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느 날의 기록/ 김성찬</p><p> </p><p>퍼붓는 함박눈</p><p>하늘도 온통눈밭이다</p><p> </p><p>숨비소리 뿜어내며</p><p>테왁에 매달려 올려다 본 하늘</p><p> </p><p>뒤란 감나무에 목을 맨 청춘이 홀로 눈밭을 걷고 있다</p><p> </p><p>자맥질로 낚아 올린 가난의 부스러기들</p><p>생활의 망사리에 우겨넣고</p><p>흥정해서 올릴 제사상은</p><p>슬픔의 저울추를 밀고 있다</p><p> </p><p>눈발 그치자 급하게 불려나온 해가 셔터를 열고</p><p>시장 끄트머리 사진관 물먹은 유리창을 찍어대자</p><p>추억처럼 청춘 남녀가 걸려 있다</p><p>맑게 웃는 아기까지 판화처럼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p><p> </p><p>바람도 발목 삔 걸음으로 더디 걷던</p><p>쌓인 눈 얼어붙은 밤길</p><p>절름거리며 먼 길을 걸어온 청춘이</p><p>젯밥 한 술 뜨고 있을 때 홀시어미 흐느낌 속에</p><p>스물한 살 청상이 절 하고 있다</p><p>혼불 나불나불 타올라</p><p>잘근잘근 어둠 잘라먹던 방 한 켠</p><p>잠깬 아기를 고요가 구덕을 흔들어 다시 재우고 있다</p><p> </p><p>에필로그</p><p>고부갈등으로 남편이 뒤란 감나무에</p><p>목을 매 청상과부가 첫 제사를 준비해서 제를 올리는</p><p>된슬픈 지인의 이야기이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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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자주 부탁 드려서 송구합니다.
차후로부터는 아주 드문듬문 부탁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파주댁이야말로 조국의 횃불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파주댁 만세!
이 시는 낭송할자신이 없는데요 김성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