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Q&A에서 내가 답변한 글의 원본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학원 Q&A에는 압축하여 답변을 수정등록하였고 혹시 참고할 분들을 위해서 여기에 원글을 올립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장인 수험생을 위한 팁입니다.
질문은 내글이 아니므로 생략하고 답변만 있으니 참고하세요.
--------------------------------------- 답 변-----------------------------------------------
안녕하세요
직장인 수험생으로서 고충이 많았을텐데 성실하게 수험에 임하고 있음이 인상적입니다.
절대적인 시간제약에서도 꾸준히 경제학 공부를 지속해왔으니 조금만 더 정성과 노력을 투입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질문자께서 적어주신 정보를 토대로 몇가지 첨언합니다. 다소 불편하고 매정한 쓴소리가 있을 것이므로 그게 싫다면 그냥 여기까지만 읽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1. 그동안의 공부 내용 및 방식에 대한 코멘트
1) 기본강의 - 출근전 시간을 활용하여 한 달에 끝낸 것
매정하게 들리겠지만 이는 이론공부를 제대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한 번 책을 빠르게 속독한 것에 불과합니다. 빠른 속도로 강의듣고 철저한 복습이 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론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경제학에 처음 맛을 보고 발을 들여 놓았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고 잘 하셨다고 칭찬합니다.
2) 미시 객관식 - 두달동안 혼자 푼 것
이론에 대한 이해가 미진한 상황에서 혼자 문제풀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잘하셨습니다. 두달동안 어느 정도의 문제분량을, 모든 단원에 걸쳐서, 이론교재와 대조해가면서 철저히 풀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음을 알기에 그렇게 전제합시다.
문제 읽고, 대충 해설보고 답 그럭저럭 이래이래 나오니 또 다음 문제로 빨리빨리 넘어가고 했다고 칩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도움 안되는 객관식 풀이였습니다. 시간낭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문제맛을 한 번 봤다는데 의의를 둔다면 잘하셨습니다.
문제를 스스로 풀어보고, 혹시 안풀리면 해설을 보면서 풀어보고 이걸로 끝내는게 아니라 반드시 이론교재를 다시 읽고 이해하고 확인하고 그리고 그 내용들을 다시 문제지 여백에 핵심을 추려서 적어보고 정리하고 또 유사한 문제들을 분류해내어 다시 동일한 방법으로 풀고 정리하고,,,,, 이런 지루한 작업들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아마도 직장인 수험생이라 시간이 없어서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전업 수험생도 안타깝지만 귀찮아서, 시간낭비인 것 같아서,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하니까, 다른 과목도 해야 하니까 등등 온갖 핑계를 갖다대면서 이렇게 철저히 공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실력이 늘어갑니다. 선택은 본인 몫입니다.
3) 1달동안 10개년 기출풀기
10개년 기출까지 풀기 위해서 시도하고 노력한 것은 좋은 태도입니다. 다만, 직장인으로서 시간이 없었다면 이미 공부한 객관식문제집을 반복해서 보거나, 읽지도 못했던 거시파트를 공부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공부범위를 ?힌 우를 범하셨습니다. 물론 공부범위를 넓히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위에서 설명한 객관식 문제풀이방법대로 기출문제도 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단언컨대 문제를 그냥 읽은 것이지 공부한 것이 아닙니다. 형식적인 진도만 나간 것이지, 실력이 오른 것은 절대 아닙니다.
4) 기출푼 것 2달 동안 정리하기
위에서 10개년 기출을 철저히 분석해가면서 풀지도 않았는데 정리한 것이 있었을까요? 아마도 남은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정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공부해야 남는게 많아서 필요한 것이지 남는 것도 없이 대충 풀고 공부했다면 정리할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시험을 앞두고 그냥 불안해서 눈에 자꾸 발라 보는 것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5) 계산문제와 이론형 문제(학생들이 말하는 소위 말문제)
경제학은 논리적·문리적 설명과 함께 수리적, 기하적 설명의 삼위일체가 어우러져서 사회과학 중에서 최고로 정교한 이론체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계산문제 위주로 공부했는데 이론형 문제가 안풀리는 경우는 결단코 없습니다.
본인은 안풀렸다요? 단언컨대 그러한 이론 이해도의 수준이라면 계산문제도 절대 못풉니다. - 쉬운 것이나 본인에게 익숙한 것 몇 개는 풀리겠지요- 이론이 수리적, 기하적으로 정확히 이해되면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문제는 당연히 해결가능합니다.
이론형 문제에 대한 대비방법은 간단합니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경제학의 논리적, 수리적, 기하적 설명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하면 됩니다.
2. 몇가지 조언
본인은 수험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확실하고 검증되고 도움이 되는 정통의 경제학 공부방법만을 지향합니다. 시중에 난무하는 쓰레기같은 경제학 공부방법을 혐오하고 지양합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많은 제약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 하에 강사의 강의, 교재, 공부방법 등에서 필요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직장인 수험생으로서 전업수험생과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대신 확실한 실력을 얻게 됩니다. 만일 전업수험생과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면 시간과 노력은 줄일 수 있으나 불확실한 실력으로 만족해야만 됩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1) 전업수험생같은 정통의 경제학 공부법
이는 더 이상 설명드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2) 직장인 수험생으로서 변형된 경제학 공부법
이는 정통의 경제학 공부방법을 변주한 것으로서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내가 말할 필요도 없으며 직장인 수험생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수험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 몇가지 팁만 두서없이 던지며 같이 생각해 봅시다.
⓵ 이론 vs 문제
문제보다는 이론을 중심으로 공부하세요.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가 아닙니다. 문제풀지 말라가 아닙니다. 문제만 중시하고 문제만 푸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문제풀면서 이론을 다시 철저히 공부하세요. 하기 싫고 귀찮고 시간걸리죠? 선택입니다.
⓶ 범위줄이기
질문자의 경우 전반적으로 한 번 정도 이론의 내용을 파악했다고 보이므로 이제 선택하세요. 직장인 수험생이라도 모든 내용을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겠으나 직장인으로서 시간이 없으므로 모든 것을 다 철저히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아마 그러고 싶지도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봐야할 이론범위를 스스로 선택하여 줄이고 특히 봐야할 문제범위도 현명하게 선택하여 줄이세요. 수험생들은 제대로 이해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이론과 문제를 빨리빨리 회독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신념에 빠져 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철저히 이해가능한 범위로 이론과 문제를 줄이세요.
⓷ 조심스럽게 범위늘리기
스스로의 선택 하에 특정범위의 이론과 문제 분석에 자신이 생기면 먼저 그 파트의 문제를 추가로 조금만 더 늘려 풀어보세요. 단 철저한 이론 복습의 병행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론 복습을 못하겠으면 문제범위 늘리지 마세요.
만일 추가된 문제풀이와 복습이 잘되었다면, 이후에는 이론의 범위를 좀더 늘려보세요. 그리고 그 이론이 적용된 최소한의 문제만 철저하게 풀어보세요. 자신이 붙으면 문제를 추가하고 이론을 심도깊게 더 복습하세요.
이 과정을 반복하세요.
⓸ 다시한번 강조
이해하지도 못한 내용들로 가득찬 교과서를 그저 n회독하는 것, 아무 의미없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면 어떻게든 된다는 것, 잘못된 신념입니다. 그런 것이 의미있고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잘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을 선택해서 따라가세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다만 내가 제시하는 공부방법과는 절대로 맞지 않으므로 내 조언을 들을 필요도 없고 내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으니 내 강의는 환불하시기 바랍니다.
⑤ 강의 관련
혹시 내 강의를 계속 듣는다면, 꾸준히 커리를 이수하는게 베스트겠으나 직장인으로서 제약이 있겠지요. 그러면 또 선택하세요. 경제학강의에서 항상 강조하지만 뭐든지 득이 있으면 실이 있음을 깨닫고 현명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만일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그리고 약간 불확실하긴 해도 모험을 하겠다고 하면 발췌하여 강의를 들으시기 바랍니다. 단, 발췌하여 듣는 강의파트는 철저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어느 파트를 발췌할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3) 마지막으로
위의 직장인 공부방법은 매우 특수하며, 결국은 본인의 선택 하에서 또다시 변형될 것입니다. 직장인 수험생으로서 많은 제약하에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1차과목이긴 하지만 철저하게 경제학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경제학공부를 통해서 경제학자체의 지식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경제환경을 심도깊게 배울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모든 공부에 적용되는 정교한 논리체계를 익힐 수 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학문이지 않습니까?
또한 재수없는 소리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2차 불합격에 직면하여 또다시 1차준비를 해야 하며 더구나 그러한 상황이 몇번이나 반복될지 모르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봅시다. 그렇게 1차 준비때마다 경제학이 늘 불안하여 과락걱정에 시달리면 2차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효율적 - 1차 경제학을 과락만 겨우 넘기는- 공부가 최악의 비효율적인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초시때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도 경제학공부를 제대로 해두는 것이 우월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늘 그렇듯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며 여전히 경제법칙과 경제원칙은 적용됩니다. 건투를 빕니다.
첫댓글 교수님 안녕하세요! 질문했던 질문자입니다
ㅋㅋ 너무나도 교수님 다운 답변입니다.
사실 쓴소리를 제대로 듣기를 기대했을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전혀 기분상하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공부할 자신까지는 아직 없지만, 강의 때 항상 하시는말씀 생각하며 최대한 정도를 걸으려 노력해보겠습니다.
교수님에게 질문한건 경제학 공부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 제 cpa 친구와 함께 롤모델로 삼는분 중 하나라 (뵌적은 없지만, 인강을 통해서나마 느낀바로는) 좋아하는 인생 선배이자 , 강의의 교수에게 조언 한 마디를 듣고싶었던 것 같습니다.
조언해주신 것들은 비단 경제학뿐만아니라 분명, 병행하고 있는 2차 과목에도 적용되리라 생각하고 기본적인 이론과 이해를 기반으로 해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너무나도 교수님 다운 답변. 이라는 단어. 에 핵공감. 입니다ㅎㅎ 선생님 목소리 들려요 표정 떠올라요ㅎㅎㅎ
진심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아.. 조경국 교수님 반했습니다. 존경합니다
같은 직장인으로서 되새여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