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준비가 쉬운 일은 아니지요.
원래는 마을텃밭을 만들었으니 여기서 상추를 뜯고,
집집마다 간직만 해두던 캠핑 그릴을 꺼내 녹색의 잔디에 올려놓고 고기를 굽자는
아름다운 생각이었습니다만, 그걸 누가 구워, 그걸 누가 치워? 누가 갖고 와? 하는 현실적 벽에 부닥쳐
수육을 맞췄습니다. 배추 세 통을 절인 후 그걸 버무린 것은 1103호 마법의 손 이영숙 님과 김정미 님.
1회용 접시를 그냥 버릴 수는 없다. 봉지를 씌우면 다음에도 쓰고, 편하기도 하다. 아이디어를 낸 이행숙 님.
그리고 여러 분들이 더 도와주셔서 음식과 텐트를 준비했습니다.
텐트는 통장님이기도 한 김금선 님이 연락을 해주셔서 빌려왔구요.
빛이 있으면 멋지겠구나 해서 그것도 구입을 하고, 관리사무소에서 릴선도 빌렸구요.
서로서로 조금씩 모으니 이렇게나 큰 잔치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서로 만나고, 음식을 나누고, 즐겼습니다. 단오를 맞이하는 좋은 날이었습니다.
<단오맞이] 다가오는 여름을 이겨낼 소박한 밥상과 만남과 영화
밥상을 차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밥상이 절로 오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머리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텐트를 치니, 한결 잔칫집 분위기가 삽니다. 늘 환한 얼굴로 마을공동체를 도와주는 관리소 분들도 고맙습니다.
놀러온 어린이들도 잔치 준비를 돕습니다.
이렇게 모여 앉아서 저녁을 함께 합니다. 따뜻한 수육과 시원한 수박을 함께 먹으니 천당이 따로 없네요. 날도 좋아서, 오늘은 딱 늦은 봄날의 오후입니다.
떡볶이도 나누고, 김치도 퍼가고, 무엇보다 이렇게 맛이 있을 수가... 우리 동네 최고 셰프가 나서셨거든요. 은둔 고수!
밤 이슥하니, 불빛이 더욱 이쁩니다. 동네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한 어른들의 조용조용하지만, 심각한 이야기들도 이어집니다.
바람이 좀 차기 때문에,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안에서.
환한 햇살, 풀밭에서의 식사입니다.
장정현, 원미영 아파트 커뮤니티 플레너 분들도 와주시고...
잘 먹고, 7시가 되자 영화 상영. 흑... 애니메이션 노래를 듣겠다고 자막으로 했더니... 어린이들이 못봐요. 다음부턴 꼭 더 재미있는 걸로 보여줄게요.
준비해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