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8년 7월 28일 (토) [금요무박]
o 날씨: 맑음 (폭염)
o 산행경로: 물한이재 - 덕목재 - 깃대봉 - 함박봉 - 황령재 - 천호산 - 두리봉 - 천마산 - 양정고개 - 엄사초등학교
o 산행거리: 19.2km
o 소요시간: 8시간
o 장소: 충남 논산, 계룡
o 일행: 좋은사람들 금남5차
o 산행정보: 물한이재, 함박봉, 황령재, 천호산, 천마산, 양정고개
▼ 코스지도
사상최고수준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맥길은 계속됩니다.
오늘은 금남정맥 물한이재에서 엄사초등학교까지 약 21km 내외의 구간,
원래계획은 당일산행이었는데 폭염때문에 무박산행으로 바뀌었습니다...
들머리 물한이재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3시, 이곳도 열대야의 더운 기운이 가득합니다.
산속이라 조금 나을 줄 알았는데...
물한이재는 물한산 남쪽에 있는 고개로 이 고개를 넘을 때면 한 겨울에도 땀을 흘려야 하는 험한 고개라 하여 '물한(勿汗)이재'라는 지명이 유래한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 물한이재 (들머리)
이름처럼 험하지는 않지만 더위때문에 물한산을 오르기도 전에 금방 땀이 쏟아집니다.
364봉(물한산)을 지나면 작은 업다운이 쭉~
▼ 물한산 (364봉)
마침 오늘 새벽은 개기월식이 있는 시간이라 나무사이로 보이는 보름달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새벽 4시를 넘어 개기월식의 모습이 뚜렷해집니다만 핸드폰 카메라로는 도저히...
▼ 개기월식 모습 (펌)
작은 암릉구간도 지나고...
양촌자연휴양림 갈림길도 지나갑니다.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한증막의 느낌입니다.
열대야의 열기는 여전한데 국지성 소나기가 예보되어 있어서 그런지 습도도 무척 높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뿌연 박무까지 가세를 하네요...
덕목재를 향해 급강하 하던 등로는 덕목재을 앞두고 야트막한 구릉지가 나타나는데,
수북한 수풀때문에 등로조차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우왕좌왕...
뿌연 안개가 뒤덮고 있으니 조금 으시시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그렇다고 그냥 고속도로를 건널수도 없고...
건너도 싶어도 고속도로는 철제펜스가 설치되어 있어 건널수도 없습니다. ^^;;
유일한 통로는 고속도로 밑으로 통하는 지하도 인데 수풀때문에...
겨우 찾은 지하도... 농수로 같은데 다행히(?) 요즘같은 가뭄에 이곳도 물이 말랐네요.
▼ 지하도
지하도를 건너면 덕목리 버스정류장을 지나 우측의 대둔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기전 도로에 앉아 잠시 휴식...
이미 온몸은 땀에 젖어 비를 흠뻑 맞은 모습입니다.
몸이 거구도 아닌데... 유독 땀이 많습니다. 유전(油田)도 아닌데...
일행들도 이 모습을 보고 조금 놀라는 표정...
▼ 덕목재
덕목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마을에 오래된 떡갈나무가 있는데, 나라에 변란이 있으면 소리를 내어 미리 알려주었기 때문에 이 나무를 덕나무라 불렀고, 덕나무가 있는 마을은 덕목리, 고개는 덕목재라 부른다는 야그가 전해옵니다...(펌)
이미 젖은 몸(?)...
차라리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절개지도 지나고,
방치된 연수원 같은 곳도 지나
다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여름은 여름이네요.
덥기도 하지만 잡목과 잡풀 때문에 등로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언덕위가 깃대봉... 해발고도 393m...
그 앞에 '1'자를 더 붙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안개는 더욱 짙어져 날이 새는것이 아니라 다시 어두워지는 느낌입니다...
▼ 깃대봉
등로는 이제 함박봉으로 향합니다.
송전탑도 지나고
작은 임도도 지나고...
함박봉을 코앞에 두고 공터를 찾아 요기를 합니다.
시원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입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체력을 위해 싸온 음식을 꾸역꾸역 밀어넣습니다만 그것도 몇번... 그냥 뱉어내고 말았습니다.
시원한 콜라가 먹고싶다...
함박봉에는 통신탑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네요.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인데도 어쩜 바람한점 없습니다.
바람이라도 불면 훨씬 견딜만 할텐데...
함박봉은 산의 모습이 함지박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답니다.
▼ 함박봉
항박봉에서 다시 급락...
그 아래가 황령재입니다.
황령재에는 함박산성 또는 황령산성이 주변에 있으며,
이곳은 백제와 신라의 역사적 전투인 황산벌전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 황령재
레전드급 역사 현장을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지나칩니다.
시원한 곳에 앉아 황산벌 역사를 찬찬하게 읽어보고 느껴보고 싶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날머리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OO님은 산길을 버리고 도로를 따라 날머리까지 걸어 갔다고 하네요.
열기 때문에 도로도 만만찮았을 텐데...ㅎㅎ
황령재에서 다시 숲속으로...
그 위에 팔각정이 자리잡고 있는데 332봉으로 생각됩니다.
팔각정하면 쉼터, 시원한 곳이라는 연상이 있는데...
오늘은 정 반대입니다.
▼ 332봉(?)
이제 등로는 큰 등락없이 잔파도를 타며 천호산으로 향합니다.
좋은 날씨라면 뛰어다닐 것 같은데... ^^;;
▼ 대목재
땀에 절은 바지 호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다녔더니
핸드폰도 땀에 젖어 사진을 찍으면 흐릿하거나 CG같은 화면이 찍히기도 합니다...
천호산이네요.
공터 벤치에 앉아 땀을 식혀보지만 이미 기온은 30℃를 넘었고 바람도 없어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충분치 않은 음용수가 슬슬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천호산은 황산벌 전투의 현장으로 황산(黃山)이 원래 이름이었으나, 고려태조가 천호산으로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산 아래에 있는 개태사(開泰寺)에는 고려태조의 초상화를 모셨다고 하네요...
▼ 천호산(天護山)
천호산을 지나면 등로는 마치 고속도로 같습니다.
그 아래에 임도가 지나고 있는데...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임도
임도 옆에는 동물사육장 같은 곳이 있는데...
개, 돼지, 닭...
그중에서도 거위가 가장 요란하게 지나가는 산객들을 향해 경계를 합니다.
어제 중복이 지났지만... 오늘 확 그냥~~
드뎌(?) 멀리 날머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천마산만 넘어면 됩니다...
▼ 계룡시 방향 (우측이 천마산)
그런데...
우측으로 높게(?) 보이는 천호산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엄사리 산채재배단지를 좌측으로 끼고 언덕을 올라가즈아~~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 앞에는 항상 전위봉이 있기 마련이죠.
언덕을 올라왔더니 넓은 공터에 두리봉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 두리봉(278m)
더위때문에 쉬는 것도 고역입니다.
걸어도 땀이 나고
쉬어도 땀이 나고...
크읍... 무려 해발 287m의 천마산...
아랫마을 어르신들이 바람쐬러 올라 오셨는데...
산위에도 바람한점 없다고 혀를 내두르시네요...
▼ 천마산(287m)
이제는(?) 곧장 양정고개로 내려갑니다...
이러면 좋겠지만 그 중간에 천마산과 견줄(?)만한 230~240m급 봉우리(?)를 3~4개 넘어야(?) 합니다.
동네뒷산에서 이 무슨 호들갑.... ㅎㅎ
양정고개로 내려가기 전에 근사한 팔각정이 있습니다.
이곳에 또(?) 앉아 바람을 기다려 보지만...
기다리는 바람은 없고 뜨거운 햇볕만 쏟아집니다.
▼ 팔각정
▼ 팔각정에서 바라본 계룡시 종합운동장
▼ 팔각정에서 바라본 엄사면 방향
▼ 팔각정에서 바라본 계룡대실택지지구
삼복기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풀도 무겁다'고 하지요.
오늘 그 말을 실감합니다.
비도 오지 않았는데 신발이 질퍽거리기는 처음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유전처럼 솟은 땀이 바지를 타고 흘러내려 양말을 적시고 따라서 신발도 별수없이...
오메...찜찜한 것...
▼ 248봉(?)
계룡지구대가 있는 양정고개에 내려왔습니다.
신발털이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작동이 되지 않네요...
양정고개에는 정씨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정감록의 예언대로 신도안에 정씨가 나타나 세상을 평정한다면 그는 이 고개를 넘어서 갈 것이며 이 고개에서 두 사람의 정씨가 왕 자리를 놓고 최후의 결전을 벌일 것이다."라는 야그가 전해온다고 합니다. 조선 개국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지요...
▼ 양정고개
양정고개에서 식사장소가 있는 엄사초등학교까지는 펄펄끓는(ㅎㅎ) 아스팔트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동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마트를 급습...
시원한 콜라 한병을 원샷으로 털어넣었더니... 꺼억~~
▼ 엄사초등학교 (날머리)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베낭을 팽겨치고
쏜살같이 근방에 있는 사우나로 가서 시원한 알탕(?)...
이어서 슬러시 가득한 냉면 한 그릇 하고나니 이제사 살 것 같습니다.
여름철에는 계곡산행이나 다녀야 하는데...
매번 반복되지만 지나고 나면 또 찾게되니... 중독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