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때는 나도 모르게 노래나 시를 흥얼거릴때가 있다.
그 노래나 시가 왜 떠올라 흥얼거리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지 찾아 보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럴때는 그 노래 제목이 뭔지,
시의 제목이 뭔지를 곱씹어 보고는 가사(歌詞)나 시를 천천히
음미하고는 흡족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트롯이나, 지나간 통속적인 노래의 가사(歌詞)나
불현듯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내 가슴에 들어오고
내 신세 같다는 것을 느낄때가 있는데,
그때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거나, 허허(虛虛)로운 마음일때나,
행복할때,그리고 조금은 더 성숙한 마음일수도 있다
며칠전부터 "김소월"시인의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라는
시가 떠오라 흥얼 흥얼 하다 그와 연관된 "초혼"이라는 시가 합성되어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아 글로써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대신한다.
김소월은 십대 초반에 한 동네 살던 3살 연상 오순과 사랑했으나
할아버지가 정혼을 약속한 홍실단과 14세에 결혼시킴으로 인해
쓰라린 이별을 한다.
소월이 19세 되는해 오순도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는데
남편의 의처증과 가혹한 학대로 인해 24세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난다.
오순이 세상을 떠난뒤 2년후 그녀를 잊지 못해 썼다고 한 "초혼(招魂)"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마음의 혈흔(血痕)을 느끼게 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증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간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초혼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오는 것인데
조선시대이후 널리 퍼진 유교식 절차이며,
고복의식(皐復儀式) 이라고도 한다.
죽은 사람의 얼굴에 얇은 천을 덮어 숨이 끊어진걸 확인하는데
이것을 "숨결죽음"이라 하고 "숨결죽음"이 확인되면
죽은이의 옷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허리에 대고,
북쪽의 마당이나 지붕위로 올라가 생시호칭(生時呼稱)과 함께
복(復)을 3번 외친다.(김** 돌아와요(復)
이를 초혼이라 하는데 초혼이 끝나도 영혼이 돌아오지 않으면
수의(壽衣)를 입히고 최소한 3일을 기다린후
염(殮)을 하고 장례(葬禮)를 치른다.
트롯가수 장윤정이 부른 초혼은 젊은커플이 서로 사랑하다
불의의 사고로 여자가 죽자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못해,
영혼을 부르는 장면을 중요무형문화재 82-2호 김금화 만신이
직접 굿을 하는 장면때문에 방송불가 판정이나
문제가 되는 장면을 편집했다고 한다.
맑은술이 거나하게 취하게 되면 가끔씩 부르는 장윤정의 초혼(招魂).
여자톤이라 부르기 쉽지 않지만 첫음만 잘잡으면
혼자 분위기에 젖어 가슴을 툭 내려 놓는다.
살아서는 갖지 못하는 그런 이름 하나 때문에
그리운 맘 눈물 속에 난 띄워 보낼 뿐이죠.
스치듯 보낼 사람이 어쩌다 내게 들어와
장미의 가사로 남아서 날 아프게 지켜 보네요.
따라가면 만날 수 있나 멀고 먼 세상 끝까지
그대라면 어디라도 난 그저 행복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