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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구 낙동강 강변에 구포어촌계 어민 소유의 나룻배가 정박해 있다. 낙동강 하굿둑 건설과 4대 강 정비사업으로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자 구포어촌계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민물낚시체험공원을 계기로 관광어촌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
# 구포어촌계
- 민물낚시체험공원 위탁 운영
- 어업 외 소득 확대 돌파구 모색
# 녹산어촌계
- 부산청게·보리새우 종묘 생산
-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아
낙동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이 있다. 부산 북구 구포어촌계는 부산에서 드물게 민물고기를 잡는 내수면 어업을 한다. 1987년 낙동강 염해 방지를 목적으로 설치된 낙동강 하굿둑과 최근 4대 강 정비사업으로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포어촌계는 민물낚시체험공원 위탁운영을 통한 어업 외 소득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강서구 서낙동강 녹산수문 인근 녹산어촌계 역시 부산항 신항과 녹산공단 건설에 따른 피해를 낙동김 부산청게(톱날꽃게) 웅어 같은 특산물을 과학적으로 생산해 극복하고 있다.
■구포, 민물고기·참게잡이로 생계
구포는 조선 시대 낙동강 유역의 3대 나루터 중 하나로 낙동강 뱃길의 출발지. 구포에 세곡(나라에 조세로 바치는 곡식)을 보관하는 조창이 설치되면서 강을 이용한 물자의 집결지이자 교역지로 번창했다. 구포 나루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역설적이게도 구한말부터 광복 전후로, 일제 강점기 수탈기지 역할을 했다. 광복 이후 정미업이 쇠퇴하면서 구포 나루는 1980년대 나루의 기능을 잃었다.
구포어촌계는 주로 붕어 잉어 동자개 같은 민물고기를 잡지만 여름에는 뱀장어, 가을·겨울에는 참게를 어획한다.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생기기 전만 해도 낙동강을 따라 뱀장어가 많이 올라왔다. 강변에는 장어구이 음식점이 즐비했다. 하굿둑이 낙동강 수문을 막는 바람에 치어나 장어가 구포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되면서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 재첩과 조개도 마찬가지. 하굿둑 수문이 닫히기 전에는 갈퀴로 강바닥을 긁으면 바가지 한가득 재첩과 조개류가 올라왔다. 한때 구포 재첩은 일본에 수출될 정도로 유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대 강 정비사업 이후 환경이 나빠지면서 자취를 감췄다.
구포어촌계는 하굿둑 수문을 1년 중 바닷물이 많이 올라오는 며칠만 통제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개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굿둑을 열면 장어와 치어, 바다 고기가 많이 올라오거든. 예전에는 황금어장이었는데…." 하굿둑 수문 개방을 바라는 조호상 구포어촌계장의 설명이다.
부산시가 낚시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낙동강 화명지구에 민물낚시체험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구포어촌계는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어촌계가 민물낚시체험공원을 위탁관리하면서 구포시장, 구포국수, 낙동강 1300리 구포나루 축제, 부산관광공사가 운항하는 낙동강 생태탐방선(을숙도~화명동~양산 물금) 같은 관광자원과 잘 엮으면 관광어촌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산, 낙동김 ·웅어의 고장
녹산어촌계는 바다와 서낙동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김 양식과 염전이 유명했다. 1934년 만들어진 녹산수문은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수문이 바닷물을 막아주는 덕택에 서부산과 김해 지역 평야가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었지만, 수확물 대부분은 일제에 빼앗겼다.
세월이 흘러 부산항 신항과 녹산공단 건설로 어장이 줄면서 어민들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어촌계는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고급 어종인 부산청게(톱날꽃게) 보리새우(오도리) 웅어를 인공 종묘로 대량 생산함으로써 새로운 소득원 창출을 꾀하고 있다.
강서구청이 녹산수문공원과 함께 공원 내 전통시장을 조성했지만, 아직 장이 열리는 않아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어민들은 입을 모은다.
공동취재= 부산대 사회학과 이윤형 변혜인 이정아 신문방송학과 김영욱 사학과 정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