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회 자연생태보전 연구회(회장 백신종)에서 전반기 사업으로 도경계를 이어가며 탐사하기로 하고 2010.12.17 하동군 금성면 하동포구 섬진나루에서 그 첫 발을 내 디뎠다.
모두 17명의 연구회 회원과 생태 및 산악, 환경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자문과 협조를 구하는 한편 현지 원주민과 향토사학자들의 의견과 자문도 함께 구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무분별한 파괴와 훼손으로 종의 변이와 멸종이 가속화 되고 지구환경은 시간이 더 할수록 오염과 공해로 뒤덮여가고 있는 이때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 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우선으로 비교적 덜 파괴된 도경계를 직접 탐사하고 생태보전에 대한 기록과 고발, 정책적 대안까지도 모색하며 경계를 걸어갈 예정이다.
<고유제문>
백의민족 숨결이 용틀임하는 땅 !
오늘 우리는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된 지리산과 태평양을 향해
유유히 나아가는 남도 젓줄 섬진강을 바라보며,
경상남도의회 자연생태보전연구회 회원들이 우리도 경계
일주탐사를 시작하는 자리에 함께 섰습니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어!
우리 경상남도는 화려한 가야문명과 용맹무쌍한 화랑도의 기상으로 한민족과 이 땅을 반만년 동안 굳건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백의민족 오천년 역사가 백두산에서부터 금강, 설악, 태백을 거쳐 소백, 덕유, 지리산에 다다르며 대간 길 분수령에 신화로 살아 용틀임하고 있습니다.
동으로, 울산광역시를 경계하지만 동방의 횃불처럼 감포 앞 바다 수중릉의 문무대왕이 이 땅을 지켜 주고,
남으로, 부산직할시와 경계를 이루지만 남해 용왕이 오대양 육대주를 밝게 비추며 희망의 등대로 사해를 밝히고,
서으로, 전라남북도를 경계하나 섬진강 이름처럼 두꺼비 형상으로 나루를 허물어 동서를, 남북을, 지구촌을 하나로 잇고, 벽을 넘어 인류평화를 노래하게 하며,
북으로,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를 경계하지만 충청과 경기 강원을 휘몰아 광개토대왕의 기개로 남북통일을 이루어, 만주로, 시베리아로, 민족의 시원인 바이칼까지 손잡아 순례케 하고,
위으로,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만세를 부르대며 문화를 사랑하는 민족, 홍익인간의 이념 하나로 길이 보전 할 것이며,
아래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에 배달민족 이화세계의 꽃과 열매 곡식을 풍성하게 하여 우리도가 명실 공히 한국인의 정기가 끊이지 않고 발원되며, 천지 우주만상의 중심에 경상남도가 있음을 자랑스레 알릴 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소서!
천지간을 신묘 운행하시는 신명이시어!
우리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바른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수십 억 년 지켜온 이 땅과 이 하늘의
뭇 생명 있는 것, 생명 없는 것,
형상 있는 것, 형상 없는 것 모두를 잘 지키고 보듬어
누대로 이어 질 우리의 후손과 미래에, 가능한 한 원형으로 물려
줄 수 있도록 정성과 지혜를 모우고자 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뚜렷하고 화려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를 오롯이 이 땅에 헤쳐 놓음이 천지신명의 조화임을 압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좋은 분들의 염원과 기운을 한데 모아 이제 길 떠나려 합니다. 산과 강과 내와 들을 순례자의 경건함으로, 절벽과 갯벌과 허물어지고 부서진 양심 위를 고행하는 구도자의 엄숙함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겠습니다.
행여 우리 가는 길 비바람 거세고 외로운 길일지언정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헤쳐 나아 갈 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소서!
우리의 결기가 아름답게 매듭지어져 생명과 평화와 자유와 인권이 저 푸른 강물처럼 흘러넘쳐 인간 본성을 찾게 하소서!
우리의 강철 의지와 깨달음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 산하를 지켜 주소서!
좋은 날 좋은 사람들이 좋은 기운으로 정성껏 마련한 음식이오니 흠향하시고 우리의 바람이 순조로이 이루어져 경상남도가,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잘 거두어 주소서!
우리 모두의 기원을 담아 단정히 엎드려 절 올리옵니다.
단군기원 사천삼백사십삼 년 십이월 십칠일
경상남도의회 자연생태보전연구회
제2구간(화개장터-촛대봉(721.5m)-황장산(942.1m)-당재
(전남 구례 토지면과 경남 하동 화개면의 도경계)
-탐사일 ; 2011. 1. 21 금
-탐사구간 ; 화개장터-촛대봉-황장산-당재
백두대간 길에도 같은 이름의 황장산(1,077.3m)이 경북 문경 동로면 안생달리와 충북 단양 단성면 방곡리를 경계하며
차갓재와 벌재 사이에 있고, 또 강원도 삼척 미로면에도 황장산(1,059m)이 큰재와 댓재의 중간에 있다.
오래된 이야기가 눈에 선하다. 2004년 추석 사흘 전 경북, 충북의 황장산을, 그리고 해를 넘겨 다음 해에 강원도 황장산을 지나갔다. 어쨌든 나라 안에 이름 붙여진 황장산 3곳은 오늘로 모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원 모두의 얼굴에도 티 없는 평온과 성취감이 엿보였다.
천왕봉 바라보며 절 두 번씩 올리고 정상주 한 순배씩 돈 다음 ‘산상시회’를 열었다.
홍일점 경남영화협회장 정홍연 대원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낭송을 한다.
“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
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
바퀴살이 술을 튀긴다
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
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
시골길이 술을 마신다
비틀거린다
저 주막집까지 뛰는 술통들의 즐거움
주모가 나와 섰다
술통들이 뛰어내린다
길이 치마 속으로 들어가 죽는다“
--― (송수권시인 1940년 전남 고흥 출생. ‘시골길 또는 술통’ 전문)
자연의 섭리와 생태를 거역하는 인간들이 보복을 당하는 현장엔 풀 비린내도 술을 튀기는 짐발이 자전거도 자갈도 없다.
술을 마신 시골길은 물론, 주막집 주모도 그 치마 속으로 감겨드는 꼬불꼬불한 농삿길도 없다.
빈들엔 목마른 허수아비만 옛날을 그리고, 새참 막걸리를 기다리던 아재는 전설이 되었다.
우리의 농촌이 해체되는 순간 공동체문화와 생태환경은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
이번 구제역 파동 역시 ‘인수공통전염병’의 자연스런 창궐의 업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지난 30년간 발견된 새로운 질병 중 75%가 인간과 동물이 같이 앓는 병이란다.
즉 에이즈나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살처분과 생매장 외에는 약도 없다.
곧 인간들도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걸 까마득 잊고 있다. 무섭다.
그래도 우리만은 청정지역을 넓혀 나가야만 한다. 시 한편에 술 맛이 더 하는지 남은 소주들을 사정없이 권하고 사양 없이 들이 킨다.
제3회차-제4구간(60번국도 실상사아래-백운산-등구재-삼봉산-투구봉-팔령재)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
-탐사일 ; 2011.2.25 (금)
-탐사구간;팔령재-투구봉(1,068m)-삼봉산(1,186.7m)-등구재-백운산(902.7m)-60번국도
13:40 오늘의 주봉 삼봉산(1,186.7m)이 반겨 맞는다. 정상 바로 아래 짐을 부려 놓고 점심 준비들을 한다.
산불경보 때문에 담배는 물론 화기 지참 엄금을 명하였는데 누군가 라면국물을 약으로 드시는 분이 있는가 보다.
물이 끓길 기다리며 곽치권대표가 지고 온 ‘마천막걸리’로 정상주 일 배씩 돌리고 산상시회를 먼저 열기로 했다.
처음 동행하는 사람들 우선으로 자기소개와 장기 자랑을 해야 는데 오늘은 지역 유지에 수줍음 타는 분들이라 유예하고 산상시회만 연다.
모자라더라도 남자보다는 여자 목소리가 훨씬 낫다 만장일치로 정 회장이 지리능선을 불러들이듯 노래한다.
“아득한 하늘을
날아온 새 한 마리
감나무 놀랠까봐 사뿐하게 내려앉자
노을이 하루의 끝을 말아 쥐고 번져간다
욕망이 부풀수록 생은 더욱 무거워져
한 알 홍시 붉디붉게 울음을 터트릴 듯
한 쪽 눈 질끈 감고서 가지 끝에 떨리고
쉬잇! 쉬 잠 못 드는 바람을 잠재우려
오래 전 친구처럼 깃털 펼쳐 허공 감싼다
무너져 내리고 싶은
맨발이 울컥,
따뜻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작 고은희의 ‘쉿!’- 뒤에 타사 중복투고로 당선 취소됨)
양념으로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올린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탐사 기간 중 산상시회에 나오는 시인들을 불러 우탐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작정이다.
제4회차-제5구간(팔령재ㅡ오봉산(879m)-연봉산(연비산;842m)-진양재-641봉-매치재
부의 미래가 아니라 결핍의 미래다!
-탐사일 ; 2011. 3. 25 (금)
-탐사구간 ; 팔령재ㅡ오봉산(879m)-연봉산(연비산;842m)-진양재-매치
-탐사대원 ; 박동식. 황태수. 김국권. 서춘수. 변현성. 조형래. 백신종. 이수일. 신중철. 정홍연. 박동진. 이감독. 문호성. 곽치권. 권영진. 문인두. 강성도. 이문식 (1진=13명, 2진=5명)
-식목행사 참석내빈; 하대식(전북도의원011.284.9013;남원).오윤수(전 남원시의원). 장주호(인월면장-010.4451.7999). 동인숙(인월면사무소). 이태식(함양군청 산림녹지과장). 공태정(함양읍장). 이현규(마천면장). 안병명(함양군 축구협회장010.3550.1077). 지성호(연합뉴스경남취재본부 부장 010.3860.9696). 이영미(함양신문 부장 016.808.8574). mbc진주지국 기자외 몇 분 더더더.
-특이사항 ; 전북도목(은행나무)과 경남도목(느티나무) 2그루 씩을 도경계 양편에 화합의 상징으로 심음
우탐대에 탄력이 붙는 듯하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세 번 이상 함께 걷고 나면 금방 수준급에 오른다. 특히 한 달에 한번 나서는 탐사대에 대한 애정들이 대단하다. 국회의정연수원에서 연수중임에도 불구하고 밤차로 거창에 내려와 새우잠을 자고 새벽 해장국도 제대로 못 먹고 참석한 조형래, 변현성의원, 우탐대를 계기로 김해시경계일주를 하겠다는 김국권의원, 황태수.박동식부의장에갈채를 보낸다. 특히 식목행사에 함께 한다고 길 나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어젯밤부터 강풍에 눈비가 흩날려 탐사 자체가 불투명 함에도 모두들 꾸역꾸역 팔령재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내일 모레가 4월인데 밤부터 내린 눈이 하얗게 쌓였고 팔령재 능선엔 바람이 몸까지 날려 버릴 듯 사정없이 불어댄다.
제5회차 매치재-비조재-옥잠봉-오매실재
-탐사일 ; 4월 29일 (금)
-백두대간 봉화산 아래까지 가시나무에 찔려 가며 잘도 잘도.....
한번 참석한 대원은 다시는 안온다는 악성?루머가 떠도는데 워낙 치열하게 원칙을 지켜가는 '우탐대'의 탐사활동이 부럽고 감격스러워서 하는 말씀으로...ㅎㅎㅎ 감솨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