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8년 5월 5일 (토)
o 날씨: 맑음 (강풍)
o 산행경로: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영축산 - 지경고개
o 산행거리: 15.2km
o 소요시간: 5시간 20분
o 지역: 울산 울주, 경남 양산
o 일행: 나홀로
o 산행정보: 신불산, 영축산
▼ 코스지도
일이 꼬였습니다.
오늘은 낙동정맥 정기 산행일인데(황장재~피나무재)
업무사정으로 서울행 KTX를 타지 못해 할수없이 승용차로 현지 합류를 하고자 했으나,
이 또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취소를 하게 되었네요...
그렇다고 그냥 하루를 쉴수는 없고....
오후에 약속이 있으니... 오전시간을 이용하여 가까이 있는 영알구간을 짧게 선빵(선행)하기로 합니다.
사는 것이 다 그렇죠 뭐...
제한된 시간을 감안하여 선빵하고자 하는 낙동정맥길은 배내고개~양산지경고개까지 약 15km 구간입니다.
차량회수가 용이하도록 언양에 주차를 해두고 시내버스로 배내고개에 도착, 산행을 시작합니다...
▼ 배내고개 (들머리)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이 배내고개에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덕분에(?) 미세먼지도 다 날려가고...
모처럼 시야가 깨~끗합니다.
배내고개는 주변 장꾼들이 모이던 장소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영알을 찾은 산꾼들의 요충지가 되었습니다...
영남알프스 산행을 몇번 했지만 이렇게 봄철에 찾아온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은빛 억새밭으로 대표되는 영알이 봄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억새밭에는 봄철이면 철쭉이 많이 피는데... 영알은 어떨지...
▼ 천왕산 조망
▼ 가지산 조망
배내고개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약 1.4km를 올라가면 배내봉입니다.
서쪽으로는 천왕산과 재약산이,
북쪽으로는 운문산에서 가지산을 거쳐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진행방향인 남쪽으로는 간월산과 신불산이 큰 골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배내봉 (배내고개에서 1.4km)
▼ 배내봉에서 바라본 간월산(중간)과 신불산(좌측 뒤)
강풍에 손이 흔들려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인증샷을 찍었더니...
강풍에 날린 모자가 얼굴을 반쯤 가렸고 그나마 손이 떨려 한마디로 후기인상파 작품이 나왔습니다...
멀리 고헌산을 조망해 봅니다.
엊그제 당고개~소호고개를 선빵했고,
오늘 배내고개~지경고개도 의도치 않게 또 선빵을 하니,
그 중간에 있는 소호고개~배내고개 구간을 채워야 낙동정맥 영알구간이 완성됩니다.
바로 그 중심에 저기 고헌산과 가지산이 있습니다....
▼ 고헌산 조망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간월산과 신불산
▼ 재약산(좌)과 천왕산(우)
배내봉에서 잠시 하강...
숲길에서는 몸을 휘청이는 강풍을 피할 수 있어 오히려 포근합니다.
여름철 무더위에는 한줌 바람도 고마운 법인데, 오늘 강풍은 피해야 할 상황이네요...
지금은 억새산행의 메카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이곳이 오지중의 오지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만큼 천하절경을 간직한 곳이지요...
▼ 언양 방향
잠시 하강한 등로는 이제 간월산을 향해 다시 상승합니다.
간월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숲속을 벗어나고 바같쪽 세상이 다시 펼쳐집니다...
▼ 천왕산과 운문산(우측 뒤)
▼ 지나온 경로
간월산 정상에도 강풍이 여지없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한 산객이 정상석에 자리를 펴고 쉬고 있는 관계로 인증샷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 간월산 (배내봉에서 2.6km)
간월산을 지나 이제 영알 억새밭의 중심인 간월재로 향합니다...
간월산에서 간월재까지는 0.8km의 짧은 거리, 고개너머로 간월재의 억새평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예상과는 달리(?) 가을철의 느낌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청억새의 모습도 없고...
은빛 억새를 대신한 화사한 철쭉의 모습도 없고...
▼ 간월산 암릉
▼ 규화목
몸을 흔드는 강풍을 피해 잽싸게 간월재로 대피하여 간월재 휴게소에 앉아 휴식과 요기를 했는데...
간월재휴게소에서 파는 컵라면이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사 먹자니 들고온 음식을 그대로 무겁게 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침만 꼴깍~~
▼ 간월재
간월재는에는 민족사의 아픔과
우리 조상들의 삶의 애환이 숨어 있는 곳입니다...
간월재를 지나면 나무데크계단을 따라 신불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발 두발 올라가면 간월재가 뒤로 물러서나 싶더니
두발 세발 올라가면 간월재와 간월산이 어우러지고
세발 네발 올라가면 간월재 뒤로 광활한 영알의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 가지산(좌측)~고헌산(중간) 능선
▼ 언양 방향
전망대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니...
강풍에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춥기도 하고...
▼ 전망대(쉼터)
능선위에 올라 신불산을 앞에 두니
남쪽 아래로 영축산 능선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신불억새평원에는 그래도 초록색 기운이 훨씬 강한 모습입니다...
▼ 영축산 능선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인지...
강풍 때문인지...
영알을 찾아온 산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인증샷 한장 찍기가 쉽지 않은데...
▼ 신불산 (간월재에서 1.5km)
동쪽 아래가 신불산 공룡능선인데...
한번 타보고 싶은 곳이지만 오늘도 패스를 합니다...
▼ 신불산 공룡능선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고원지대...
외국의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연상케 하는... 영알을 대표하는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곳에도 철쭉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키 작은 관목과 철쭉이 많이 자랄 법한데.....
▼ 신불재 (신불산에서 0.7km)
신불재는 동서남북의 갈림길이며 신불억새평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남북으로는 신불산과 영축산을 이어주고,
동서로는 청수골과 언양 삼남면으로 이어집니다...
▼ 뒤돌아본 신불재와 신불산
영축산 너머로 정족산에서 천성산을 넘어 부산 금정산과 구덕산으로 흐르는 낙동정맥길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멋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낙동정맥길을 걷다보니 산마루금을 따라 이어지는 가야할 길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길을 유심히 짚어 보는데...
건너편 산중턱에 흐릿하지만 붉은 기운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치상으로는 정족산... 정족산 사면에 철쭉군락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당겨본 정족산
▼ 영축산 가는 길
영축산 아래는 신불평원 단조성터입니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이라는 두번의 큰 전쟁을 치른 아픔을 간직한 곳...
아무리 짓밟고, 베고, 자르고, 뽑고, 태워도 다시 돋아나는 이곳의 억새는 단조성을 지키던 민초들의 모습입니다.
▼ 뒤돌아본 지나온 경로
▼ 영축산 (신불재에서 2.2km)
영축산에 앉아 세상을 둘러봅니다.
지나온 신불산도 바라보고,
지난 가을의 영알 하늘억새길도 되집어보고,
다음번에 진행할 낙동정맥길도 살펴봅니다...
▼ 영축산에서 바라본 신불산 방향
▼ 영축산에서 바라본 시살등 방향
▼ 영축산에서 바라본 정족산~금정산 방향
영축산에서 대개 함박등을 지나 통도사로 하산하거나,
반대로 청수마을로 하산하여 재약산과 천왕산으로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낙동정맥길은 동쪽 경사면을 따라 지내마을로 내려가야 합니다...
▼ 지내마을 방향 이정표
지내마을 방향의 산행은 처음인데...
영축산에서 지내마을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니 전망이 좋은 암릉이 있는데,
깍아지른 듯한 영축산 동쪽 사면의 암벽도 잘 보이고,
산 아래 날머리 방향으로는 통도환타지아와 골드그린GC가 제대로 조망됩니다...
▼ 뒤돌아본 영축산
▼ 영축산 동쪽 절벽 사면
▼ 내려다본 지내마을 방향
영축산의 해발고도가 1081m 이므로
지내마을 방향의 등로는 상당히 경사가 가파릅니다...
등로 주변으로 소나무가 많아지나 싶더니
큼직한 암벽 아래로 새파란 지붕이 보입니다.
암자인가 했는데 취서산장이네요.
영축산을 일명 취서산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이곳 산장이름도 취서산장인 모양입니다...
막걸리 한잔이 땡기지만...
오후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속한 하산이 급선무입니다.
▼ 취서산장
▼ 내려다본 골드그린GC
취서산장에서 지내마을까지는 임도가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습니다.
임도를 따라가면 좀 더 편할텐데...
열혈 선구자들(?)은 임도를 가로지르는 숏컷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그재그의 임도를 몇번이나 가로지르며 등로는 쭉~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노송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향이 숲속에 가득합니다....
임도를 교차하며 내려온 등로는 골드그린GC를 앞두고 임도길과 하나가 됩니다.
임도길이 낙동정맥길이며,
숲속에는 향토숲길이 별도로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 뒤돌아본 영축산... 엄청 내려왔네요~
▼ 골드그린GC
골드그린GC 옆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숲을 벗어나는데...
▼ 등산로 입구
... 숲을 벗어나면 도로와 농로를 따라 지경고개로 이어갑니다.
이곳에는 길이 여러갈래 이므로 트랙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돌아봐야 5분, 10분 이겠지만...
우측으로 통도환타지아를 끼고 밭길을 지나기도 하고...
▼ 통도환타지아
▼ 영축산 마루금
OK목장 식당으로 내려와
건너편 우측에 있는 황태구이 식당을 통과하면
그 아래 35번 국도 양산대로변의 삼성주유소를 지나갑니다.
삼성주유소에서 다시 우틀...
지경고개삼거리 건널목을 건너고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술훈련원을 지나면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토점육교를 지나게 됩니다...
▼ 토점육교와 경부고속도로
토점육교 건너편이 현대자동차 양산출고센터이고...
건너편 카센타가 있는 고개가 지경고개 같은데... 아무런 표시가 없네요.
산길이 인도나 차도와 겹치면서 애매해진 것 같습니다.
개발에 밀려 자연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이 조금 그렇습니다...
▼ 양산지경고개
양산지경고개에서 오늘 구간을 마치고...
백(back)하여 황태구이 식당 옆 버스정류소로 돌아와 시내버스를 타고 언양에서 자가용을 회수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