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 청년대학생과 ‘명상’으로 통했다
취임 300일 맞아 부산 쿠무다 토크콘서트
‘변호인’ 양우석 감독 사회, KNN 이오상 대표, 노찬용 성심학원 이사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과 함께
불교와 명상, 문화 주제로 대학생들과 소통
마음 정확히 알아야, 어떻게 살겠다 설계 나와
그렇지 않고서 다른 것은 다 임시처방에 불과
육바라밀행 하다 보면 마음에 내공 쌓이게 돼
살아가는데 힘이 생길 것이라 믿고 실천하길
쿠무다가 7월24일 부산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문화콘서트에서 명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총무원장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취임 300일을 맞아 청년대학생들과 ‘명상’을 키워드로 소통했다.
문화예술사단법인 쿠무다(KUmuda, 이사장 주석스님)가 7월24일 부산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개최한 문화콘서트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바로 알고, 명상을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보운스님과 총무원 총무부장 호산스님, 불교신문사 사장 삼조스님, 기획실장 성화스님, 사서실장 서봉스님, 중앙종회의원 석산스님, 쿠무다 이사장 주석스님, 부산지역 대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콘서트는 청년 세대가 공감할 내 안의 괴로움, 고통을 해결하는 문제를 주로 다뤘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의 진행으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이오상 KNN 대표, 노찬용 학교법인 성심학원 이사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게스트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진우스님은 청년들에게 “명상을 왜 해야 하는지 본질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제 경우에는 아무리 힘든 일도 길게 가면 하루 정도, 90% 이상은 5초 내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그 힘의 근원을 중도라고 설명했다. 중도는 깨침이라고 하고, 해탈이라고도 하며 중생을 가진 느낌, 정을 뛰어넘는 것을 말한다. 좋은 정, 싫은 정, 괴로운 정, 즐거운 정, 행복한 정, 불행한 정 등을 넘어서는 것이다.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의 진행으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이오상 KNN 대표, 노찬용 학교법인 성심학원 이사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게스트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보운스님, 불교신문사 사장 삼조스님, 중앙종회의원 석산스님과 총무원 총무부장 호산스님, 기획실장 성화스님, 사서실장 서봉스님, 쿠무다 이사장 주석스님, 부산지역 대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스님은 “우리가 먹고 자는 것은 그걸 하지 않으면 고통이란 정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것을 갈구하며 괴로운 정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살지만, 그것은 또 다른 정을 일으키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즐거움이 생기면 동시에 괴로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괴로움의 상대적 느낌 없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고, 괴로운 정을 느끼기 때문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건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해가 뜨는 동시에 해가 지는 것은 예정돼 있다. 태어나면 죽음이 예정돼 있다. 젊었으면 늙음이 예정됐고, 건강하면 병이 예정돼 있다.
감정도 똑같다고 스님은 설명했다. 즐겁다고 하면 이미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괴로움이 예정돼 있다. 행복하다 하면 불행이 예정돼 있다. 그래서 즐거움과 괴로움은 불변의 법칙이다. 원장 스님은 “즐거움과 괴로움의 질량은 같은데, 즐거운 시간이 도래하면 그 즉시 괴로운 시간이 예정돼 있다”며 “지금은 그게 어느 때 올지 모르지만 앞으로 과학이 풀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당장 괴롭고 고통스럽고 스트레스를 받고 화나는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다. 스님은 “고락이라고 하는 정을 불교에서는 업, 카르마라고 하고, 그걸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고 말하며 “삼악도, 삼악도가 있는지 확실치 않지만 지금 당장 내가 삼선도와 삼악도를 느끼는 것은 확실하다. 내가 괴로움과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과거 내가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 과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가 나타나고 다른 걸 죽이면 다른 하나가 죽듯이, 행복을 없애야 불행이 사라지고, 즐거움을 없애야 괴로움이 사라진다. 즐거움과 괴로움이란 두 분별에서 벗어나는 것이 곧 해탈인 것이다.
스님은 “명상의 목적은 고락이라고 하는 정을 가장 최소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정을 격정적으로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기본이며, 그래서 명상할 때 조용하고 고요히 해야 한다. 원장 스님은 “마음이 들뜨지 않도록 하고, 마음을 차분히 해 더 이상 정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 내가 어느 때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든 내 마음이 평안해 있어야 한다”며 “걷기를 하던, 멍때리기를 하던, 독서를 하던, 음악을 듣던 지, 마음을 차분하게 하라”며 명상의 필요성을 설했다.
문화콘서트에 함께한 부산지역 대학생들.
문화콘서트 모습.
양자역학에 관심이 많고, 인간이 갖는 ‘왜’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불교여서 불자가 됐다고 소개한 양우석 감독은 “양자역학에서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는데, 지난 30년 전부터 천체물리학의 화두는 블랙에너지였다”며 “종국에는 우주의 엔트로피 법칙이 사라지고 완벽한 공(空)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현대물리학이 밝힌 내용이 이미 <아함경> ‘성주괴공’에서 담겨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이어 “미국을 이끌어가는 힘은 월가와 IT업계로 넘어갔는데 이 사이에서 퍼지는 게 명상”이라며 “서양에서도 불교를 접하고는 자신들이 과학적으로 증명한 내용이 불교에 진작에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고 경향을 전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일론 머스크, 스티브잡스가 왜 명상을 했겠나, 괴로우니까 하지 않겠냐”며 “완벽한 조건을 갖춘 사람도 고업이 발생하면 악연이 벌어지게 마련이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너무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인연에 맡기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했다. 또한 문화예술 활동도 내 마음을 중도화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인이나 예술가 중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아무리 내가 그걸 보고 즐겁고 행복한다고 해도 그만큼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되기 때문”이라며 “그게 윤회이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만 든다. 그래서는 인류가 절대로 구제되지 못한다”고 역설했다.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데 연연할 게 아니라 그건 인연에 맡기고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다보면 시절 인연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구욱 총장은 “우연한 기회에 BTS의 ‘Love yourself’라는 노래를 접하고 청년들이 인류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차렸다”며 일상에서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불교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부 총장은 “불교나 대학 철학 강의실이 아닌 대중가요에서 자기 자신에 관심을 갖고 자기 자신을 알라고 얘기하는 것이, 선방에서 스님들이 ‘이뭣고’ 화두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선방 철학강의실 벗어나서 청년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랑하고 고민하고 회의하는 속에서 철학과 수행의 본질이 있다. 한국불교가 더 포용력을 갖는다면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찬용 성심학원 이사장은 불교 집안에 시집와서 불자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60대 중반에 이르고 보니, 많은 젊은이들한테 좋은 인연을 만나면 자기 인생이 변화하고 달라진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이 있는데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없으면 불편하다고 불평하는 요즘이라, 청년들이 나에게 주어진 부모님, 주변인들 은혜에 감사하게 지낸다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오상 대표는 “제가 5세 때 부산에 왔는데 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셨고, 어머니는 초등학교를 안 나와 한글을 몰라서 인근 사찰에서 한글을 배웠고, 지금까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며 “그 덕에 제가 언론사 대표까지 하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 부처님 가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장이 꼭 돼 후배들과 함께 제가 가진 철학을 방송국에서 구현하고 싶다는 원력을 세우고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몇 년간 사경하면서, 관세음보살님 미묘한 지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와 있는 것 같다”며 “힘들 때 경주 남산 용장사 삼층석탑에 가서 천년 비바람을 견딘 탑을 보며 제가 못할 게 무엇인가 떠올린다”는 경험을 공유하며 청년들을 격려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어떤 일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인 분석을 잘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우리 마음을 정확히 알아야, 내가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설계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고서 다른 것은 다 임시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내가 힘들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한데, 결정적으로 힘든 일을 당할 때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리 그 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람 마음의 모습, 인과의 원인을 설명해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분별심을 지금 당장 내려놓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불자 행동강령’을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보시 지계 인욕 지계 선정을 하면 저절로 반야지혜가 나온다. 그 지경에 이르면 무애자재행이 나온다”며 “육바라밀을 실천하다보면 마음에 내공이 쌓이고 살아가는데 힘이 나올 것”이라고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쿠무다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사부대중
쿠무다 이사장 주석스님
한편 쿠무다 이사장 주석스님은 환영사에서 “총무원장 취임법회에서 ‘진심으로 소통하고 신심으로 포교하며 공심으로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열겠다’는 말씀이 다시금 새겨진다”며 “종교위기와 종교인구 감소, 전쟁과 갈등의 현실에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가르침을 떠올리며, 불교중흥과 새천년 초석을 다지는 중차대한 시기에 명상프로그램 개발과 미래세대 양성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야하는 데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주석스님은 “대운사, 명경문화재단, 문화예술사단법인 쿠무다 역시 종단 큰 뜻에 동참해 문화포교를 실천하고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범어사 주지 보운스님도 이날 함께했다.
범어사 주지 보운스님은 “부산불교계가 자랑하는 문화예술도량이자 포교의 새지평을 여는 쿠무다는 주석스님 원력과 더불어 시대에 맞는 불교문화 가치에 앞장서고 있어 한국불교 현재와 미래를 논할 최적의 장소”라며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문화’라는 키워드로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시간이 되리라 믿고, 한국불교 희망을 발견하는 귀중한 인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집중호우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유족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중생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불자들도 불교의 자비행과 보시행으로 물난리를 겪은 지역 주민을 돕자”고 당부했다.
주석스님이 총무원장 스님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이어 원장 스님은 21세기에 맞는 문화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님은 “명상문화센터 쿠무다에서 문화행사를 접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직접 찾아가서 다양한 문화 예술 장르를 접할 기회를 주고, 따뜻한 한 끼의 소중함이 절실한 이들에게는 영양식을 제공하는 것을 봤다”며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도약대가 돼 주는 것을 보고 21세기 눈높이에 맞춘 제대로 된 문화예술전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문화예술 포교에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토크콘서트 모습.
주석스님 유발 상좌들이 문화공연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