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 일시: 2019년 2월 24일 (일)
o 날씨: 맑음 (미세먼지)
o 산행경로: 각흘고개 - 구만봉 - 봉수산 - 탑곡리고개 - 천방산 - 부엉산 - 극정봉 - 명우산 - 절대봉 - 서재 - 차동고개
o 산행거리: 17.8km
o 소요시간: 7시간 20분 (점심: 1시간 반)
o 지역: 충남 공주, 예산
o 일행: 울산다물종주클럽
o 코스정보: 각흘고개, 봉수산, 천방산, 극정봉, 명우산, 차동고개
o 트랙: 금북정맥_각흘고개_차동고개_20190224_072733(jbha3309-20190224_144942).gpx
▼ 코스지도
두달만에 나서는 금북정맥입니다.
거리도 비교적 짧고 고도표를 보니 구간도 무난해 보입니다만, 운동을 게을리한 체력과 늘어난 몸무게의 체격이 문제네요...ㅎㅎ
울산에서 3시에 출발했는데 아침먹고 오다 보니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은 7시를 넘기고 있습니다.
아직 아침기온이 영하권이지만 비교적 온화한 날씨라 다행입니다...
▼ 각흘고개 (들머리)
각흘(角屹)고개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과 공주시 유구읍 사이에 위치한 국도 39번 상의 고개입니다.
마을 지형이 와우형(臥牛形) 즉,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인데, 이 고개는 소의 뿔에 해당하므로 각흘고개라고 부른답니다. 이곳에 처음 고개를 개설할 때 땅을 파니 땅에서 피가 나왔다는 전설도 있다고 하며, 예전에는 전국의 지관들이 이 고개의 명당을 찾으려고 모여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네이버 지식백과)
또한 각흘고개는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역적이나 오랭캐들을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역할을 했다는 전설도 있는데,
남녀간의 애절한 사랑의 원한이 깃든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각흘고개 전설] 고려 말엽,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이었다. 이 산중에서 숯을 구우며 살아가던 삼덕이가 잠자리에 들려던 차에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의 비명 소리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몽둥이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한 여자가 두 남자에게 포박당하고 있었다. 삼덕은 몽둥이를 휘둘러 포박하고 있는 두 남자를 죽였다.
방으로 데리고 들어온 여인은 자신이 이성계에 대항한 역적의 딸이라고 하며 방금 삼덕이가 죽인 두 남자는 포졸이라고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놀란 삼덕은 포졸을 산에 묻고 여인은 산 속의 굴에 숨겨 놓았다. 며칠 후 또 다른 포졸들이 들이닥쳤다. 포졸은 삼덕에게 “도망가는 색시를 보지 못했느냐?”고 하였다. 그는 태연하게 “색시를 보았는데 남쪽으로 내려갔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시 며칠 뒤에 남쪽으로 내려갔던 포졸들이 다리를 절며 뒤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삼덕은 여인을 굴에서 데리고 나와 집에 머물게 하였다. 세월이 가면서 두 사람은 친한 사이가 되었다. 여인은 삼덕을 따라 숯가마에 가고 그 곳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여인의 거처가 알려졌는지 포졸들이 삼덕의 집 주변에 매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숯을 구워 내려오는 여인을 발견하고는 포박하려 하였다. 삼덕은 짊어진 숯을 팽개치고 포졸들에게 달려들었다. 작대기로 저항하려 하였지만 결국 포졸의 창에 찔리고 말았다. 이를 본 여인이 쓰러진 삼덕에게로 다가가며, “여보, 여보!” 라고 외쳤다. 그리고는 포졸들에게 달려들었다. 포졸은 여인도 칼로 베어 죽였다. 이처럼 두 사람은 이 고개에서 숨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죽은 두 사람이 이 고개를 지키는 혼령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고개를 지키는 문지기로 둔갑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오랑캐를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네이버 백과사전)
각흘고개은 해발 약 310m 정도이며, 이곳에서 해발 536m의 봉수산을 향해 오늘 구간을 시작합니다.
각흘고개에서 봉수산까지는 약 4km 정도인데, 시작부터 제법 된비알입니다.
뭐 그래도 초반이고 다리에 힘이 있으니...ㅎㅎ
한 고개 올라서면 393봉입니다. 이정목에 '현위치: 393봉(쉼터)'라는 표시가 적혀있습니다...
▼ 393봉
393봉을 지나 잠시 반락한 후 내려온 만큼 언덕을 올라가면 구만봉입니다.
트랭글에서 구만봉이라는 뱃지를 발급하지만 정작 현장에는 아무런 표식이나 힌트도 보이지 않네요...
▼ 구만봉
구만봉을 지나면 작은 출렁거림을 따라 봉수산으로 향합니다.
응달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땅이 얼어있어 제법 미끄럽습니다. 양지바른 곳에서는 벌써 꽃이 피고 있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가 꼭 나무에 물이 오르는 소리로 들립니다.
얼었던 땅이 풀릴때 들리는 소리처럼...
봄이 오는 모양입니다. ^^
▼ 탑골고개
탑골고개는 길상사를 넘나들던 고개였을까요?
탑골고개 바로 위에 길상사 갈림길이 있고, 조금더 올라가면 봉수산 갈림길입니다.
오늘 구간중에서는 제법 된비알 구간으로 생각됩니다....
▼ 길상사 갈림길
봉수산 갈림길에 앉아 잠시 숨을 고릅니다.
봉수산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약 0.1km 정도 떨어져 있네요.
베낭을 벗어놓고 다녀오기로 합니다...
▼ 봉수산 갈림길
봉수산(鳳首山)은 산세가 봉황의 머리를 닯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그 속에 들어와 있으니 알 길이 없네요.
봉수산 북쪽 아래에는 887년(진성여왕 1)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봉곡사(鳳谷寺)가 있습니다...
▼ 봉수산
봉수산 갈림길로 돌아와 천방산으로 향합니다.
그러잖아도 내리막길인데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해져 있어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버티다보니 발가락이 무척 아파옵니다.
미세먼지가 많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아직은 시정이 괜찮은 편입니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천방산(좌)
▼ 대술면 방향
▼ 뒤돌아본 470봉(?)
470봉, 378봉 등 몇개의 볼록볼록한 봉우리를 거쳐 탑곡리갈림길로 내려오게 됩니다...
탑곡리갈림길에는 산악오토바이의 진입을 막고 있는 차단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까지 산악오토바이 매니아들이 헤집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 탑곡리갈림길 (탑곡리고개)
탑곡리갈림길에는 다시 된비알... 천방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얼마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힘이 딸리기 시작합니다.
겨울동안 체력단련을 등한시한 결과라고 생각하니 이제사 후회가 몰려옵니다만... ㅎ
천방산도 봉수산처럼 천방산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약 0.1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거의 평지라 별 어려움은 없네요...
▼ 천방산 갈림길
천방산(千方山)은 해발고도 479m이며, 옛날 천방사(千方寺)라는 절이 있어 유래한 지명이라고도 하고,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있다고 해서 유래한 지명이라고도 합니다.
뻥이 좀 심하긴 하지만 되비알 오르막을 생각하면 애교로 봐줄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천방산
천방산을 내려오면 또다른 탑곡리갈림길을 지나 몇차례의 작은 부침을 반복합니다.
그 중 하나가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부엉산인데,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선답자들의 사진 등을 검색해본 결과 탑곡리갈림길 위쪽에 쉼터 의자가 있는 곳이 부엉산으로 판단됩니다...
▼ 부엉산(?)
체력도 떨어지고, 발가락도 아프고...
먼저 열심히 달렸는데도(^^) 오지재를 앞두고 뒤에 따라오던 일행들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점심을 거하게 얻어 먹었습니다.
베낭에서 없는 것 없이 별의 별게 다 나오네요. 한살림 차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둘러앉아 1시간 반동안 술과 음식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마침 오늘이 오뉴월님 생일이라고 해서 산속 '생파'도 하고...^^
등에는 배낭을, 앞으로는 터질 것 같은 배를 둘러메고 극정봉으로 향합니다.
몸무게가 몇kg는 더 늘어났으니 땅으로 내려앉는 중력은 그보다 몇배 더 커진것 같습니다.
술기운으로 미친척 객기를 부려보지만 마음뿐... 죽을 지경입니다...^^;;
▼ 오지재
주변풍경을 바라보고 쉼호흡을 크게 하면서...
그렇게 걱정되던 극정봉(極頂峰)에 도착했습니다. 어설프게 라임을 타 봤는데 실제로 그런 전설이 있네요...
[극정봉 전설] 극정봉의 명칭은 홍길동의 설화와 관련이 있다. 옛날 홍길동이 이 부근에서 무술을 익힐 때 해발 575m의 금계산에서 활을 쏘고 화살이 빠른지 자신의 애마(愛馬)가 빠른지 시험을 하였다. 홍길동은 빨리 말을 달려 서쪽에 있는 두루봉에서 화살이 날아오는 것을 찾았으나 앞산 봉우리에 와서도 화살이 보이지 않자 걱정을 하였는데, 여기서 걱정봉이라는 명칭이 생겼고, 걱정봉이 극정봉으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이밖에 홍길동이 쇠로 만든 신을 신고 소를 몰고 한양을 다녀오는 동안에 그 누이는 금계산에 산성을 쌓는 내기를 하였는데, 누이가 산성을 다 쌓아가는데도 홍길동이 돌아오지 않아 어머니가 이 봉우리에 올라 걱정을 하였다고 하여 걱정봉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 극정봉
극정봉을 지나면 300~400m 높이의 능선길입니다.
평상시라면 대소롭지 않을 작은 부침이 오늘은 빨래판처럼 느껴집니다.
올라가면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고, 내려가면 또 올라갈 것이 숙명인데...
그렇게 작은(?) 부침 속에 명우산과 절대봉이 있습니다.
국가지점번호 '천방산 3-6' 표지판에 누군가 매직으로 '명우산'이라고 표기해 놓았네요.
명우산(鳴牛山)은 소가 우는 형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 명우산
그런데 절대봉은 어디일까요?
트랭글이 뱃지발급 알람을 울릴때만 해도 이곳이구나 했는데, 지나고 나니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술 때문인지 치매기운이 있는 건지... ㅉ
▼ 절대봉
절대봉을 지나면 차동고개까지 짧은 거리동안 몇개의 고개를 통과해야 합니다.
부엉산, 극정봉, 명우산, 절대봉 등 유명무실(?)한 산봉우리가 한꺼번에 몰려있더니
이곳에는 몇개의 고개(재)가 몰려 있습니다....
▼ 불운리고개
벌목현장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포근하다 못해 더위가 느껴질 정도의 날씨도 이러한 감정에 한 몫을 하고 있고...
▼ 서재
▼ 불모골고개
▼ 서낭당고개
갈수록 다리가 풀려 작은 오르막길도 버거워집니다.
일행들은 이미 저만큼 앞서갔고 맨후미로 쳐져 있으니 마음은 급한데...
먼산님이 내가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뒤돌아보고 또 기다려 주신 덕분에 어려움을 넘길수 있었습니다... 감사~~
▼ 294봉 (또는 차령봉)
▼ 차동고개
차동(車洞)고개는 공주 유구읍과 예산 신양면을 이어주는 해발 250m 고개이며, 차유현(車踰峴),차유령(車踰嶺)으로도 불린답니다.
터널과 신설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성황을 누리던 휴게소도 있었다고 합니다.
차동고개라는 지명은 옛날 공주군과 예산군의 경계지에 있는 고개의 불왕골에 살던 효성이 지극한 차 서방이 병든 홀어머니를 낫게 한 이야기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차동고개 유래] 차 서방은 병든 어머니의 약값을 구하기 위해 지금의 차동고개에서 매일같이 나무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산속에서 지쳐 쓰러져 자던 중 꿈속에서 하얀 할아버지가 나타나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동쪽으로 열 걸음을 가면 산삼이 있을 것이다. 산삼을 달여 어머니에게 드리면 나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차 서방은 꿈속 할아버지가 계시한 곳에서 산삼을 캐 왔다. 차 서방이 정성을 다해 산삼을 늙고 병든 어머니에게 달여 드렸다. 어머니는 병이 씻은 듯이 나아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이 고개를 차 서방이 동쪽에서 산삼을 얻은 고개라 하여 차동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맨후미로 도착했으니 몸을 털 시간도 없이 식당으로 향합니다.
점심때 먹은 소맥이 아직도 알딸딸한데, 눈앞에 보이는 메기매운탕이 또 소주를 부릅니다...ㅎㅎ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이정표마다 매직으로 적혀 있는 '당진거사' 라는 양반의 낙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군요. '거사'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거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