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기 전
제 남편 선비님은 저녁마다 오징어 튀김, 부침개, 동태전 같은 메뉴만을 선호했고
두 아들은 왜 부모님이 기름기 많고 튀긴 음식을 매일 드시냐고
부디 건강식을 찾아서 드시라고 걱정스럽게 말하곤 했지요.
저도 나물이나 채소 위주의 식사를 좋아했지만 하루 한끼 먹는다고 강조하는 남편을 위해
식사를 차려주고 그저 한 조각 맛보고 제가 좋아하는 종류로 식사를 하곤 했어요.
일터에서 저를 꼭 집어 괴롭히는 한국인 보조디렉터로 인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저녁 먹고 나면 동네를 일부러 멀리 돌아 한시간 반씩 걸으면서 혼자 욕도 하고 발도 구르곤 했어요.
퇴근할 때 건널목에 서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노라면 마음이 너무 억울하고 서러웠어요.
의사를 만나서 우울증 약을 받을까 하다가 여성호르몬제를 처방받아서 먹었던 것이 스트레스와 겹쳐서
석회화된 세포들을 암성으로 전환시킨 것 같아요. 3개월쯤 후에 멍울이 하나 만져지더라구요.
수술하니 1센티와 1.5센티 두 개가 제거되었고 겨드랑이 임파구에서는 암세포가 없었다고 2기 초기라 하더라구요.
항암하고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해야한다고 했지만 그냥 전체절제를 하기로 했어요.
우리 작은 외숙모님이 유방암으로 6년 후 돌아가신 충격이 있었기에 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그 분은 믿음이 참 좋으셨고 성품도 좋으셔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분이셨는데
암 투병이 길어지다보니 애처가 남편이 바람이 나고 아주 슬프게 돌아가셨어요.
만일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나님 앞에 서면 "제 인생에 대해 감사뿐입니다" 라고 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사라지더군요.
수술하고나서 한 달 뒤 일터에 복귀해서 지난 6년간 열심히 일하다가 조금 일찍 두 달 전 동반은퇴를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남편도 저도 당뇨가 있어서 오전에 사과 반개와 견과류, 삶은 달걀을 먹거나 아점으로 비빔밥, 누룽지밥을 먹어요.
저녁에는 고등어 구이와 청국장, 김치 혹은 간단한 식사를 6시 전에 먹지요.
튀김기는 아예 치워버렸고 에어후라이어에 요리할 때가 많고 섬유질이 많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합니다.
불에 탄 음식은 안좋지만 누룽지 조금 탄 것은 나쁜 걸 흡착하여 나간다고 하여 누룽지밥을 자주 먹어요.
발효음식인 청국장도 직접 띄워서 먹고요. 채소 샐러드만 먹을 때도 있고요.
우리 선비님이 요새 가슴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폐나 기관지에 좋은 연근을 조려먹거나 전을 부쳐서 먹곤 해요.
식후 삼십분 운동하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려고 노력해요.
암 환우의 최고 좋은 치료제는 긍정마인드라고 하네요.
유방암 카페에서 그걸 알게 되고나서 컬투쇼나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같은 프로를 유투브로 많이 듣고 웃곤 해요.
전에는 뭐든 아끼고 안썼다면 지금은 하고 싶은 거 다 하려고 해요.
가까운 한인 마트에 배낭메고 걸어가서 크림빵도 사다 먹고 옥수수도 사다 쪄먹고요
친구들이 맛있는 거 많이 사줘서 먹었으나 요새는 제가 사려고 해요.
여름에는 풀밭과 흙길을 맨발로 걷기, 얼싱매트를 침대 위에 놓고 자기/ 자는 동안
운동과 식이, 어깨의 무거운 짐 내려놓기, 자꾸 웃기, 맘껏 성경읽고 기도하고 찬양하며 사람들을 사랑하기
그러다가 둘 중 하나 가게 되면 까잇것 더 좋은 데로 가자 하고 다 내려놓기를 마음으로 연습하기!
첫댓글 자다가 일어나보니 두 분의 귀한 암 투병기가 올라와 있군요. 솔향님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시고 평안한 생활을 하신다니 조용히 응원드립니다. 여월님은 댓글을 달지 말라고 하시니 달 수가 없네요. 두 분과 그 가족들을 위해 잠시 기도드립니다.
저도 여월님과 사랑스러운 아내 콩쥐부인님을 위해 오늘 예배때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드렸답니다. 댓글 사양하셔서 이 글로 위로를 대신하고 싶었거든요.
그러셨군요. 마음을 잘 다스리고 계신 듯 합니다. 마음 편하면 병은 물러가지요.
주변에 유방암 치료받았거나 치료중인 지인들이 좀 있어요. 다들 별문제 없이 잘 이겨내고 있고 오래전 완치되어 저보다 더 팔팔하게 활동하는 토론토 후배도 있습니다.
올해도 두분 더욱 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예배때 찬양을 하면 마음이 뜨거워져서 손이 저절로 올라간답니다. 저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제가 깨달아야할 게 있어서 일어나는 신의 계획과 배려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이어요.
수술과 치료후 6년이 지났다니 편안한 맘으로 생활하셔도 될 거 같아
은퇴겸 축하드리고 이젠 행복할 일만 남았으니 바지런하고 솜씨좋은
솔향님께서 선비님 잘 모시면서 재밌게 사셔요~ 홧팅!!
유방암은 가장 순한 암이면서 재발 위험이 큰 암이기도 하답니다. 그래도 초초긍정 마인드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한걸음씩 전진해나가면 되니까요. 우리 비나리님도 새해엔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감사해요
솔향님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너무 좋습니다. 제 남편도 작년의 반을 수술과 치료를 반복했어서 그 마음 압니다. 남편도 할수 있을때 하고싶은것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기로 해요!
아이쿠...그러셨군요. 하루 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되는 거니까 날마다 기쁜 맘으로 싸워나가야겠지요? ㅎㅎ 부군님의 쾌유를 위해 기도할게요.
기도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한번만 저를 위해 생각해주시고 건강을 기원해주셔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기도의 힘을 알거든요. 오래 많이 안해도 아실 분께서는 아시니까요.
조금 일찍 은퇴하신 이유가 있으셨군요.
그래도 치료받으시고 6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완치판정을 받으셨을듯 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신다면 즐겁고 행복한 삶이 되겠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여성호르몬제와 스트레스가 제겐 치명적이었으니 이젠 다시 걸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여성호르몬 먹고 3개월동안 급히 자란 암세포를 막기위해 여성호르몬 차단하는 약을 3년간 먹으면서 노화를 격어야했답니다. 의사는 5년 먹으라 했지만 관절도 아프고 여러 부작용이 있어서요. 살아가는 시간동안이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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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초기에 발견한 암은 생존율이 높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받을 당시에는 충격이 컸어요. 이상하게도 챙피해서 친한 친구들에게도 말하고 싶지않았어요. 정말 오랜 친구에게만 말했는데 자기도 항암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랬어요. 삶과 죽음은 저마다에게 얼마나 소중한 문제인지 자신에 대해 깊이있게 점검하게 되더군요. 후회하지않는 삶, 좀 더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몹시 추운 날 홈리스들에게 따끈한 치킨수프를 끓여가지고 나눠주면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답니다.
무한 긍정의 자세로 이겨내신 투병기.웃음을 잃지 않고 전진하는 모습은
정말로 놀라워요.!!!
예측할수없이 다가온 고난을
극복하면서 더욱 강인하고 사랑이 넘치는 솔향님의 글에 경건해지기까지합니다.!!!
솔향님의 하시는일, 가시는길 그분이 늘 동행하기를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