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우리는 이것들을 사계라고 부른다. 사계중 내가 가장좋아하는 ‘봄’ 지금부터 나는 이 봄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려한다
벚꽃이 아직 피지않은 이른봄, 그해도 어김없이 개학이 찾아왔다. 나는 2년간 다녔던 별관이 아닌 본관으로 들어가 다시한번 내가 3학년임을 느꼈다. 그와동시에 부담이 몰려왔다. 최고학년이라는 타이틀은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부담되기도 했다. 나는 홈페이지로 들어가 내 반을 다시한번 확인하고선 내 반으로 향했다. 반에는 절반 정도가 와있었고 칠판엔 자리배치가 적혀있었다. 나는 내자리를 확인하고 자리에 앉아 폰을 보았다. 어색한 정적속 계속해서 반으로 친구들이 몰려왔고 아는 애들끼리는 벌써부터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다 종이 쳤고 우리는 칠판에 적혀있는 ‘강당으로오세요’ 라는 글씨를 보고 강당으로 갔다.
강당으로가니 역시나 교장선생님의 지루한 연설이 기다리고 있었고 지루한 연설이 끝나고 우리가 기다리던 담임쌤 공개가 다가왔다. 1반에 과학쌤, 2반에 영어쌤 그리고
내반인 3반의 담임쌤은 기술쌤이셨다. 애들은 영어쌤이
우리반이라고 말하고 다녀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술쌤이 담임쌤이 되니 실망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짧은 자기소개가 끝나고 나는 6모둠이 되었고 같은 모둠친구들이랑 빠르게 친해졌다. 우리는 개학식날의 국룰 오리엔테이션만 듣고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서 학원을가고 집에와서 잠을 자는 걸 반복하다보니 벌써 등교길에는 벚꽃이 피어있었다.
벚꽃이 핀 등교길을 우연히 만난 친구와 걸으며 가다보니 반에 도착했고 우리는 자리에 앉아 나머지 두친구에게 “이번주말에 날씨좋다는데 놀러 갈래?”라고 물었다. 둘다 좋다고 하자 바로 계획세우기에 돌입했다. 우리는 놀러갈 곳, 모일 장소와 시간, 그리고 준비물등을 정하며 즐겁게
주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주말, 약속장소인 양산역에서 약속시간인 10시까지 기다렸는데 한명이 안왔다. 그래서 내가 대표로 전화를 걸었더니 미리 도착지에 와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제서야 지하철을 타고 황산공원으로 향했고 거기서 마지막친구를 만나 벚꽃축제를 즐겼다.
한친구가 챙겨온 간식을 먹고 사진도 찍고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보드게임도 즐기고 배가 고파지자 황산공원을 나와 근처 식당에 들러 밥을 먹고 근처를 구경하다 3~4시쯤에 집으로 갔다. 집으러 가서는 디스코드로 또 떠들다가 다들 저녁을 먹으러가고 나도 저녁을 먹고 잠에들었다.
다음날, 뭔가 이상했다, 벚꽃이 핀 나무밑,그 옆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세’명, 그리고 근처 어디에서도 ‘나’는 찾아볼수 없었다. 이제야 나는 알수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말을 걸어도, 내가 때려도, 내가 재미없는 말을 해도 친구들의 표정이 바뀌지않은 이유를. 나는..이세상에 없던 건가? 그렇지만 내 전화를 받았었.. 아, 맞다 그날 거기에는 ‘세’명이 있었다. 나를 제외한 우리..6모둠의 ‘사람’도 세명.. 내 전화를 받은건 뭐였을까? 왜 나는 내가 살아있다고 믿은 거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야? 이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몸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벚꽃잎이 되어있었다. 내가 인간이었던 이유는 아마 내 희망사항, 4계절을 모두 경험하고 싶었던 내 소망이 나를 이렇게 만든게 아닐까? 나는 봄이 지나면 사라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