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 법주사 스님과 불국사 스님의 엽기적인 거짓말(회넘이재 이야기)
옛날에 법주사에 있는 한 스님이 경주 불국사를 구경하기 위하여 길을 떠났다. 법주사에서 출발하여 내속리면 갈목리를 지나게 되었다. 갈목리에서 외속리면 서원리 방면으로 가다 고개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서원리 쪽에서 어느 낯선 스님이 넘어오다가 같은 고개에서 쉬게 되었다. 두 스님은 쉬면서 서로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스님은 불국사 스님으로 속리산 법주사를 구경하러 오는 길이었다.
두 스님은 잘 되었다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법주사 스님이 묻기를 “경주 불국사가 좋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의 명찰이오” 하자 경주 불국사 스님이 말하기를 “불국사에는 커다란 돌문이 있는데 하루 종일 이 돌문을 여닫는 데서 나오는 돌가루가 하루에 한 말 씩이나 되니 스님이 얼마나 많으며 또 돌문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고도 남겠지요.” 하고 대답했다.
법주사 스님이 정말 대단한 곳이라고 감탄을 하자 불국사 스님이 법주사는 어느 정도의 절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법주사 스님이 말하기를 “법주사에는 큰 솥이 있는데 지난 동짓날 팥죽을 끓이는데 죽을 저을 수가 없어서 솥 속에 쪽배를 띄워 타고 노를 저으며 커다란 주걱으로 팥죽을 저었는데, 한 스님이 실수로 끓는 죽 속에 빠져서 죽었습니다. 다른 스님들은 그것도 모르고 팥죽을 다 먹은 다음에야 비로소 솥 바닥에서 죽은 스님의 시체를 발견하였습니다. 이같은 것으로 보아 우리 법주사가 얼마나 크며 스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한 쇠 솥은 얼마나 거대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잠시 후 두 스님은 서로가 얼마나 엄청난 거짓말을 했는지를 생각하였다. 서로가 회넘이재로 오르는 길목. 상대의 절을 찾아간다면 바로 들통날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두려워한 두 스님은 알 것을 다 알았으니 구태여 가 볼 필요가 뭐 있겠냐며 되돌아가자고 합의를 했다. 그리고 서로 오던 길을 돌아서서 자기 절로 되돌아갔다. 이후부터 이 고개를‘ 회넘이 고개(回越峙)’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