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려던 봇물이 출구를 찾으면 쏜살같이
흘러나온다
참던 마음들이, 허공을 떠돌던 아픔들이
기댈 곳을 찾았다는 생각. 그것이 확신으로
굳어지자 하루에도 몆 번 씩 전화가 온다
도저히 못 있겠어요 되풀이 되는 말
집을 보러 다니는데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육체적인 약점 때문에
반듯이 큰 길가 일층 이어야 했다
급한대로 집 구할 때까지
근처 모텔을 잡아놓고
근방 병원치료 등을 다녀보려고도 했으나
영업집이라 지팡이 짚은 사람의 왕래는 무산되었다
경기도 백운호수에 괜찮은 민박집도 보았고
영월 노아의 집도 들려보았고
동네도 꾸준하게 보았으나 적당한 곳이 없었다
원룸은 너무 작았고 큰 건 가격도 방도 쓸데없이 컸다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지금껏 아이들과 함께 살던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시간이 묻은 집을
나가겠다는 결심이 단연코 쉽진 않았을텐데
오죽했으면‥ 하는 마음에 가슴에 바람이 불었다
그러던 중, 춘천에 살던 동창의 소개로 집을 보러갔다
춘천 명동 바로 옆이고 집 앞에 복지회관이 있으며
미용실 슈퍼 치과 안과 내과가 근처에 다있었다
깔끔한 집에 계단이 짧은 이층이었다
이제 됐구나 바로 계약을 했다
집이 해결되었다.
예산, 어느 겨울 노을을 먹고 있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