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보도되는 사건 중, 도저히 같은 인간이 저지른 행동임이 믿기지 않는 범죄들이 존재했다. 범죄자들은 있지도 않은 정신질환을 연기하며 그들의 말도 되지 않는 범죄에 대한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고 발악을 쓴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경미하지 않으며 생각보다 다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대중들은 범죄자에 있어 '정신질환 = 변명' 으로 인식하며 진정 아픈 정신질환자 치료의 필요성까지 고려하기 어려워졌다.
"치료가 먼저고 처벌은 나중이라고.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인해 생긴 범죄는 추후 예방을 위해서도 우선 치료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처벌은 그 다음이다."
나 또한 초반에는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들이 치료를 우선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의 의도는 머리로 이해하나, 그들이 범죄자라는 전제가 그들의 정신질환을 동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 같아 마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렇든 나쁜 사람은 아픈 척해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정작 아픈 사람은 안 아픈 척해 치료받지 않으려 하니 그것을 지켜보는 정신과 의사로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살해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피의자는 불을 질렀고 그 행동을 하기까지 정신질환 증상이 영향을 주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프로파일링과 정신감정의 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문장씩 읽어가면서 그들의 "범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벗어나 그 범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서 그 사람이 어떤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그 배경과 특이사항을 알아갈수록 일반 사람의 범죄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일반적인 사람이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정신질환자의 치료는 추후의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사회에도, 그 정신질환자에게도 좋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중이 그들의 노고를 알아보고 이해해주기까지 얼마나 어렵고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 지 생각하니 막막했다. 나 또한 정신질환자의 범죄를 정신질환자라는 특이사항에 바라보기 보다 '범죄자'리는 시각으로 바라봤던 개인으로서 이번 책을 어른이들과 만나며 시각의 전환의 기회를 가져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정실질환을 정신감정으로 치료하며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정실질환자들의 범죄 행위를 처벌하는 데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시적점'으로써 바라보면 어떨까.
"정신감정은 그동안 치료 기회를 놓쳤던 누군가에게는 치료를 개시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단초가 된다. 이 '치료'는 그저 그 사람 개인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정말로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면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자체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물론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는 치료와 동시에 적절한 처벌을 받게 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감정은 범법 행위의 처벌을 결정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시작점'이다.
첫댓글 관점의 전환은 언제나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나 맥락을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인류학적 연구에서도 한 사람의 맥락을 잘 파악해내는 게 관건인데요.
한편에서는 드라마, 영화 등에서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사이코패스를 제외하고는) 삶의 맥락이나 서사가 모두에게 있을테니, 이걸 고려하지 않는 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요?
물론 이러한 맥락이 가해자에게 동정심을 유발할 여지, 그리고 모방의 여지 등을 막고자 드라마, 영화에서는 가해자의 서사를 조명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겠어요 ㅎㅎ!
범죄에만 초점을 맞추는게 위험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또 그게 힘들 것 같아요. 내가 당장 피해를 입었는데 그 사람의 앞뒤 상황을 살펴본다는게 쉽지않죠ㅜㅜ 참 어려운 일인것같아요
저 역시 이번 책을 읽으며 심신미약에 대한 제 생각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범죄자의 정신질환을 이해하는 것과 그들을 동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해자를 둘러싼 맥락에 대한 이해는 범죄의 동기를 파악하고, 현명을 판단을 내리기 위해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가해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재범을 막기 위한 단초로써만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지나친 적대감이 가해자에게 시의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방해해서도 안 되지만, 정신질환이 그들의 서사로 작용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김성수를 애처롭게 표현하는 저자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게 아닐까 싶어요. 김성수와 이영학 대목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범죄의 경중에 따라서 또 달라질 문제겠지만.. 만약 중범죄의 가해자가 정신질환을 앞세우더라도 그의 사정을 이해해 줄 사람은 이 사회에서 많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부터도..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사정을 내가 왜 이해해줘야돼? 하는 생각부터 들었었으니까요🥲 가해자의 정신적 질환이 동정심과 감형까지 이어져서는 안 되지만 그 사람이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를 알면 비슷한 범죄의 재발도 예방할 수 있으니까, 가해자의 서사를 조명하는 것 자체를 배척하기보다는 “한 번 들어나보자” 마인드로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참 다양한 일들이 이 세상에 필요하구나, 어느 하나의 톱니바퀴가 고장이 나거나 낡을 경우 이 사회가 고장나버리다니! 세상살이 참 바쁩니다. 어느 하나 대충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ㅎㅎ
나름 어른이들 중에서 정신질환과 가장 가까운 전공을 배우면서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
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추천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 뿌듯함이 느껴지네요.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지만 범법 정신질환자의 서사에 대해서는 재범 방지와 예방을 위해서 들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보명이가 고민한 부분은 아마 어른이들 모두를 머리를 부여잡게 한 부분이 아닐까 함미다^^... 옳고 그름이라는 게 상대적인 것이기도 하고 절대적인 선이나 악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가 정신질환자들의 범죄와 그 처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범죄의 표면만 살피다보면 그 시작에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고 슬퍼하는 어른이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