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계의 교세는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한국 개신교 전체 교세를 분석하고 미래 인구추계를 발표했는데,
현재 828만 명(16.2%)인 개신교 인구가 2050년에 560만 명(11.9%)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개신교 인구를 1천만 또는 1천 200만 명이라고 얘기했지만,
정부 공식 통계에서는 한 번도 1천만 명을 넘긴 적이 없었다.
이단 교인과 가나안 신자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교회 이단 교인의 규모를 대략 45만 명으로 추산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작년 기준, 가나안 신자 규모를 개신교 인구 771만 명 중 29.3%인 226만 명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현재 정통 개신교인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신자는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국 개신교는 전체 종교 중 신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전체 한국인 중 16.2%로, 대표 종교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대부분의 다종교 국가에서 신자 수 1위 종교는 대체로 인구 비율이 50% 안팎이다.
불교나 가톨릭 신자 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서 불교나 가톨릭이 개신교보다 호감도는 높지만,
종교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두 종교도 하락세를 면하기는 어렵다.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 매우 비종교적이고 세속적인 사회가 될 전망이다.
연령별/세대별 개신교 인구수를 예측한 자료에서는 2024년 26.0%(215만 명)인 2030세대 개신교인 비중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수치상으로 가장 불안한 세대로 본다.
그 요인은 취업난 등의 어려운 현실과 맞물려 있겠지만 교회에 대한 실망이나 불만도 무시할 수 없다.
교회가 점차 고령화 되며 청년들은 의사결정이나 정책 결정에서 계속 주변부로 밀리고 일꾼으로만 취급을 당해 불만이 쌓이고 있다.
교회에서 청년이 줄어드는 현상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열린 예배를 표방하는 찬양 집회에 젊은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들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모습이 흔치 않다.
교회는 청년 친화적인 구조를 갖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비율은 출산율 저하로 감소폭이 더 크다고 예측한다.
한국 개신교 역사가 깊어지면서 가족 종교화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가족 종교화란 가족 중심의 신앙생활을 의미하는데, 태어나면서 또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교회에 나가고 가족과 함께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다.
이 결과는 앞으로 비개신교 가정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매우 적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가족 종교화 현상은 개신교의 확장성 공공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족 단위 교인이 전체 교인의 대부분이라는 것은 전도로 유입되는 새 신자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즉 비개신교인 가족 중 신앙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줄고 있는 것이다.
40-50세대는 20-30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60세 이상 노년층은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 이미 지방은 초교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 전체보다 교회가 더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고 고령 인구 비율도 더 많다는 데 있다.
따라서 교회는 현실을 인식하고 고령 신자들의 신앙적 필요를 파악해 그들이 더 의미 있는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동시에 젊은 인구가 교회로 유입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오랫동안 개신교는 도시의 종교로 여겨졌다.
1960-1970년대 도시화를 빼놓고는 한국 교회의 성장사를 설명할 수 없고 1970년대 강남 개발이 유명 대형 교회를 낳은 일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970대 이후 본격화된 산업화의 여파로 도시화가 진행됐고, 많은 사람이 몰려든 대도시 교회는 비교적 수월하게 양적 성장을 이뤘다.
1990년대 이후에는 신도시 개발과 함께 교회도 신도시로 퍼져 갔다.
신도시는 좁은 공간에 인구가 밀집돼 있어 교회 성장 측면에서 기회의 땅이라고 여겨졌고, 실제로 최근 20-30년 사이에 급성장한 교회 대부분은 신도시에 있다.
대도시 대비 농어촌 지역이 상대적으로 감소폭은 낮지만,
전체 신자 수가 적고 농어촌 목회를 꺼려하는 상황에서 농어촌 지역에 필요한 목회자 교육과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 기독교의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목회를 요구한다.
한국 개신교의 교세가 앞으로 급격하게 수축될 것을 예측 한다.
이제까지 한국 개신교가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종교라고 생각해 왔으나 앞으로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니 이제 목회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목회는 교회 안에 있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양육하는 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교인 수가 줄면 목회할 대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교인만을 대상으로 목회할 기회도 줄어든다.
따라서 앞으로의 목회는 교회 밖에 있는 비신자 곧 주민들로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회자의 역할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 계속 논의되는 마을 목회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마을 공동체 속에서 마을 주민과 함께하며 마을에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 목회를 해야 한다.
선교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선교만큼 국내 선교의 중요도도 높아진다.
여기서 국내 선교란 국내 미자립 교회를 돕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비신자를 대상으로 선교하듯 국내에 있는 90% 가까운 비신자를 대상으로 선교하는 일을 말한다.
앞으로는 서구 교회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도 이런 관점에서 선교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
선교적 교회란 지역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진정성을 갖고 이웃과 더불어 살고 소통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선포하고 동시에 삶으로 보여 주는 지역 교회 차원의 선교 운동이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개교회주의를 바탕으로 개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위한 사역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역사회로부터 분리된 교회 사역은 실효성 면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이제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사회를 바라보고 선교적 교회로서 자의식을 가져야 한다.
목회 역시 이를 실천하기 위한 형태인 선교적 목회로 변화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 세계의 회복을 꿈꾸며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모든 활동을 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앞으로는 무종교인의 수가 더욱 늘어난다는 점이다.
무종교인의 증가 현상은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의 축소를 의미하기보다 제도 종교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종교성이 전혀 없거나 영적인 차원에 관심이 전혀 없지 않다.
다만 기성 종교가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지 못하고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다.
따라서 무종교인의 증가는 종교인에게 큰 도전이다.
무종교인 중 상당수는 기성 종교에 실망과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갖는 종교성은 제도화된 형태가 아닌 자신의 필요를 채워 줄 수 있는 개별화된 영성에 가깝다.
또 기존 종교의 전통이나 교리를 따르는 일보다 자신의 관심이나 취향에 따른 폭넓은 영적인 차원에 더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탈종교화 시대의 사람들을 기독교 영성이나 교회 안으로 강하게 포섭하려고 하면,
반발심이나 저항심을 일으킬 수 있기에 영성에 대한 그들의 관심 자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기독교 신앙의 의미를 일깨우고 영적인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의 만남과 대화, 소통할 수 있는 사역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