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는 대부분, 악당의 유죄를 확정하는 판사의 선고와 함께 막을 내립니다. 관객은 사건의 전후 스토리와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에도 흥미를 느끼지만 결국 재판정에 울리는 마지막 한 마디를 기억하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2017년에 있었던 대통령 탄핵 심판도 유사합니다. 당시 이정미 헌법재판관은 20여 분간의 판결문을 낭독했지만 대중은 재판 마지막에 울려 퍼진 주문, 즉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만 기억합니다.
이렇듯 미디어가 대중에게 자세한 내용을 전달해도 대중은 핵심적인 단어를 기억합니다. 이는 개인의 지적 수준과는 관련이 없고 우리의 뇌가 현상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단순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 현상을 다루는 분야가 최근 주목받는 뇌과학입니다.
때로 언론은 이런 뇌의 특성을 이용하여 대중의 인식을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보도의 내용보다 제목이 중요하고, 장황한 설명보다 힘주어 말한 몇 마디가 대중의 뇌리에 박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본 사건의 방송을 통해 진행자인 김종배 씨는 의료인 연합이 어떤 단체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리포터 임경빈 씨는 백신에 반대하는 음모론자 단체와 유사한 주장을 한다고 답합니다. 진행자는 그들이 주장이 옳으냐 물었고 리포터는 틀렸다고 말하며 제가 논문을 교묘히 비틀어 정반대의 설명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진행자는 의료인이라는 타이틀에 현혹되지 말고 걸러 듣자고 말하며 방송을 마쳤습니다.
저는 사건의 당사자로 방송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청취자는 이보다 훨씬 짧은 몇 개의 단어로 방송을 기억합니다. 그 단어는 방송 중 진행자들이 힘주어 말한 ‘의료인 연합, 백신 반대, 음모론자, 틀렸다, 걸러 듣자.’ 정도가 될 것입니다.
만약 이들이 ‘우리는 그럴 의도도 없었고 대중에게 이렇게 전달될 줄 몰랐다.’고 말한다면, 이들은 뇌과학과 언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로 공영방송을 진행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무지로 발생한 본 사건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정정 보도를 해야 마땅합니다.
물론 저는 이들이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력과 경력을 볼 때 이들은 미디어에 정통한 전문가들이며 의도한 대로 대중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자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들의 행위를 묵과할 수 없었으며 이들의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고 사법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2.
피고 측 변호인은 의료인 연합이 이 방송으로 무슨 손해를 입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변호인의 그러한 견해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의료인 연합은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고 후원도 없이 자비로 운영하는 단체이므로 세상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우리의 피해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대중의 신뢰입니다. 그런데 피고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 자의적이고 근거 없는 몇 마디 말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훼손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가 방송을 통해 얻는 사익이 없고 공익을 위한 방송이므로 다소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현재 1시간 25분의 방송 시간 동안 공익 광고를 제외하고도 30여 편의 기업 광고를 송출합니다. 20초짜리 광고의 편당 광고비는 1개월에 약 1천3백만 원이고 이마저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어 광고 입찰을 하려면 최소 3천5백만 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방송의 콘텐츠는 청취율을 결정하고, 높은 청취율은 높은 광고료로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달의 광고료가 4억 가까이 발생하는 방송의 진행자가 이익과 관계없는 방송을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한, 방송의 소재는 해당 방송의 수익을 위해 소비되는 재료와 같고, 이 때문에 언론은 좀 더 자극적이고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아무런 사익 없이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인 연합은 본 방송의 수익을 위해 대중의 이목을 끄는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3.
지금도 유튜브에서 의료인 연합을 검색하면 ‘백신 맞지 말자는 의료인 연합의 실체’, ‘의료인 연합이 백신을 맞지 말자고 했다고? 무슨 의료인들이길래?’라는 제목의 영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슨’은 사물을 지칭하는 말로 사람을 지칭할 땐 ‘어떤’을 써야 합니다. 이들은 이렇게 하나의 단어를 선택함에도 고의로 실수를 저지를 정도로 치밀하게 의료인 연합을 폄훼하고 있습니다.
의료인 연합 소속 2백70여 명의 의료인은 오늘도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직업적 소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고는 타인의 희생을 한낱 음모론으로 치부하며 자신의 직업을 교묘히 이용하여 대중을 선동했습니다.
판사님께 간곡히 부탁드리오니 부디 이 모든 정황을 살피시어 이들의 과오를 꾸짖어 주시고 방송으로 실추된 의료인 연합의 명예를 바로 세워 아직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대중에게 일깨워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방송나오는 사람들 보여지는건 다 이미지고 뒤가 아주 더러운경우가 많다고 들었던게 생각나네요
아무쪼록 올바른 판결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의 책임과 무게를 잊지 않는 언론인이 훨씬 더 많은 세상이 되길 원하고 바랍니다.
항상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을 떠맡아 하는 게 참~ 쉽지 않죠.
의료인연합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을 겁니다.
언론은 정말이지 @레기입니다. 모든 선동에는 언론이 동원되지요.
사악한 권력집단에 장악된 모든 언론사들을 국민을 세뇌하는 도구로 이용하니 국민들은 주류방송의 농간에 계속해서 속아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방송을 팩트첵크 해야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의로운 일을 행할때는 항상 핍박과 고난이 따르나 지혜로운 판사님께서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주실것을 믿습니다
의연소속 의료인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잊지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의연의 의료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공정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도합니다.♡
언론은 언론이 아닙니다. 그냥 자신들의 이익을 쫓는 자들...
세상 대개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인간성 상실의 시대 ㅠㅠ
정확한 정보로 유익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해요♡
한때 분노가 최고점일때는 열심히 관심갖다가 요즘에 생업을 핑계로 또 이런저런 이유로 소홀해진 제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의료인연합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영상의 댓글을 보면 모두 의료인연합을 지지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방송에서 떠들어도 아무도 신뢰안합니다. 의료인연합을 지지합니다.
TV에서 어느 프로그램인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TV위에 인터넷이 있고, 인터넷위에 양심적의료인이 이끌어 간다고 봅니다.
고맙읍니다
악마같은 주류언론, 이제 신물이 납니다.. 너무 고생이 많으시고 감사드립니다 원장님
이와같은 '의료인연합'이 우리곁에 계신다는게 기적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악마와 같은 자들, 자기의 영혼과 양심을 팔아 쳐먹은 언론들은 반드시 천벌을 받아야 한다!!
수고와 헌신으로 백신과 코로나의 진실을 알려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