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 교육의 핵심 – 하브루타 교육법
교육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민족이 누구인가?바로 유태인이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인사들만 보아도 아인슈타인, 에디슨, 프로이드, 우디앨런, 워렌 버핏, 마크 주커버그 등등 수두룩 하다. 유태인은 세계 인구 0.2%에 속하는 것에 불구하지만 역대 노밸상 수상자는 22%, 아이비리그 중 23%, 미국 억만장자 40%를 차지하는 민족이다.
교육열에서 어느누구보다도 뒤지지 않은 우리나라 또한 유태인교육법에 관한 책은 수두룩 하다. 유태인 교육이라는 검색 키워드로 대략 333권으로 우리나라 또한 유태인 교육을 따라가고 싶어하는 열정은 대단하다. 오늘 이 민족의 교육의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지 보려고 한다. 유태인의 교육의 핵심은 하브루타(Havruta) 교육법이다.
교육 방법론의 차이
나라별로 보면 우리 한국인의 지능이 평균 106으로 세계 최고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IQ는 평균 94로 45위에 머물러 있다. 우리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공부한다. 세계적으로 학업성적이 가장 우수하다는 핀란드 학생보다 매일 2배 더 공부한다. 그러면서도 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PISA)에서 핀란드에 뒤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유대인 학생들과 비교해도 우리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유대인들의 교육열이 높다고 하지만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의 우리 교육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이스라엘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든지 하지 않든지 급여 차이가 거의 나지 않으므로, 힘들게 대학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입시 경쟁이 우리처럼 치열하지 않다.
한국인은 지능도 세계 최고이고, 공부하는 시간도 세계 최고이고, 교육열도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된 일인지 유대인과 비교해서 영 신통하지 않다. 우리는 노벨상이 평화상 1명이지만, 유대인은 스스로 유대인이라 밝힌 경우만 해도 2011년 현재 185명으로 노벨상의 22%에 이른다. 유대인이라고 밝히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숫자까지 합하면 대략 30%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한국계 학생이 1% 될까 말까 하지만, 유대인들은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이 인구 8천여 만 명의 한국인과 1500여 만 명의 유대인의 비교 결과이다. 그들은 어떤 한 두 분야가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특출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20세기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칼 마르크스를 비롯하여, 아브라함에서부터 다윗, 솔로몬, 예수, 바울, 스피노자, 샤갈, 카네기, 키신저, 스필버그, 찰리 채플린, 로스차일드, 골드만삭스, 조지 소로스, 그린스펀, 버냉키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 중에 유대인이 많다.
왜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서도 세계적인 인물을 배출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유대인은 그런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인물이 많을까? 왜 그들은 노벨상을 그렇게 많이 차지하고, 아이비리그에 그렇게 많이 들어가며, 각계각층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그렇게 많이 배출하는가?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가?
유대인을 다룬 책들에는 유대인들이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가 수도 없이 나열되어 있다. 역사교육, 고난 교육, 영재교육, 쉐마교육, 유머, 경제교육, 탈무드 교육, 침대머리 교육,밥상머리 교육, 쩨다카 정신, 티쿤 올람 등등. 하지만 필자는 교육학을 30여 년 전공한 전문가로서 ‘하브루타’라는 말을 접하자마자 “아하! 바로 이거다.”라고 소리쳤다. 바로 교육 방법론이 유대인 영재들의 비결이었고 그것이 바로 우리와 큰 차이점이었던 것이다.
하브루타의 정의
하브루타는 보통 2명이 짝을 지어 프랜드십(friendship), 파트너십으로 공부하는 것(study partnership)을 말한다. 때에 따라 여러 명이 하는 경우도 있으나 4명을 넘지 않는다. 교사 없이 학생들이 짝을 지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논쟁 수업 방식을 말한다. 즉 친구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하베르는 히브리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하브루타는 이 하베르에서 왔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샬롬 하베르’ 이다. 이것은 친구야 안녕? 너에게 평화가! 등으로 해석되는 인사말이다.
유대인들의 개념에서 친구는 서로에게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이다. 친구를 뜻하는 히브리어 ‘하베르’의 어원은 ‘하브’인데 이 말은 ‘신세’나 ‘은혜’를 말한다. 친구란 은혜를 끼치고 되갚아주는 역학적 관계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브루타 수업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창의적인 생각을 일깨워주므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게 된다.
하브루타는 고립되어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탈무드의 해석을 놓고 서로 모여 토론하고 논쟁하여 의미와 교훈을 깊게 파고들어가는 방법이다. 교사는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논쟁으로 수업이 시작되면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이 전통은 예수님 당시 가말리엘이 가르쳤던 힐렐학교에서도 행해지던 교육방법이라고 하니 얼마나 오랜 전통을 가졌는지 짐작할 만하다.
유대인들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하브루타이고, 가정에서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와 자녀가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자녀가 잠들기 전에 어머니가 동화를 들려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하브루타이고, 자녀가 암기와 이해를 잘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중얼거리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하면서 수업하는 것도 하브루타고, 학생들끼리 짝을 지어 서로 가르치면서 토론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예시바에서 토라와 탈무드의 구절을 놓고 둘 씩 짝을 지어 심각하게 논쟁하는 것도 하브루타이고, 회당에서 평생지기와 만나 탈무드 공부를 하면서 토론하는 것도 하브루타이다.
하브루타를 간단히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서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이것을 단순화 하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아버지와 자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약간 전문화 되면 질문과 대답이 되고, 대화가 된다. 거기서 더 깊어지면 토론이 되고, 더욱 깊어지고 전문화 되면 논쟁이 된다.
하브루타의 장점: 뇌를 격동 시킨다.
하브루타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견해, 다양한 관점,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창의성이란 다르고 새롭게 생각하는 능력이다. 현재 세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창의성인데, 그 창의성을 가장 잘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이 하브루타이다. 왜냐하면 하브루타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과는 다른 생각, 새로운 생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탈무드 자체가 랍비와 현자들의 토론과 논쟁집인데, 그런 대가들의 견해에 대해서도 질문하게 하고 다른 견해를 갖게 하는 것이 하브루타의 특징이다. 토론과 논쟁은 어떤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까지도 뒤집어 생각하게 한다. 상대방의 의견과는 다른 나만의 견해를 가져야 토론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지고 토론에 이길 수는 결코 없다. 그래서 하브루타는 나만의 생각, 새로운 생각, 남과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더불어 하브루타는 의사소통 능력, 경청하는 능력, 설득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대에 들어 소통과 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아무리 실력을 갖추어도 그것을 인간관계를 통하여 풀지 못하면, 그것은 썩고 만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하면 전혀 쓸모가 없다. 하브루타 자체가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이 저절로 생기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학생들이 하브루타로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둘이서 말싸움 하는 것처럼 보인다. 손을 움직이고 몸을 흔들면서 큰 소리로 논쟁한다. 소리 내어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내용을 빠르게 익히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다. 들으면서 말하고, 말하면서 듣기 때문이다. 그 속도가 빠를수록 뇌는 빠르게 움직이다. 뇌가 빠르게 움직일수록 뇌는 발달하고 사고는 넓고 깊어지며 상황 대처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은 높아진다. 이들은 책을 읽어도 속으로 읽지 않고 소리를 내서 읽는다. 그러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들은 소리를 내고, 일어나 걸어 다니면서 외우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를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가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시각과 청각, 움직임을 동시에 활용하기 때문에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그만큼 효과도 높아진다.
출처: 하브루타교육협회 발췌 “노벨상 30% 유대인 교육의 비밀, 하브루타”
하브루타 교육법은 질문을 통해 사고를 넓히는 교육법입니다. 획일화된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교육방식입니다.
논쟁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은 우리 모두에게 생소하기도 하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말로 할 수 없으면 모르는 것이다라고 믿는 유태인의 가치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유태인 교육의 결과물을 보고 따라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교육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