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의 건강여행
최 청 / 식품공학과
콩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온 식품이다. 콩의 원산지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북동부임을 아는 사람은 콩을 육종하는 사람 이외에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콩의 재배역사는 대략 기원전 약 11세기 이전부터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들은 함경북도 회령군 오동 유적지의 유물에서 출토된 것으로 입증될 수 있으며, 『삼국사기』에 의하면 삼국시대 초기에는 콩이 널리 재배되어 우리 조상의 먹거리로 되어있었음을 알 수 있고, 재배 시 서리의 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알 수 있다.
콩과 우리 민족은 오랜 세월 동안 떼려야 뗄 수 없는 식생활을 하면서 살아왔다. 콩을 식용으로 하면서 콩 속에 들어있는 많은 영양소들이 우리들 조상의 건강을 지켜주었고 현재에도 우리들 건강을 지켜주고 있다.
콩은 과거 단백질과 지질원으로 그리고 최근 암을 비롯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을 갖춘 식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콩의 생리활성 물질인 식물성 성분(phytochemicals)과 이의 생리적 기능 특성을 살펴보자고 한다.
콩의 성분
콩은 동양이나 서양에서 지질이나 단백질원으로 식품이나 사료에 이용되어 왔다. 콩 성분 20~24% 지질, 30~40% 단백질, 35% 탄수화물 그리고 5%의 기타 성분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비타민 B군, A, D 그 외 미용과 노화 예방 효과가 큰 비타민 E 함량이 많아 인체의 유해한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
콩에는 쌀에 부족한 라이신이 많은 반면 콩에 부족한 메치오닌은 쌀에 많으므로 이를 조화 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쌀에다 콩을 넣는 콩밥, 콩을 물에 불려 삶은 뒤 갈아서 걸러낸 물에 쌀을 넣어 익힌 콩죽이다.
이 얼마나 균형이 잘 맞는 식품배합인가. 또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즈에 선정한 콜레스테롤 및 암 예방 효과가 있는 6개 식품, 콩, 마늘, 셀러리, 자몽, 브로콜리, 아마씨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콩과 마늘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옛날부터 즐겨 먹어온 콩과 마늘을 더욱 자주 먹지 않을 수 없다.
식품학적, 영양학적 면에서 다른 어떤 식품보다는 훌륭한 콩과 콩제품을 우리 조상들이 슬기롭게 사용하였던 것처럼 우리도 매일 식탁에 몰려 가족들이 올바른 식생활을 영위하도록 하여야겠다.
1) 단백질분해효소 저해인자
콩 단백질에는 단백질 가수분해효소 저해인자, 즉 트립신 저해체가 들어있다. 그래서 날콩을 그래도 먹지 않고 볶거나 삶는 등 열처리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저해인자는 열에 의하여 대부분 활동성을 잃게 된다.
트립신 저해체는 체내에 흡수되어 혈액을 통하여 온몸을 순환하게 된다. 이때 정상 세포가 암세포 전환되는데 필요한 특정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의 역할을 함으로써 암세포 발생을 방지한다. 날콩의 단백질분해요소 저해인자가 동물실험에서 피부 및 방광암 세포를 50% 이상 억제하였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대두에 존재하는 트립신 저해체가 대장암, 폐암, 췌장암, 구강암, 그리고 식도암 세포를 현저하게 억제하며 특히 췌장 비대 현상을 유발시키는데, 이 현상은 췌장 세포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이때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분비도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B세포를 증식시키며 동시에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트립신 저해체는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주목된다.
2) 이소플라본
이소플라본은 식물체에 들어있는 색소의 한 가지로 페놀계화합물의 배당체이다. 콩에는 3가지 이소플라본, 즉 제니스틴 0.15%, 디아제인 0.007% 그리고 글라이시틴이 당과 결합한 형태로 들어있다. 이 화합물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활성을 나타낸다. 또한 최근에 와서는 콩 이소플라본의 항암, 항지혈 및 항산화 작용 등의 생리 작용이 인정되고 있다.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은 정상적인 생리작용의 유지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농도가 높아지면 유방암을 비롯한 호르몬과 관련된 암을 일으킬 위험성이 무척 높아진다.
이때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대두 이소플라본류는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에 붙는 것에 경쟁 작용을 하여,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에 결합할 가능성을 낮추어서, 에스트로겐이 수용체에 붙음으로써 생길 수 있는 결과 중의 하나인 유방암이나 난소암등과 같은 암세포의 발생을 차단하여,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두 이소플라본류를 항에스트로겐 물질이라고도 한다.
3) 피틴산
콩 속에 들어있는 인의 함량은 0.5~0.7%인데 이 가운데 70~80%가 피트산의 형태로 존재하며, 나머지는 인지질이나 무기인이 차지한다. 피틴산은 대장에서 칼슘, 철, 마그네슘 등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대두에 존재하는 좋지 못한 성분으로 인식되어 왔었다.
그러나 이 문제의 피틴산은 항암효과뿐만 아니라 심장병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피틴산은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하여 신체의 방어력을 증강시키고 면역기능을 높여서 항암효과를 갖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4) 사포닌
콩 사포닌은 수용성으로써 80% 알코올에 잘 녹으며 쓴 맛과 떫은 맛을 낸다. 콩 사포닌은 과산화지질의 체내 축적을 방지하고 체내의 지방생성을 억제하고 혈관에 부착된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용해해서 제거하여 혈액의 정상적인 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 와서는 콩 사포닌은 항지혈, 항산화작용 등이 밝혀짐에 따라 콩이 노화방지에 유효하여온 유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5) 식물성 스테롤
동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라는 달갑지 않은 물질이 있지만, 식물성 식품에는 식물성 스테롤이라는 유용한 물질이 있다. 식물성 스테롤은 잘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섭취 후에는 작은 창자를 통과하여 곧바로 큰 창자로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하여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한다. 또한 식물성 스테롤은 동물실험에서 대장암 세포의 50% 정도를 억제하며 피부암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일본인, 채식주의자 등과 같이 식물성 스테롤을 섭취하기 쉬운 집단에서 대장암이 발생률이 현격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식이섬유
콩에는 25%에 해당하는 섬유성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불용성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소화 흡수되지 않는 비영양성분이다. 이런 까닭에 이것은 단지 무용지물일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중요한 무기질을 흡착배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양장애를 일으키는 귀찮은 존재로 여겨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에 식이섬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섬유성 물질에 대한 재평가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
콩 속의 식이섬유가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작용은 콜레스테롤 제거 작용이다. 일반적으로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담즙산을 흡착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 몸속의 콜레스테롤은 일부가 담즙산으로 변화되며 이 산은 다시 간장으로 들어가서 콜레스테롤 재생에 참여한다. 그런 데 식이섬유에 함유된 펙틴이 담즙산을 물리적으로 흡착하여 대변으로 배설함으로써 간장과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다.
7) 대두올리고당
콩에는 섬유소 이외에도 비영양성 물질이지만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탄수화물 성분인 올리고당이 있다. 이들 올리고당은 상쾌한 맛을 내지만 직접 우리 몸에서 소화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다이어트 음식의 감미료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우리가 먹는 올리고당은 소장을 통과한 후 대장에 가서 무수한 장 내 균총에 의해 발효되는데 이때 가수분해된 일부의 당은 재흡수되지만 바로 이것이 방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8) 콩 단백질
콩 단백질은 인류가 이용하는 단백질에 대부분을 공급하여 주며 또한 식물성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값싸고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콩 단백질은 유아식, 스포츠 드링크, 우유나 육류대치품, 곡류강화식품 등 물리화학적 기능특성을 주는 식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콩 단백질 식이가 심장병, 비만, 암, 당뇨 등에 관련이 있어 생리활성물질로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식물성 단백질은 혈청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두 가지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그중에서도 콩 단백질을 사용한 식물성 단백질이 혈청 콜레스테롤 강하작용을 나타낸다.
9) 레스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소금의 섭취량이 높은 편인데 염분 내의 나트륨은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체내의 나트륨 작용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은 칼륨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두에는 이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안조텐신 전환효소 활성저해에 관한 연구결과로 콩, 된장의 혈압상승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체내에서 소화 흡수된 레시틴은 간장에서 분해되어 콜린이 생성되며 이 콜린이 대뇌에 보내져 아세틸콜린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특히 발육기의 뇌 영양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0) 필수지방산
콩에는 지질이 20%나 들어있는데, 대부분의 지방산과 글리세롤이 결합된 중성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레시틴과 극소량의 기타 성분도 함유되어 있다.
지질의 기본 구성 물질은 30가지나 되는 지방산들인데, 리놀레산이라고 불리는 이 지방산은 따라서 음식을 통하여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 지방산을 필수지방산이라고 한다. 이 리놀레산과 이것으로부터 생합성되는 리놀렌산, 그리고 아라키돈산은 세포막 생성의 필수물질이며, 동시에 혈암강하작용 등 중요한 생리활성에 관여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전구물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콩기름에는 바로 이 리놀레산이 무려 51%나 들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리놀렌산이 9% 정도 들어있다. 이렇게 콩 속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은 필수지방산으로서의 구실도 하지만, 동시에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키므로 동맥경화증을 방지하는 일석이조의 작용을 한다.
콩으로 만들어지는 전통식품
동양에는 콩을 직접 식용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러한데, 그로 인해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한 콩의 식용방법을 알고 있다. 우리 조상은 콩을 먹는 데 있어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고, 지금의 우리는 이러한 조상의 지혜를 물려받은 것이다.
콩은 어느 음식의 일부분일 수도 있으나, 그것 자체로써 하나의 식품이 되기도 한다.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콩의 형태는 풋콩, 마른 콩, 콩나물, 콩가루 그리고 액체나 물기 있는 반죽 등 무척 다양하며, 계절에 상관없이 식품의 소재로써 그리고 양념으로써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콩 음식은 발효과정을 거치느냐 거치지 않느냐에 따라서 크게 비발효식품과 발효식품으로 나눌 수 있다.
콩은 과거부터 양질의 단백질과 지질원으로 그리고 최근 암을 비롯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을 갖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식이-건강의 관계에 있어서 콩은 이미 우수한 기능식품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식생활의 변천으로 무공해, 건강지향식품이 발전될 것으로 보아 콩이 갖는 생리활성 기능 성분, 지질, 단백질, 식이섬유, 대두올리고당 그리고 식물성성분(phytochemicals)에 관한 활용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첫댓글 최 청 교수님의 투고에 감사드립니다. 한 때 학교에서 된장, 간장 등을 교직원에게 팔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제품들이 다 최 교수님 주도하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판도 좋았습니다. 우리 대학이 이 제품들을 상품화하지 못하여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이후로도 교수님께서는 시민을 상대로 건강에 관한 강의를 자주 마련하셔서 유용한 지식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콩은 대표적 작물로 소개되곤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나눌 수 있음에 다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