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은 짧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초반부를 읽으면서 마치 세상을 부정적으로 살아가는 우울증 환자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았다. 똑같은 삶을 되풀이하며 지겨움과 익숙함 속에서 자신의 상처들을 되돌아보지 못한 한 우울한 여자의 일기장 같았다.
취미로는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것 체력이나 몸을 쓰는 것, 감정 소모가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글의 주인공은 이 세 가지가 다 없어 보였다. 남편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고 남편이 원할 때마다 하는 관계와 아이를 위한 희생을 오랜 시간 반복해오다 한순간 전원이 나가버린 사람 같았다. 잠을 자지 못해 몸을 힘들게 하려고 수영을 하고 수영 시간을 늘려보았지만 이미 전원이 나간 정신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나는 듣기싫은소리를 피하는것보다는 다시 전원을 되돌리기 위해선 남편과 가족들과의 상의가 필요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편이었어야 할 남편조차 시어머니와 자식 이름 문제로 다툴 때 남의 편을 드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말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이책을 읽으면서 '82년생 김지영'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조금 다르지만 일상에 지쳐버린 한 여자의 엄마로서의 이야기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김지영을 읽으면서 한국 결혼의 현실을 느꼈던 것처럼 일본 독자들도 이 소설을 읽으며 일본 결혼의 현실이라고 느꼈을지 궁금하다.
사람은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야 한고 생각한다.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삶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내면이 단단해지려면 취미 생활과 성취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행복이란 각자의 행복 기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책에서도 나왔듯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전부 제각각이다."라는 구절이 자꾸 생각이 났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은 아마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고민일 것이다. 나를 위한 행복을 조금 더 존중해주고 지켜줄 수 있는 삶이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