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3년 10월 27일 9시 30분 봉화산역에서 집합
장소: 경기 광주 남한산성 준암장
구성원: 한상섭, 오성호, 최영법, 김태리, 김현지
이번에 간 곳은 남한산성의 준암장입니다. 지난번 범굴암보다 차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가서 있었어요. 거기에도 주차장과 공중화장실이…😲
오후 이른 시간에 운동하러 오시는 최영법 님도 함께 했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거나 운동복 차림으로 암장에서만 뵙게 되어서 그런지, 밖에서 자켓이라도 한 장 더 걸치고 계시면 왜이렇게 낯이 설까요. 점심 즈음에 나오신다 하니 아마 몇 번은 뵈었을 터. 낯설고(ㅠ_ㅠ) 반가웠습니다.
이번에 간 준암장은 범굴암과 마찬가지로 남한산성에 있었는데, 검색으로 등반기를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히 범굴암보다는 찾는 사람들이 적은 것 같았습니다. KMG(코리아마운틴가이드) 클라이밍 스쿨의 교육장으로 쓰이는 곳이라서일까요. 조금 더 비탈져있고, 두 사람 서면 꽉 찬다 싶은 곳도 있어서(스네이크 1,2 출발지점 같은 경우) 때문에 처음 빌레이를 볼 때 어떻게 안전하게 서있을까 싶어서 영법님이 하는 자세를 먼저 보고 태리씨 빌레이를 봐주었습니다.
빌레이는 항상 어렵습니다. 몸도 마음도…😔 저는 불안이나 부담감, 취약성이라는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속성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 공동체에 더 이롭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확보자로서의 솔직함은 좀 다른 기준을 요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를 믿지 못하겠고 확보를 보는 것이 너무너무 무섭지만 이 감정이 너무 멀리 달려나가면 어떤 선등자도 제 앞에 세우지 못할 테니까요.
‘견디지 못할 부담감’이라는 건 주관적이고, 미루지 않고 반드시 나눠가져야하는 의무라는 것이 있고, 그렇지만 오버해서는 안되고(동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요즘 확보를 보면서 생각하는 건 그래서 ’못하겠습니다‘라는 솔직함을 언제는 펼쳐야하고 언제는 조용히 가지고 있어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네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가능한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상은 저의 어쩌구저쩌구…
태리씨와 저는 이번에는 탑로핑으로만 등반을 했습니다. 왼쪽 벽부터 스네이크 1, 2(5.9), 핑거크랙(5.10a), 준마둘(5.10b) 등 다섯개 정도 루트를 해보았고요. 하나는 조금 헷갈립니다. 태리씨!
탑로핑으로 하니까 그런 거겠지만, 쭉쭉 땡겨주시고 기다려도 주시고 미끄러지면 잡아도 주시니 줄을 걸라고 하면 절대로 못했을 것을 아아 어쩌란말이냐 트위스트추면서 과감하게 붙잡아도 보고 매달려도 보고 했던 것 같습니다.
준마둘은 초반쯤엔가, 몸을 두세번쯤 옮겼을 때에 오른쪽 손가락으로 잡은 홀드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터져서(ㅋㅋㅋ) 손톱만한 돌멩이와 함께 뒤로 휭 날았습니다. 어이쿠야 식겁했는데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여태 확보를 보면서 몸이 뒤로 튕겨나가는 추락은 말로만 들었지 경험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걸 제가 또 한 덕분에…😌 이렇게 또 빌레이어가 무엇에 대처해야 하는지를 또 하나 배웠습니다.
텐삐를 했다! 라는 기분에 도취되어서 한판 더? 콜! 했는데 장렬히 전사한 건 안비밀.
핑거크랙이 제법 쉽고 재미가 있었는데, 상단이 좀 계단처럼 되어있어서 그쪽으로 가면 난이도가 낮으니까, 왼쪽 옆으로 살짝 가서 봄바람(10c) 상단 맛만 보라고 올려보내주셨고 역시 맛만 보았습니다. 봄바람이 이렇게 짜고 맵고 시다니.
이런저런 도움되는 이야기도 해주시고 빌레이도 봐주셨던 세 분은 저희가 했던 루트 외 (제 기억이 맞다면!) K1, 준, 준마셋, 준마둘 등 하셨고요. 그 김에 줄도 걸어주시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법 님 미처 뒷풀이 식사자리 함께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다음 번에 또 뵈어요!
TMI: 강원도 인제에 자주 가서 먹고 자고 노는 편인데, 거기에 어떤 단피치 암장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니까 아갈바위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인스타에서 지인의 등반기로 본 적이 있는!! 해서 지금은 무리이고 태리씨랑 나중에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지면 아갈바위에 가서 야영도 하고 등반도 하고 놀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년에 태리씨와 저, 가능할까요?ㅋㅋㅋ
첫댓글 맛깔나는 글과 사진 잘 읽었어요.
참고로 아갈바위는 등반이 금지된 즉 폐쇄된걸로 아는데 ...
혹시 모르지, 상황이 바뀌었는지
야크암장의 떠오르는 신성 두분과(현지.태리씨) 한상섭 센터장님과 오성호 선배님 덕분에 오랜만에 즐거운 등반 했습니다.
선약으로 뒷풀이 못해서 아쉬웠지만 기회는 또 있겠죠^^
등반기회 만들어주신 센터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쭉 잼있는곳 자주 공지 부탁 드려요
항상 응원 드립니다^^
현지언니랑 저랑 했던 루트 정상 (Top) 5.10a , 왼손칸테 5.10a 추가요 ~~ 😆
그리구 영법님과 같이 나온 사진에서 제가 가는 길은 스네이크2입니다!
꽃 피는 봄에 아갈바위 가쟈요 🤍🤍 겨울에 운동 열시미 해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