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님의 장편 소설 제목이"아버지의 해방일지"이다.
책 제목이 특이하고 해방이란 문귀가 더욱 내게 동질감을 주었기 때문에 선듯 이책을 구해 읽기 시작하면서
깊은 애증과 함께 시대와 역사를 다시 한번 뒤돌아 보며 인간내면의 심리와 가족애를 생각하게 되었다.
마치 작가가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하는듯 물 흐르듯이 표현하는데 거기에 전라도 남쪽 구레지역의 방언(사투리)를
실감있게 표현하여 재미도 있었다.
내가 해방둥이이고 작가는 1965년생이다.
소설의 처음 도입부가 아버지가 죽었다.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라고 소설의 문을 열었는데 그후 전개되는 그 아버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가면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실제같이
그려낸 소설이지만 그의 메세지는 결국 공산주의 자들의 악행을 고발하고 자유민주주의 희구하고 깊숙한 인간의
천부인권을 찬양하는 것이다.
던지는 키워드는 애국,공산당,빨지산,가족,친구,어버지의 장레식,의리 같은 것들이다.
급작한 아버지의 장레식이라는 사건 하나를 가지고 종횡으로 얽힌 인간내면의 인간성과 삶의 일상들을, 특히
빨지산출신의 아버지를 미화하기도 하고 시대를 피로 물들게 한 여순반란사건을 전후한 그 시대상을 뼈 아프게 한
역사적사건을 재조명하게 하였다 특히 장례를 치르면서 그 현장에 등장한 인간군상들을 모두 불러내어 각각의 사연들을 나열하는데 마치 영화같이 생생하게 그려내므로 소설이지만 한숨쉬며 애타하는 심정이 내게도 전이되고 있음을 깨달았다.숨가쁘게 단숨에 읽어낸 소설이었다.
아버지가 빨지산었다가 20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나오면서 벌어지는 시대풍경?은 1950년부터 1980년 사이다.
그러므로 연좌제란 현행법에 따라 모든 것이 제약되는 현실에서 겪는 고통이 컸던 그의 딸의 회고는 이 글을 쓰는
나와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나도 연좌제의 피해자이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니하였다. 여려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같은 처지의 경우와 일치 하기에 더욱 아품과 한이 서린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내 맏형이(현95세) 북에 납북 (1950년)되어 현재 생사불명이다.
이미 한 줌 재로 소멸한 어버지를 불멸의 존재로 소생시키는이러한 소설의 풍부한 스킬에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간적 공감도 하지만 동시에 격한 공분도 일으킨다.
그러므로 이제는 어떠한 이념과 소용돌이가 몰려와도 우리 모두가 한 방향으로 발을 맞추어 나가자고,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국가적비극이 없도록 깨어 있자고 소리쳐 외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