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균 담당, 홍보전도사
-출처:<열린순창>(2016.4.21.)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급력은 굉장하다. 워낙 많은 사람이 즐기며 소통하는 특성상 작은 일도 커지는 경우가 많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순창군청에는 페이스북에 주목한 공무원이 있다.
페이스북 공간에 순창의 자연과 문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꾸준히 올리며 순창군을 홍보해온 그의 노력은 안팎에서 잔잔하게 알려지고 있다.
노홍균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의 페이스북 계정이름은 ‘노홍균’이 아니라 ‘장류축제’다. 지난해 여름, 축제담당을 맡은 뒤 페이스북의 계정 이름 변경 승인을 얻어 계정명을 장류축제로 하고 별칭을 노홍균으로 바꾸어 군내 문화예술에 관한 소식들을 올리고 있다.
서울, 광주, 부산 등 대도시를 다니며 장류축제 길거리홍보를 했던 그는 페이스북 홍보 효과를 이미 확인했다. 그는 “장류축제에 온 사람들 가운데 페이스북 보고 왔다는 이들이 꽤 있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주로 젊은 사람들인데 종종 쪽지가 온다.
이들한테 고추장 판매업체나 군내 관광지를 소개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장류축제)의 페이스북 친구는 400명을 훌쩍 넘었고 거의 타지에 거주하는 모르는 사람들이다. 대화 도중 친구요청이 또 들어왔다.
노홍균 군 문화예술담당은 지난 1991년 인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10년 넘게 인천에서 근무하다가 2004년에 순창군청으로 전입했다. 그가 대도시를 뒤로 하고 시골을 택한 것은 부모를 모시기 위해서다.
그는 “햇수로 14년째 순창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모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장남인 내가 모시려고 도청에 신청을 했는데 순창에 발령받았다. 처음에는 잠깐 머물다 갈 생각이었는데 직원, 주민과 정들어서 이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읍ㆍ면사무소에 발령받은 적이 없이 주로 본청 부서에서 근무했다. 첫 근무 부서인 지역경제과에 근무할 때는 전통시장 개ㆍ보수 업무를 맡아 지금의 장옥이 지었다.
문화관광과에 근무할 때는 강천산 내 명물인 구장군폭포를 만들었다. 지난 2010년 공원담당으로 승진했고 2014년에는 도민체전 테스크포스(TF)팀장을 맡아 일했다.그는 전입해온 2004년과 현재를 비교하며 “시설확충을 많이 해서 관광인프라가 구축됐다.
인천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순창은 문화 프로그램이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아카데미나 미술캠프를 준비하고 있고 청소년문화의집과 여성문화의집 프로그램도 대도시보다 짜임새 있고 상당히 알뜰하게 운영된다”고 평가하고 “인구가 적어서 부흥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 전체적으로 인구가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먹고 살만 해야 문화도 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광주, 전주 등 인근 도시와 닿는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도 지역 문화 창달ㆍ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 문화가 꾸준히 생성되고 발전하려면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이 상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그들이 군에서 문화 창조활동을 하기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 담당이 현재 심혈을 기울이는 업무는 장류축제다. 축제준비는 1년 동안 계속 해야 하는데 군내 가장 큰 축제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만하다. 그는 “지금은 포스터와 주제 공모를 하고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구상단계다. 축제 후 2달은 평가를 하고 예산결산과 다음 예산을 준비한다”며 “관광객을 위한 축제와 지역주민을 위한 축제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관광객 위주로 하면 농산품 판매장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는 식으로 축제장 동선을 짜야 한다. 지역 주민 위주로 하면 먹고 마시는 곳이 중요하다. 그런데 축제심사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난전이 축제장의 중심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의회는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어 의회 행정사무감사 장류축제 평가를 준비할 때면 상당한 압박을 느낀다고 전했다.
노 담당은 상반되는 상황에서도 지역주민의 감수성을 살리는 일에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지난 2002년 한맥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이 사실을 꺼내자 그는 “취미로 하던 것”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가 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자칫 법령과 문서에 의해 이성적으로만 치부되기 쉬운 업무에 감성적 요소를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류축제 당시 만들었던 추억의 거리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은 것은 감성접목이 주효했던 결과다. 그는 옥천골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조명을 설치할 때도 최대한 자연광에 가까운 빛색을 만들고자 몇 번씩 조명색깔을 바꿨다고 전한다.
그래야 그림이 더욱 생동감 있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최근 그와 함께 일하는 김정훈 옥천골미술관장은 “노 담당은 사람에 대한 정성과 배려가 있다. 상대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 같이 일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노 담당은 옥천골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술관 개관 기념 전시는 순창 출신 박남재 화백의 작품으로 정해졌다. 이 소식도 페이스북에서 ‘장류축제’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붉은산(남우 노홍균)
-박남재 화백의 붉은산
푸른 산은 붉은 산을 품고 있다.
잎사귀 어린나무들은 목숨 다하여
바윗돌을 헤집고 다닌다.
꽃과 새들은 엄마의 간곡한 당부에
예뻐져야만 했다.
산은 그렇게 치열하게 더운 피가 흐른다.
아픔이 아픔에게 상처가 상처에게 건네는
위로의 인사 걷어내고 나면 산은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