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멍멍. 고양이 냐~옹. 사이좋게 놀다가,
강아지 멍멍~고양이 냐옹~잘~도 싸우지~멍멍멍~냐옹. 멍멍멍 냐~옹"
이 노래는 울 아들 어렸을때, 많이 들려주던 동요인데...
엊그제 큰아들이 친구만나고 온다더니.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어주고 바라보니, 손에 "고양이" 한마리가 들려져 있었다.
" 아니~뭔 고양이냐?"
"응. 내가 키울려고 데려왔어"
" 뭐라고~안돼. 한번 데려오면 적어도 10년이상 책임져야 하는데..네가 할 수있어?"
"걱정마~내 가 잘 키운다니까!"
내가 뭐라 하는데도, 걱정말라더니, 금방 잠들어 버리는거였다.
난 7년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거기다 고양이까지, 키우게 되면
정말 일이 많아지게 되는거다.
말로만 큰아들이 키우는거지~뒷치닥거리 는 다아~ 내차지가 되는것이다.
밥도 챙겨줘야하고, 목욕도 시켜야 하고.
어디 할일이 한두가지인가?
아~휴 이녀석을 어쩐다.
도로 내다 버릴수도 없고. 낭패다.
어쨌거나, 아침시간이 지나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기로 했다. 얼마나 작은지~태어난지
한달이나 한달반정도 된 고양이였다.
먼저, 조그만 그릇에 밥한숟가락 넣고 물한숟가락.그리고 참치캔을 뜯어서.
참치를 조금 넣은다음 아들 침대밑에 넣어 주었다.
한시간 후에 가보니, 밥을 좀 먹었다.
울 랑이 보더니, "갖다 버리라"고 야단이다.
"아니 아들이 데리고 왔는데, 어떻게 내다버려"
"그렇다고 뭉치랑 같이 키울순 없잖아~개 와 고양이는 앙숙인데..."
" 나도 키우긴 싫지만, 이 조그만걸 어찌 내다 버리냐구"
이렇게 언성을 높이다 하마터면 싸울뻔 했다.
실컷 자고난 아들에게,
" 얘(고양이) 어디서 데려왔니?" 물으니,
"몰라~생각이 안나~내가 노량진에서 술을 마셨는데, 거기서 데려왔나봐." 한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고양이 데리고 택시를 타고 왔단다.
'나원참~기가 막혀.'
친구에게 전화해 보더니, 그동네에 태어난 길 고양이 인데,
그 곳에 사는 어린애들이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데려가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술이 취해서 막무가내 로 데려 왔단다.
골목에 얌전히 앉아 있더란다. 한손으로 안으니 가만 있더래.
그 친구가 고양이 두마리 키운다니까, 자기도 키우려고 데려왔다나~
어쨓거나, 찾는사람이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했으니..기다려 보잔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찾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라도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우리집에 온 지 오늘로 나흘이 되었다.
처음엔 뭉치가 신경쓰고, 쫓아다니고, 멍멍 짖고.
눈까지 충혈되고, 귓병이 도졌다. 뭉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눈이 충혈되고 귀가 빨갛게 된다.
눈에 안약 넣어주고, 귀에 연고 발라주고. 약 발라주다 물리기 까지 했다.
그것도 적응이 되는지..이제는 귀찮아 하면서도 쫓아다닌다.
참~동물들도 정이 드는가 보다. 고양이 이름은 "산다라" 라고 아들이 지었다.
난 이름이 맘에 안들지만 어쩌랴~그게 좋다하니..
이제는 식구들 하고도 정이 들어서, 너무 귀엽고 이쁘다.
아침이면 밥달라고 "야옹 야옹" 한다.
"왜? 배고파" 하면 부엌으로 쫓아온다. 말귀를 알아 듣는거 같다.
하루에 밥을 한 다섯번 정도 먹는다. 조금씩.
마트에 가서, 사료도 샀는데, 글쎄.. 강아지 사료보다 훨 비쌌다.
근데 고양이는 밥을 더 잘 먹는다. 밥그릇이 두개가 되었다.
화장실용으로 모래도 샀다.
이제 어쩔수없이 우리식구가 되어서 함께 살아가게 된 것이다.
갖다 버리라던 울 랑도 암말 안하고, 가끔씩 만져본다.
뭉치도 더이상 신경 안쓰고 같이 놀아주고???
아니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산다~
어찌나 손놀림이 빠른지 잽싸게 얼굴을 때리거나, 꼬리를 갖고논다.
귀찮다고 "으르렁 "거려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도..뭉치가 착해서 물진 않고..겁만 준다.
이쁜 우리 뭉치.
이렇게 해서 본의 아니게 난 개 와 고양이엄마가 되고 있었다.
그래도 그 애들이 이쁘게 보이는건 왜 일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