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운 (時運)과 천명 (天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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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 | |
예측할 수 없는 | |
바람과 구름이 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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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 | |
아침, 저녁(朝夕)에 있을 |
화(禍)와 복(福)을 알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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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蜈蚣)는 발이 많으나 |
달리는 것은 | |
뱀(蛇)을 따르지 못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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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鷄)은 날개가 크나 |
나는 것은 | | |
새(鳥)를 따르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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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은 | | |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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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타지 않으면 | |
스스로는 가지 못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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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 | |
구름을 능가하는 높은 뜻(志)이 있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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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運)이 따르지 않으면 |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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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文章)이 세상을 덮었던 공자(孔子)도 |
일찍이 진(陳)나라 땅에서 곤욕을 당하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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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략(武略)이 뛰어난 강태공(姜太公)도 |
위수(渭水)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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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이 장수(長壽)하였으나 |
선량한 사람이 아니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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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회(顔回)는 단명(短命)하였으나 |
흉악한 사람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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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순(堯舜)은 지극한 성인(聖人)이나 |
불초한 자식을 낳았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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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는 우매(愚昧)한 인물이나 |
도리어 아들은 성인(聖人)을 낳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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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張良)도 | |
원래는 한미한 선비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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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蕭何)는 | |
일찍이 작은 고을의 현리(縣吏)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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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晏子)는 | |
키가 오척(五尺) 미만이나 |
제(齊)나라의 수상(首相)이 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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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공명(諸葛孔明)은 |
초려(草廬)에서 은거(隱居)하였으나 |
능히 촉한(蜀漢)의 군사(軍師)가 되었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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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韓信)은 | |
닭(鷄)을 잡을 힘도 없었으나 |
한(漢)나라의 대장(大將)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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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당(馮唐)은 | |
나라를 편안케 할 경륜이 있었으나 |
늙음에 이르도록 그 자리에 등용되지 못하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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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李廣)은 | |
호랑이를 쏠 수 있는 위력(威力)이 있었으나 |
종신토록 봉후(封侯)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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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왕(楚王)은 비록 영웅이나 |
오강(烏江)에서 자결함을 면치 못하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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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왕(漢王)은 비록 약하나 |
산하만리(山河萬里)를 얻어 황제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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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과 학식이 가득하여도 백발이 되도록 |
급제(及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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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학문이 성기고 얕아도 |
소년(少年)에 등과(登科)하는 사람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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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 | |
먼저는 부유하였으나 뒤에 가난한 사람도 있고, |
먼저는 가난하였으나 뒤에 부유한 사람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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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룡(蛟龍)이 때를 얻지 못하면 |
물고기와 새우들이 노는 물속에 몸을 잠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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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君子)도 시운(時運)을 잃게 되면 |
소인(小人)의 아래에서 몸을 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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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때를 얻지 못하면 |
해와 달이 광채가 없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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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도 때를 얻지 못하면 |
초목이 자라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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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때를 얻지 못하면 |
풍랑이 일어 잔잔할 수 없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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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때를 얻지 못하면 |
유리한 운이라도 뜻이 통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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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 | |
내가 낙양(洛陽)에 있을 때 |
하루는 승원(僧院)의 차가운 방에서 |
하룻밤을 신세지게 되었는데 |
홑겹의 베옷으로는 몸을 가릴 수 없었고 |
멀건 죽으로는 그 배고픔을 이길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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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 | |
윗사람들은 나의 무능함을 미워하고 |
아랫사람들도 나를 위압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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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 나를 천(賤)하다고 말한다. |
이에 나는 말하기를 |
이는 천한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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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 | |
나에게 주어진 시운(時運)이며 |
또한 천명(天命)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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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나는 과거(科擧)에 급제하고 |
벼슬이 극품(極品)에 이르러 |
지위가 삼공(三公)의 반열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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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은 | | |
만조백관(滿朝百官)을 통솔하고 |
탐관오리(貪官汚吏)를 징벌(懲罰)하는 |
권한을 잡았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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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면 | |
채찍을 든 장사(壯士)들이 호위하고 |
집으로 들어가면 | |
미인이 시중을 들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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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것을 생각하면 | |
능라금단(綾羅錦緞)이 쌓여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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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을 생각하면 | |
산해진미(山海珍味)가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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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 | |
윗사람은 나를 총애하고 |
아랫사람은 나를 옹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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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 | |
다 우러러 사모하며 | |
나를 귀(貴)하다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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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 | |
나는 말하기를 | |
이는 귀(貴)한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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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 | |
나에게 주어진 시운(時運)이며 |
또한 천명(天命)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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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 | | |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
부귀(富貴)만을 받드는 것은 옳지 않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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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천함을 업신여기는 것도 |
또한 옳지 못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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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 | |
천지(天地)가 순환(循環)하며 마치면 |
다시 시작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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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나라 태종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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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하고 후덕했던 명재상 여몽정 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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