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대청봉을 올라가니 그곳 관계자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청봉에 오른 등산객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이 팔십 몇 살(?)이었다고 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주말마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대청봉이 뒷동산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금단의 문일 수 있다는 것을 되뇌여 보았습니다.
설악산 등산 중에 어느 분이 오색 케이블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사실 저도 명확한 견해를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햇수로 3년 전에 교통사고로 무릎을 다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는데 무릎에 문제가 있으면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문제가 된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오색 케이블카의 설치에 대해서 명확한 찬성의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산악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설악산 대청봉을 한 번도 오르지 못해 본 사람들이 꽤나 많다고 합니다.
저도 발 부상 이후로는 대청봉을 오른 적이 없습니다. 오르는 것은 가능한데 내려오는 것이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오색 케이블카가 완성되어서 모든 국민들이 민족의 영산인 설악산 정산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으면 합니다.
글을 마치려고 보니 계절에 다소 어울리지 않으나 몇 년 전에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올라갈 때 동트는 새벽에 안개에 싸인 봄꽃을 보면서 당나라 시인의 싯구가 떠올라서 그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는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철원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하였는데 늦은 가을에 막사 주변 산에서 산철쭉을 파다가 내무반에 들여 놓으면 이맘때가 되면 따뜻한 온기를 받아서 연분홍꽃이 개화되는 것을 보고 즐거워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시문을 올려봅니다.
예전에 작성해서 산악회 카페에 올렸던 글을 찾아보니 그날이 5월 29일이었군요...
대청봉을 거의 다와 가는데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운무에 싸여서 핀 진달래꽃에 딱 어울리는 싯구가 있었습니다.
細雨濕衣看不見 보슬비 옷을 적시나 보이지 않고
閑花落地聽無聲 들꽃은 땅에 떨어지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네
내년 봄에는 무릎이 완치되어서 다시 대청봉을 오르기를 서원해 봅니다.
관련기사 올립니다.
https://v.daum.net/v/2023061506200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