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업체가 대리운전기사를 상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지위부존재확인을 청구한 사건]
◇ 대리운전기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 ◇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타인과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해당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또는 무명계약 등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ㆍ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ㆍ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ㆍ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 달리, 헌법상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학습지교사 및 방송연기자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및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등 참조).
☞ 대리운전업체인 원고가 다른 대리운전업체들(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대리운전 접수 및 기사 배정 등에 필요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고객의 대리운전 요청(이하 ‘콜’) 정보를 공유하고 기사 배정을 공동으로 하였음. 원고와 동업계약(이하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한 대리운전 기사인 피고가 대리운전 기사를 조합원으로 하는 지역단위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자, 원고 등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하였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다는 확인을 청구함
☞ 원심은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는 대리운전 기사로서 그 소득을 원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배정받은 고객의 콜을 수행하여 받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피고가 그 외의 다른 대리운전업체들의 콜을 수행하여 수입을 얻고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피고가 원고뿐 아니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도 콜을 배정받은 것은 원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고객의 콜 정보를 공유하고 기사 배정을 공동으로 하기로 정했기 때문이고, 원고의 결정 여하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콜을 배정받지 못하거나 배정이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배정받은 콜을 수행하여 받은 수입도 원고로부터 받은 수입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어, 피고는 소득을 원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동업계약서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들이 원고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 프로그램 사용료, 관리비 등의 액수, 대리운전 기사들의 업무 수행 시 준수할 사항이나 받아야 할 교육 등을 원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피고의 보수액은 대리운전요금에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위 수수료 등을 공제한 금액인데, 원고가 대리운전요금 액수를 결정한 상태에서 피고에게 콜이 배정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배정받을 콜을 쉽사리 거부하기 어려워 피고의 보수 역시 원고가 사실상 결정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피고가 제공하는 대리운전 노무는 원고의 대리운전업 영위에 필수적인 것이고, 피고는 원고를 통해서 대리운전시장에 접근하며 원고와 같은 대리운전업체를 통하지 않고 대리운전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점, ④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 및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콜을 배정받는 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되어 왔고, 원고에게 전속된 정도도 강한 편에 속하는 점, ⑤ 원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주로 자동배정과 우선배정의 방식으로 고객의 콜을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배정해 왔는데, 피고를 포함한 대리운전 기사들은 배정받은 콜을 거부하는 경우에 향후 배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대기 순서가 뒤로 밀리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어 쉽사리 배정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우선배정을 받기 위하여는 원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제시하는 우선배정 조건에 따라 콜을 수행하여야 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동업계약서에는 피고의 복장과 업무 수행 시 준수할 사항 및 교육을 받을 의무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어 피고가 이를 위반할 경우 주의조치나 계약해지가 가능하였으므로, 피고와 원고 사이에 어느 정도의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⑥ 대리운전요금은 고객이 카드 혹은 현금으로 결제하는데, 카드 결제의 경우 원고가 고객이 제공한 카드 정보를 이용하여 대리운전요금을 결제한 후 피고에게 노무제공의 대가로 대리운전비 상당의 금액을 별도로 지급하고, 현금 결제 시에는 고객이 피고에게 대리운전요금을 직접 지급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대리운전 기사만이 현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으로 대리운전요금이 원고에게 귀속된 후 원고가 대리운전비를 피고에게 지급하는 절차를 생략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피고에게 노무제공의 대가를 지급하는 주체는 고객이 아니라 원고라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근거로 하여, 피고가 원고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라고 본 원심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