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우선 군마현에 대해서 잠시 알아볼까 한다.
일본의 수도 도쿄는 관동지방에 속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남관동(南關東)’에 속하는 도쿄 도 외에 사이타마(琦玉), 치바(千葉), 카나가와(神奈川) 현과 함께 북쪽으로는 ‘북관동’인 이바라키(茨城), 토치기(栃木), 그리고 군마 현으로서 1도 6현으로 관동지방이 이루어진다.
도쿄에서 북서쪽 내륙방향에 위치한 군마현은, 신칸센으로 약 1시간 정도. 자동차의 경우 고속도로로 1시간 30분~2시간 정도의 거리이며, 일본열도 정중앙에 위치한다. 인구는 200만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기에 인구 190만인 전라남도보다는 조금 많은 정도의 규모이다.
일본 열도를 가로로 자르게 된다면 그 단면은 삼각형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일본 전체가 강원도 영동과 영서로 나누어져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내륙으로 들어가면 높은 산들이 자리잡게 되는데, 이 산들 대부분이 활화산이다. 이렇다 보니 내륙에는 대부분 크고 작은 온천이 있기 마련인데, 군마현 역시 내륙지방에 속한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1도(都:도쿄도) 1도(道:홋카이도(北海道)) 2부(府:오사카 부(大阪府) 쿄토 부(京都府)), 마지막으로 43현(縣),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구성되며, 섬나라의 특성상 대부분 바다와 인접해 있으나, 8개 현 만은 바다가 없다.
8개의 바다가 없는 현은 토치기현, 사이타마현, 야마나시현, 나가노현, 기후현, 시가현, 나라현, 그리고 군마현이다.
일본 내륙에 위치한 군마현에는 유명한 온천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온천지가 쿠사츠 온천과 이카호 온천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도쿄를 비롯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관객이 찾고 있다.
또한 군마현에는 많은 산들이 있는데 그 중 아카기산과 하루나산, 그리고 묘기산은 군마현을 대표하는 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카호중앙교회는 하루나산 자락에 있다.
참고로 자기 지역이 일본의 중심이라고 주장하는 곳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카호중앙교회가 위치한 시부카와 시이다. 그래서 매년 여름에는 시부카와 시가 일본 중심인 배꼽이라면서 배꼽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군마현의 인구 규모는 일본 47개 지자체 중 18위이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중상위에 속하게 되기는 하나, 관동지방에 한해서만 본다면 이른바 ‘북관동’에 속하는 이바라키, 토치기, 군마현은 ‘남관동’에 비해 경제규모가 현격하게 떨어진다.
이는 인구적인 부분에서도 보면 확연하다. 2023년 일본 총무성 자료에 의하면 관동지방의 각 지역 인구는 다음과 같다.
도쿄 도 14,047,594명
카나가와 현 9,237,337명
사이타마 현 7,344,765명
치바 현 6,284,480명
이바라키 현 2,867,009명
군마 현 1,939,110명
토치기 현 1,933,146명
이렇게 본다면 북관동인 이바라키, 군마, 토치기 현 인구를 모두 더해도 남관동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치바 현 하나와 비슷한 정도이다.
인구는 비록 간신히 최하위는 면했으나 인지도 측면에서 본다면 군마현은 북관동 중에서도 가장 낮은 현에 속하지 않을까 한다. 군마현의 현청소재지가 어디인가 하는 문제가 퀴즈방송에 나올 정도이다.
군마현의 현청소재지는 마에바시(前橋) 시이지만 인구가 많은 지자체는 타카사키(高崎) 시이다. 군마현에는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이 지나지만 정차하는 역은 현청소재지인 마에바시 역이 아닌 타카사키 역이다. 즉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마에바시까지 가기 위해서는 우선 타카사키에서 하차 후 재래선으로 갈아타서 마에바시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있다. 이와 같은 점 때문에 많은 일본인들이 군마현의 현청소재지를 타카사키 시로 잘못 알고 있다.
군마현이라고 하면 무엇보다 온천이 유명하다. 각종 온천 선호도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매년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쿠사츠 온천을 비롯해서 이카호 온천, 시마 온천, 만자 온천 등 군마현은 온천의 보고라고 할 만큼 질 좋은 온천이 많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과 ‘군마현’이라고 하는 이름이 잘 연결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에 살면서 군마현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상당히 생소했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나 자신도 쿠사츠 온천이나 이카호 온천이라는 이름은 알았으나, 이 온천들이 모두 군마현에 있다는 사실은 부모님이 군마현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몰랐다. 아니, 정확하게는 군마현이라고 하는 곳 자체에 대해 무관심했다고 하는 편이 적합하다.
그러던 중 1994년 4월, 아버지는 군마현 타카사키 시에 ‘타카사키중앙교회’를 창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