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 침도(沈掉)에 대한 대치법(對置法)의 수행
침도(沈掉)란 침몰(沈沒, 가라앉은 마음)과 도거(掉舉, 들뜬 마음)를 말한다. 수행할 때 침도(沈掉)가 일어나면, 수행의 장애가 되는 침도(沈掉)에 대한 대치법(對置法)을 수행하여야 한다.
수행할 때 일어나는 침도(沈掉)의 대치법(對置法)은 침도(沈掉)의 성상(性相)을 알고, 정지(正知)를 일깨우는 것이다. 마음에 맑음은 있지만 대상(對象)에 대한 파악(把握)이 불분명(不分明)하고, 견고(堅固)하게 이해(理解)하지 못하면 침몰(沈沒)로 들어가는 것이다.
침몰(沈沒)에는 선(善)과 무기(無記)가 있는데, 혼미(昏迷)는 불선(不善)과 유부무기(有覆無記, 선악이 아니지만, 지혜의 발생을 방해하는 멍 때림 같은 것)이며, 어리석음인 것이다.
침몰(沈沒)을 제거(除去)하는 방법(方法)은 광명상(光明相)을 닦아 마음을 격려하여 마음의 경계(境界)가 불분명(不分明)하고 집중(集中)하는 힘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고, 사유(思惟)하고자 하는 대상(對象)에 대한 분명(分明)한 이해력(理解力)을 갖춰야 한다.
도거(掉舉)는 쉽게 알기 어려운데, 도거(掉舉)를 과실(過失) 없는 삼매(三昧)로 오인(誤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도(沈掉)가 일어나면 즉시 정지(正知)를 일깨울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지(正知)는 어떻게 일깨우는 것인가. 상속(相續)하는 억념(憶念)을 일으킬 수 있다면 산란심(散亂心)을 저지(沮止)해서 침도(沈掉)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항상 억념(憶念)이 마음의 문(意門)을 지키는 뜻에 머물게 하면, 정지(正知)를 다시 일깨울 수 있게 된다.
다른 하나의 인(因)은 정지(正知)의 특별(特別)한 수행(修行) 방법(方法)으로 마음이 불상(佛像) 등의 성물(聖物)이나, 맑고 명료한 현상에 집착(執着)하여,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았는가 살피면서 마음을 지니는 것인데, 이것은 정지(正知)를 닦는 아주 중요한 점이다.
다만 무조건 인고(忍苦)로 견뎌내는 데에 큰 희망(希望)을 두지 말아야 한다. 침도(沈掉)를 즉각 물리치려 하지 않고, 정지(正知)를 받아들이는 노력(勞力)을 행하지 않는다면, 삼매(三昧)의 최대 과실(過失)이 됨을 알아야 한다.
마음의 침몰(沈沒)은, 너무 안으로 수렴(收斂)하여 대상을 지니는 힘을 상실(喪失)하기 때문에 이 마음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인(因)이 되는 부처의 공덕(功德)이나, 진리(眞理)에 대한 광명상(光明相)을 일으켜야 한다.
또한 관찰혜(觀察慧)로 원하는 대상(對象)을 분석(分析)하여 수행(修行)해 나가면 침몰(沈沒)을 물리칠 수 있다. 침몰(沈沒)이 경미(輕微)하다면 잠시 삼매(三昧)의 수행을 멈추고, 경론(經論)을 소리 내어 읽거나, 우주(宇宙)의 경이(驚異)로움을 관찰하거나 냉수(冷水)로 얼굴을 씻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광명상(光明相)을 수행하는 것은 삼매(三昧)를 수행할 때 뿐 아니라, 다른 때에도 또한 수행하여야 한다.
도거(掉舉)란 탐착(貪着)을 통해서,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외부(外部) 경계(境界)로 마음이 달려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 들이는 인(因)인 염리(厭離)하는 마음을 지녀서 원래(原來)의 대상(對象)으로 마음을 되돌려야 한다.
도거(掉舉)는 무상(無常)을 마음에 지어 소멸(消滅)하여야 하는데, 너무 세력(勢力)이 강하면 잠시 수행을 멈추고, 염리심(厭離心)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뜻(意)에 도거(掉舉)한 것이라면, 지(止)의 방법으로 막아야 하고, 경(境)에 마음을 안주(安住)하여야 한다. 마음이 도거(掉舉)할 때는 청정(淸淨)하고 즐거운 대상을 마음에 짓지 말아야 하는데, 이것은 마음이 밖으로 흐트러지는 원인(原因)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