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소문본원경(彌勒菩薩所問本願經)-6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지난 세상 적에 왕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일체현의(一切現義)였으며 단정하고 수묘하였다.
동산 누각으로부터 길에 나가다가
어느 한 사람이 병을 심하게 얻은 것을 보았다.
보고서 슬퍼하는 마음이 있어서
병든 사람에게 묻되,
‘어떤 약을 쓰면 그대의 병이 낫겠습니까?’ 하자,
병자는 대답하되
‘오직 왕의 몸에 피를 가지면
나의 병을 치유할 수 있나이다’라고 하였다.
그 때에 태자는 곧 날카로운 칼로 몸을 지르고 피를 내어
병자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여
뜻에 뉘우치거나 원망하지 아니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현의 태자는 곧 나의 몸이니라.
아난아,
4대해(大海) 물은 오히려 말질하여 헤아릴지언정
나의 몸에 피를 보시한 것은 한계를 말할 수 없나니,
그 까닭은 정각(正覺)을 구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에 지난 과거 세상에 왕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연화왕(蓮花王)이었으며
단정하고 수묘하며 위신이 높았다.
동산 누관으로부터 길에 나가 노닐다가
어느 한 사람이 신체가 나병인 것을 보았다.
보고서 곧 슬퍼하는 마음이 있어서
병든 사람에게 묻되
‘무슨 약을 쓰면 그대의 병을 고치겠느냐?’ 하자,
병자는 대답하되
‘왕의 몸에 그 골수를 얻어서 나의 몸에 바르면
그 병이 이에 나을 것이옵니다’라고 하였다.
이 때에 태자는
곧 몸의 골을 쪼개고
그 골수를 얻어서 병자에게 갖다 주되,
환희 보시하여 마음에 뉘우치거나 원망함이 없었나니,
그 때의 태자는 곧 나의 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4대해 물은 오히려 말질하여 헤아릴지언정
몸의 골수로 보시함은 말하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에 지난 과거 세상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월명(月明)이었으며
단정하고 수묘하며 위신이 높았다.
궁으로부터 길에 나가다가,
눈먼 자가 빈궁하고 굶주리며 길에 다니면서 구걸하는데,
왕의 처소에 나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는 유독 존귀하시고 안온 쾌락하시온데
나는 홀로 빈궁한데다 눈까지 멀었나이다.’
그 때에 월명왕은 이 눈먼 사람을 보고 슬퍼하여
눈물이 나오면서 눈먼 자에게 말하였다.
‘어떤 약으로 그대의 병을 낫게 할 수 있겠느냐?’
눈먼자는 대답하였다.
‘오직 왕의 눈을 얻으면
능히 나의 병을 치유하고 눈을 얻어 볼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 때에 월명왕은 스스로 두 눈을 빼어
눈먼 자에게 보시하고
그 마음은 차분하여 하나도 뉘우치는 뜻이 없었나니
월명왕은 곧 나의 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수미산은 오히려 저울질하여
근량을 알지언정 나의 눈을 보시함은
말하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