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가을호 동산문학 등단 시(5편) 이순애
1. 수국
여름은 무덥고 장마 태풍도 두렵다
보고 싶은 꽃님들이 그립구나
내 마음의 임 그리듯 보고 싶다.
빨강 보라색 하얀 꽃님이라
모진 비바람 더위에도 활짝
누구를 위해 피어난 거야!
골목마다 피어 손짓한 임
오가는 사람들 웃음꽃이 피고
기쁨과 미소를 임에게 보낸다.
무더위를 잠깐 멀리 보낸 임
아름답고 예쁘구나. 고마워
다음 해에 만남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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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다
날마다 한없이 바라봐도
끝없는 깊고 넓은 바다
수정같이 깨끗하고 싶다
보고 있어도 싫지 않은
수만 가지 고기들 황금어장
어머니 같은 보물 창고
사계절 풍부한 해조류
우리나라 좋은 나라
바라만 보아도 흐뭇하고
행복해 함박웃음 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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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붉은 집게발 게
갈대밭 사이로
바람이 갈대를 깨운다
갈대는 사르륵사르륵
하품하며 춤을 춘다
붉은 집게발을 이마에 이고
종일 임 찾아 갈대밭을
숨이 차게 뛰어다니네
아직 사랑을 못 만났나 봐
붉은 집게발 실망 말고
꿈을 안고 오늘도 내일도
진심으로 그대를 찾으면
사랑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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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어머님
산 밑에 넓은 천 평의 전답
어머님께서 봄이면 씨앗 뿌리고
여름에는 잡초 뽑고 김매며
열심히 손발이 닳도록 가꾸고
가을에는 기쁨으로 수확했던
그 시절이 머리를 휘감아
주마등처럼 아른거리며 온다
눈만 뜨면 매일 일구던 전답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억새밭
가을이면 하얀 꽃으로 만발한다
바라만 보아도 어머님의 마음
인자한 모습과 하얀 웃음이
눈앞에 아른거려 눈물에 잠긴다
하늘나라에서 만남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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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육식물
문갑 위에 뽐내고 서 있는 너는
보기에도 예쁘고 아름다워
웃음 짓게 하니 볼수록 아름답다
날개가 몽땅 사라지고 몸통만 홀로
외롭게 있으니,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다시 피우고 달려보자
할 수 있다. 새싹을 피워보자
떡잎이 방긋방긋 얼굴 내밀며
행복을 선물할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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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 소감 -
시 쓰기 수강생을 모집한다기에 망설이다 친구들과 신청하고 참여했습니다.
평소에 글을 쓰는 일이 없고 편지 쓰는 일 밖에 없는 초보자에게 문정권 선생님의
첫 강의는 시 쓰는 요령 하나하나를 손에 지워주 듯 설명을 듣고 생각에 잠기는데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들을 모아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편 두 편 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용기가 나고 전에는 무심코 스치던 만물을
더 한 번 눈여겨보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날갯짓하는 병아리입니다.
서툴고 부족한 글이지만 이해하시고 읽어 주시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남은 인생 할 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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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진 -
- 이순애 약력 -
* 전남 해남 출생
* 완도문인협회 회원
* 문화학교 시 쓰기 수료
* 공저 : 완도문학 연간집
새 길을 찾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