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톡톡] 인사동, 운현궁, 돈화문로의 골목길을 산책하면서 역사문화, 전통생활, 추억향수, 옛길이라는 주제로 골목길 기행을 다녀왔다.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를 벗어나 골목길을 걸으니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또 다른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운치와 이야기가 녹아있는 종로 골목길, 따스한 봄날에 걷는다면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역사문화코스
제1코스는 고미술 상점, 화랑, 필방 등과 도화서터, 삼일독립선언유적지 등을 둘려볼 수 있는 역사문화코스이다. 코스시작은 안국역 1번 출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북인사마당에서 송림당필방과 통문관을 따라 걷다가 통인가게에서 우측으로 돌으면 이율곡선생 집터가 나온다. 이 코스는 죽동궁터의 삼일독립선언 유적지와 나라를 잃은 슬픔에 목숨을 끊은 민영환선생 자결터를 지나 옛 우정국 터 주위 도화서터에서 끝이 난다.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 특히 30년 전통의 송림당필방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50~60년대 국학분야자료의 보고로 사랑방 역할을 한 통문관이 이 코스에 있다.
전통생활코스
제2코스는 도심 속 한옥마을과 인사동의 오래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는 전통생활코스이다. 익선동 한옥밀집지역의 골목길과 낙원상가 지하에 위치한 전통시장, 인사동의 다기 상가를 둘러볼 수 있다.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떡 박물관을 방문하여 맛있는 떡을 사먹고 길을 걷는다. 바로 옆 익선동한옥마을의 골목길을 헤매다가 낙원상가지하 전통시장에서 인사동 남쪽 길로 들어선다. 이 길을 따라 얼마 안가면 고전사(옛 화폐관련 상점)를 만날 수 있고, 동양다예를 지나 경인미술관에 들려 쉼을 가질 수 있다. 이어 민가다헌과 천도교중앙대교당을 둘려보고 북쪽 담을 따라 난 골목길을 따라가다 북인사마당에 도착하면 끝이다. 대강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 코스의 특징은 전통문화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는 것. 전통 붓 조형물이 있는 북인사마당과 한옥 미술관인 경인미술관은 5개의 전시실과 아틀리에, 전통 찻집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익선동한옥마을은 약 130여 채의 낮은 한옥과 좁은 골목길을 갖추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천도교중앙대교당은 손병희선생의 주관으로 지어진 건물로 1921년 준공 당시 독특한 외관으로 서울 3대 건축물로 선정된 바 있다.
추억향수코스
제3코스는 목인 박물관 및 토토의 오래된 물건과 인사동책거리 등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이색박물관과 특이한 명칭의 나이프갤러리가 있는 추억향수코스이다.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춘원당한방박물관을 둘려보고 탑골공원을 지나 남인사마당에서 인사동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인사동책거리와 아름다운 차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공평동 방향으로 나가면 화봉책박물관 과 보나장신구박물관, 나이프갤러리, 남청놋전, 백악미술관, 목인박물관, 토토의 오래된 물건, 토인, 탈방 등도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다. 특히 목인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한국전통목조각 상 전문 사립박물관으로 갤러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옛길산책거리
제4코스는 운현궁과 돈화문로를 경유해 도심 속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운현궁, 돈화문로, 종묘돌담길에 얽힌 이야기와 조선시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옛길산책거리이다. 안국역 4번 출구에서 운현궁과 운형궁양관을 둘려보고 담을 따라 들어서면 한옥밀집지역인 옛길을 걷게 된다. 이 골목길을 벗어나면 한국문화정품관, 서울무형문화재돈화문교육전시장이 있고 창덕궁과 대로를 사이에 두고 비변사터라는 안내 돌비석이 있다. 이 코스는 돈화문로(국악로)에서 끝나는데 소요시간 50분 정도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골목길들은 따스한 봄날에 거닐면 안성맞춤인 산책로지만, 골목길이라는 특성상 길을 헤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움을 주는 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떨까. 골목을 걸으며 잊혀진 추억을 꺼낼지도, 혹은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