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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기동물 먹이 좌판기(왼쪽)와 서울시의 재활용 자판기(오른쪽)© News1 |
빈 깡통이나 페트병 같은 재활용품을 넣으면 유기동물을 도울 수 있는 '재활용 자판기'가 조만간 서울 도심에 등장한다.
서울시는 이달 중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한곳을 선정, '스마트형 재활용 정거장'을 시범 설치한다고 3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재활용 분리배출을 독려하기 위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며 "재활용 분리를 체험하고 기부를 통한 사회공헌, 동물 보호의 '1석 3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활용 자판기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품 쓰레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수거업체를 지정해 판매 수익을 내는 곳도 있지만 대개 분리 배출 의무만 있을 뿐 보상이 없었다.
이번에 도입하는 재활용 자판기는 기계에 빈 캔이나 플라스틱 등을 넣으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 재질을 구분해 압축하고 품목별로 포인트를 적립한다. 페트병은 '10 포인트', 캔류는 '5포인트' 등 현금 단위와 연동되는 포인트를 쌓아주는 식이다.
기계엔 품목별 포인트 적립 및 기부금, 이산화탄소(CO2) 저감 효과 등도 실시간 표출된다. 자판기 기계는 자원 재활용 취지에 맞게 태양광 패널을 달아 자가 발전 에너지를 사용할 예정이다.
시는 적재량을 매달 정산해 동물보호단체 등 지정된 곳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십시일반 모인 돈은 유기동물 보호에 사용한다. 어차피 버릴 재활용 쓰레기를 자판기에 넣는 것만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고 유기동물도 보호할 수 있는 셈이다.
시는 홍대입구 처럼 유동인구가 많아 음료캔이나 생수병 등 폐기물이 다수 발생할 만한 곳에 자판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8월까지 시범운영 결과를 살펴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한 시민이 '터키의 동물먹이 자판기' 도입을 제안한 것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터키의 동물먹이 자판기는 유기견을 위한 자판기로 빈 플라스틱·유리병, 캔 등을 자판기에 넣으면 아래쪽에 사료와 물이 남아 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 먹을 수 있다.
시는 이와 비슷한 형태의 자판기를 검토했으나 악취와 민원 등을 고려해 재활용 자판기를 통한 실시간 기부로 기계 컨셉을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재활용 배출에 따른 포인트 적립과 기부를 통해 시민들의 실천을 유도하고 자원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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