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지병으로 운명하시기 전, 평생 모은 자료 모두를 기증하겠다고 말씀하셨죠. 그 뜻을 기려 6월에 작은 자료실을 열었습니다.” 바로크악기사 이정숙 실장의 설명이다.
김재근은 대구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20대부터 바로크시대의 목관악기이자 영국 독일 등에서 청소년 교육용 악기로 인기를 누렸던 리코더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된 박재훈 교수(춘천교대)와 함께 1960년대 후반부터 리코더 보급운동을 펼쳤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60년대에 대구와 춘천 지역에서 리코더 교육이 시범 실시됐고 72년에는 리코더가 초등학교 음악교육 과정의 필수악기로 지정됐다. 한국인들이 새의 지저귐 같은 소박한 리코더 소리와 친숙해진 것은 대부분 두 사람의 공적에 힘입은 것이다.
“선생님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들을 만나 리코더 교육의 필요성을 설득했을 뿐 아니라, 악기 회사를 찾아가 대량생산의 필요성을 역설해 싼값에 국산 플라스틱 리코더가 보급되도록 하셨죠. 일본 교사들과 교류하면서 편곡법을 익혀 세계 명곡과 동요의 리코더 악보를 보급하는 데도 열심이었어요.”
이 실장은 “소탈하면서 이해심 많고, 사려 깊으면서 인생을 즐기는 분이 김 선생님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재근 자료실에서는 매월 리코더 음악을 비롯해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의 음악 감상회가 열린다. 12월 감상회는 16일 오후 7시 반. 20명 남짓 수용 가능한 공간이므로 참석을 원하면 사전예약이 필수다. 02-582-1011∼2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리코더란?
11∼18세기 유럽에서 인기를 누린, 세로로 부는 플루트. 호루라기 모양의 마우스피스(블록)가 있어 초보자도 쉽게 소리를 낼 수 있다. 바로크 시대 바흐, 헨델, 텔레만 등이 실내악에 적극적으로 사용해 인기를 누렸지만 음량이 작아 고전주의 시대 이후 잊혀졌다가 1930년대에 영국과 독일에서 교육용 악기로서의 효용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바로크 음악 붐에 힘입어 전문 연주용으로도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크기에 따라 소프라니노, 소프라노, 알토 등으로 분류한다.
첫댓글 김윤성이랑 닮았다 (안경벗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