그들은 자본제 소유냐 공동 소유냐 하는 ‘생산수단의
소유제’, 위계적이고 자본 소유에 따른 분배냐 아니면 협의적이고 노동량에 따른 분배냐 하는
‘자원의 분배 방식’, 자본이 지배하느냐 사람이 지배하느냐 하는 ‘정치적 권위의 소재’를 전면
에 제기할 것이고, 나아가 산업사회의 경성 기술이 거들떠도 안보는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강점인 연성 기술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유통해낼 것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왜’ 지금 협동조합을 이
야기해야 하는지, 나아가 우리가 이야기하는 협동조합이 ‘어떤’ 협동조합이어야 하는지 이다.
‘왜’와 ‘어떤’에 대한 논의와 모색의 과정을 통해 200여 년이 넘는 오랜 역사의 협동조합은 새
로운 미래로 다시 태어나,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현실 적합한 대안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1.원주 따뚜 주차장 07:50 ~ 08:00 10분 장동영, 지상윤 인원점검 및 출발
08:00 ~ 09:40 “눈비산마을”로 이 동 1시간40분
2.눈비산마을(충북 괴산) 견학 09:40 ~ 10:30 50분 조희부 이동 및 견학
3.두레축산공동체(육가공) 및
괴산잡곡, 감불공동체, 솔뫼공
동체 등 괴산지역의 협동체계
설명회
10:30 ~ 11:30 30분 조희부 설명회 진행
11:30 ~ 12:50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로 이 동 1시간 20분
4.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충북보은)
12:50 ~ 13:00 10분 김용우 점심식사 장소
13:00 ~ 14:00 60분 장동영, 지상윤 점심식사 진행
5.박맹수 교수 특강 참석 14:00 ~ 15:00 60분 박맹수 특강 참석
6.보은민회 참여 15:00 ~ 17:00 120분 김용우 민회 진행 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