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 잔치
정쌍은
지난 6일 웅양면사무소 회의실에서는 잡곡밥 잔치가 있었다.
웅양면환경농업협회에서 차린 잔치였다. 밥은 잡곡밥이고 국은 콩나물 국. 술은 막걸리와 포도주. 우렁이를 넣어서 재배한 쌀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서 재배한 잡곡이었다. 여기다가 석회보르도액을 사용해서 재배한 사과와 무농약 인증을 받은 고구마가 후식으로 나왔다.
막걸리는 ‘웅양양조장’에서 제조했고, 포도주는 송산마을에서 집집마다 몇 병씩 모았다.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고, 지역 기관단체 대표들이 같이 해 주었다. 군의회 의장님과 군수님도 오셨다. 국회의원님도 특사를 파견하셨다. 우리의 희망인 웅양초등학생들에게 이런 점심을 못 먹이는 게 아쉬웠다.
율무, 수수, 서숙(조), 기장, 흰콩, 검은콩, 팥, 강냉이, 해바라기, 고구마, 연뿌리...
작년 웅양면환경농업협회에서 공동으로 경작한 작목들이다. 3천 평이나 되는 밭을 공동으로 짓느라 고생이 많았다. 회원들끼리 마음도 상했다. 면사무소와 농협에 귀찮은 부탁도 많이 했다.
여기에다 경남도에서 공모한 유기농벨리 사업이 채택이 되어서 간부들은 더 고생을 했다.
2008년 사업으로 2억 원을 집행했다. 주로 기계구입에 투자 되었다. 예초기, 퇴비 살포기,사과 말랭이 기계, 등. 2009년에는 저온저장시설, 공동선별집하장, 과일선별기 등을 설치 할 계획이다. 저장과정과 선별과정에서 관행 농산물과 섞이는 것을 최대한 방지 하자는 것이다. 회원들의 농장에는 농장 간판도 세월 계획이다. 이름, 인증 내용, 꼭 지킬 사항을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사과와 포도의 가공사업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을 것이다.
작년까지는 드럼통을 반쪽 잘라 솥을 만들고, 나무나 ‘폐타이어’로 불을 떼서 황을 꼬았었다. 온 몸에 숯검정이 묻고, 콧구멍은 새까매야 했다. 가장 쌍놈 일이다. 일반 농가들은 농약방에 가서 일반 농약을 돈을 주고 사서 살포 한다. 그러나 회원들은 일반 농약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이런 작업을 한다. 석회유황합제(황)와 석회보르도액을 직접 제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 가을 황 제조기를 설치했다. 전기 스위치만 올리면 된단다. 거창군청과 북부농협의 도움을 받았다.
웅양환경농업협회는 이번에 6차 총회를 했다.
회원은 50여명. 유기재배인증 1농가, 무농약재배 인증 20농가, 저농약 재배 인증 35농가 이다. 주로 사과 포도가 중심이고 잡곡, 채소가 몇 농가 있다.
‘한살림’, ‘부산생태유아 공동체’ ‘부산,경남 급식 물류센타’ 등 친환경농산물 소비자 단체에 절반이 출하 된다. 충북 영동의 ‘옥잠화 영농법인’에 주스용으로 무농약 포도가 공급 되고, 진해 시청등 관공서와 일반 회사에 저농약 사과가 공급 된다. 나머지 물량은 개인택배판매와 일반 공판장이다.
회원들만이 친환경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웅양지역 전체를 친환경농업지구로 만드는 게 웅양환경농업협회의 목표다. 그럴려면 가장 면적이 많은 쌀농사를 무농약으로 해야겠다. 큰 과제다. 또 하나의 과제는 퇴비다. 가격도 비싼 퇴비를 멀리서 사 온다. 품질도 믿지 못한다. 토양 검사에서 중금속이나 ‘마이신’이라도 검출 될까봐 조마 조마 한다. ‘한살림’이라는 소비자 단체에서는 농협퇴비까지도 사용금지 하고 있다. 못 믿겠다는 말이다. 해결책은 유기 축산이다. 유기 재배한 쌀농사에서 나온 짚으로 소를 먹이고, 그 소 똥으로 포도를 키운다. 이른바 지역순환농업이다. 다행이 지금 웅양 죽림마을에서 2농가가 ‘무항생제 인증’을 받아서 소를 키우고 있다. 유기축산의 전 단계이다. 희망이 보인다.
2008년, 웅양환경농업협회 회원들 무척 고생이 많았다. 여러 사업을 해 내느라 한 해 동안 마음고생도 심했다. 원망도 많이 하고 싸움도 했다. 그래서 술도 많이 먹었다. 앞으로 크고 작은 사업들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