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우주 군사화, 무기화 중단으로 핵전쟁을 막자
1. 위험천만한 핵전쟁 훈련
3월 4일부터 나흘간의 위기관리연습에 이어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전쟁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3월 14일 1부가 끝나고 17일부터 20일 까지가 2부다. 3월 7일 내란 수괴 윤석열이 구속 취소 조치되었다. 내란은 종식되지 않은 듯 보인다. 내란 수괴가 헌재에 의해 파면되지 않는다면 계엄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계엄 훈련을 포함하는 한미연합전쟁훈련은 이러한 위험한 시국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다. 3월 6일 접경지역인 경기도 포천의 오폭 사고에서 보듯 전쟁훈련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
무엇보다 ‘방패’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공격적인 이 한미연합전쟁훈련은 북한은 물론 대(對)중국을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의 준비 태세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협 때문’이라고 말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의 언급이 이를 뒷받침한다.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2기 정부는 2월에 B-1B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한미 공중 훈련을 한반도 ‘상공’에서 전개하고 3월 2일,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의 칼 빈슨 핵항공모함과 미 이지스 구축함 2대를 연합훈련을 위해 부산항에 입항시켰다. 핵항모 입항에 대해 군은 “단지 북핵이 아닌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 하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24년 7월 바이든과 윤석열이 승인한 이른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의 공동기획 및 실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에서 볼 수 있듯 한미연합전쟁훈련은 ‘핵 선제 타격’을 전제로 하는 훈련이다. 또한 그 후 열린 5차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에서 보듯 무력 위협을 내포한 ‘억제’라는 표현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대서양 지역 간 연계성 심화’가 함의된 것이다. 한미연합전쟁훈련은 위험천만한 공격적 핵전쟁 훈련으로서 세계 평화를 위협하며, 그 자체로 무력 위협과 무력 행사를 삼가할 것을 명시하는 유엔 헌장을 위반한다.
2. 우주 군사화, 무기화 중단으로 핵전쟁을 막자
핵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주의 군사화와 무기화다. 위성정찰, 로켓 기술, 그리고 AI는 평화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어야 할 우주를 군사화하고 핵전쟁의 위기를 촉진시킨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올해 ‘자유의 방패’ 훈련에서는 국방생성형 AI가 시범적으로 도입된다는 점, 주한미우주군이 참여하는 폴라리스 해머(Polaris Hammer)-KOREA' 훈련 2단계가 실시된다는 점이다.
폴라리스 해머-코리아는 주한 미 우주군 창설 이후 처음으로 행해진 대규모 합동지휘통제훈련이다. 그 1단계 훈련은 트럼프 취임과 거의 동시간대인 한국 시각으로 1월 21일에 시작되어 나흘간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행해졌고, 여기에 미 8군 등 한반도 전역 미군 부대, 한국 공군, 그리고 미국 본토 밴던버그 우주군 기지의 요원들이 투입되었다. 3단계는 연말에 실시된다. 2024년 12월 존 패트릭 주한 미 우주군 사령관은 90여 명인 부대 규모를 2025년 말까지 두 배로 늘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 공군 글로벌 타격 사령부 부사령관 마이클 러튼 중장은 "우주 우위와 핵 억제력은 밴던버그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밴던버그 미 우주군 기지는 한국의 군 정찰 위성 1호기와 3호기가 각각 2023년 12월 1일과 2024년 12월 21일, 스페이스의 팰컨9에 탑재되어 발사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1기 때 미국의 ‘패권’을 위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 바 있다. 2022년 11월 바이든 정부 때에는 하와이에 인도태평양 우주군이 창설되었고 12월 주한 미 우주군 창설에 이어 2024년 12월 일본 요코타 기지에 주일 미우주군이 창설되었다. 매스털러 인도태평양우주군 사령관은 "커지는 중국의 위협 속에” 인태사가 “최우선 순위" 임을 강조한 바 있다. 역내 미사일 경보와 위성통신 등 우주분야 임무를 수행한다고 알려진 주한 미우주군은 국토가 좁은 한반도보다 대중국을 염두에 둔 용도로서 한미일 전쟁동맹에서 공격의 첫 고리로 설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 1주일 후 미국을 위해 ‘아이언 돔Iron Dome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할 것을 지시하였는데, 후에 골든 돔Golden Dome으로 공식 명명된 이 시스템은 이스라엘 시스템과 달리 이른바 ‘적의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으로부터 미 본토 방어’를 위한 것이다. 또한 이른바 ‘우주 전쟁’ 이라 불린 레이건의 전략방위구상, 그리고 부시 주니어의 미사일 방어망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서 우주 패권을 통한 미국 패권이란 오래된 미국의 정책이 드러나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우주 배치 감시체계, 다층적인 군사 우주감시 시스템, 우주 기반 요격체 등이 포함된다. 미사일 방어망이 핵 선제 공격을 전제로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트럼프의 아이언 돔은 사실 우주 기반 핵 무력 위협에 해당하는 것이며, 불필요한 군비 증강을 가져올 뿐인 기획이다. 또한 동맹국들을 미 본토 방위를 인한 역할로 더욱 확고하게 종속시키는 것이다.
트럼프가 2월에 중국, 러시아와 군비축소 및 핵무기 감축에 대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필요성이 강조된 바이든의 개정된 핵무기 운용 지침은 여전히 살아 있다. 또한 트럼프가 2019년 탈퇴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비롯 기존의 핵무기 감축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 재개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위성과 우주 감시 체계, 미사일 배치 등 우주의 군사화와 무기화를 촉진하는 아이언 돔 정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핵무기 감축을 말하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것이자 기만적인 것이다. 더구나 데이터 편향과 오류의 높은 가능성을 가진 AI의 핵전쟁 및 핵전쟁 훈련 도입은 엄청난 전력소비와 그로 인한 환경 파괴는 물론, 인류의 미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학살터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AI 실험실’ 로 만든 것에서 알 수 있듯 이른바 ‘국방생성형 AI’에는 희생자들의 피가 묻어 있다. 전쟁 훈련에 국방생성형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무차별 학살을 위한 것이다. 또한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사족보행로봇 등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가 현장을 누빈 것에 대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첨단’이란 이름 아래 전쟁의 양태가 인간의 얼굴을 지운 ‘살상’의 무대가 되어 가고 있다.
한반도, 그리고 인류가, 핵전쟁의 가능성을 종식시키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우주의 군사화와 무기화를 종식시키는 일이다. 또한 AI 와 로봇을 군사적 용도로 쓰는 것을 금지하고 AI 사용에 대해 제약을 가해야 한다. 더불어 미국의 충실한 동맹국이자 전시작전권도 없는 한국이 그 대가로 어떠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 냉엄하게 보아야 한다. 현재 일각에서 부추기는 한반도 핵배치 구상은 모두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며 한화 등 전쟁무기 기업이 뛰어드는 AI, 우주산업 등은 우주의 군사화, 무기화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전되는 AI와 우주산업에 대한 제약 또는 중단을 촉구하고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
핵전쟁을 막기 위해 군축 및 관계 회복과 더불어, AI 사용을 제약 또는 금지하고, 우주 군사화, 무기화를 중단하라!
2025년 3월 14일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