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치성향이 진보라고 대답하는 유권자가 늘었다고 한다. 여론조사 기법의 한계일 뿐 인간은 원래 좌로 가지 않는다. 엔트로피의 법칙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여러가지 정치도박은 좌파가 하는 정치실험을 어설프게 흉내낸 것이다. 유권자는 윤석열의 똥파리세력 끼고 좌우합작 가짜보수에서 이재명의 올바른 안정보수로 우향우 한 것이다. 정치는 언제나 우향우다.
정치는 집단의 방향전환이다. 무조건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 한 번도 변하지 않고 외길을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 경우 지지자들에게 역할을 나눠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버니 샌더스 같은 좌파 노인이 올곧은 길을 간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성직자 흉내 이미지 관리일 뿐 유권자 중심의 민주정치가 아니다. 바다가 출렁이는데 배가 똑바로 가면 전복되기 때문이다.
정치의 본질은 카리스마의 생산이다. 다른 말로 사회압이다. 전기는 전압이 있어야 움직이고 사회는 방향전환이 있어야 움직인다. 정치인이 혼자 가면 인간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단 그게 개인의 변덕이 아니라 국가차원, 문명차원의 일대전환이어야 한다. 교류전기는 1초에 60번 방향을 바꿔 전압을 얻는다. 개를 산책시켜도 반복하여 방향을 바꿔야 개가 견주의 의도를 알아챈다.
위대한 지도자들은 모두 방향전환을 했다. 방향전환을 반대하는 자들은 지도자를 고립시킬 의도를 들킨다. 반미반일 김대중이 친미친일로 바꿨다. 백기완 부류의 반미 아저씨들이 김대중을 씹었다. 김대중과 국민 사이를 이간질하여 김대중을 고립시킬 의도로 반미로 몰아간 것이다. 하긴 그때 그시절 반미가 세계적 유행이기는 했다. 문재인도 비슷하게 청와대에서 고립되었다.
정치는 지속적 방향전환으로 사회압을 생산하여 국민들 사이를 긴밀하게 만든다. 최악은 성글게 되는 것이다. 구멍이 숭숭 나서 어디서 누가 죽어도 모르고 관심도 없게 된다. 길에 사람이 죽어 있어도 청소부나 시신을 치워갈 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나라의 정치가 최악의 정치다. 사회 곳곳의 숨은 구멍을 메우고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혀서 모두가 그 사실을 알게 하는게 정치다.
내 등만 따숩고 내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노장사상은 바보들이나 하는 소리고 유교의 개입주의가 옳다. 도교는 국민을 시골에 흩어놓고 서로 모르게 하자는 사상이다. 산적이 시골을 점령하고 있어도 중앙정부는 관심이 없는게 한나라 초반의 도교정치다. 흉노가 쳐들어와도 여자 몇 보내주고 비단 몇 필 줘서 돌려보내면 되잖아. 이후 북방 오랑캐가 중국을 치는게 전통이 되었다.
구멍없는 사회가 공자가 가르친 이상적인 사회다. 구멍을 없애려면 동원체제로 가야 한다. 전시동원이 좋지만 외국을 침략할 수는 없으므로 정당을 나누어 내전을 벌이는 것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 권력경쟁이 아니고는 사회가 일정할 긴장을 유지할 수 없다. 나라가 한몸처럼 움직이게 할 수 없다.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좌에서 우로 전환할 수 있을 뿐 그 역은 없는게 딜레마다.
우파가 좌파로 되는 일은 없고 좌우합작 사이비 모험우파가 안정우파로 변할 뿐이다. 큰 틀에서 보면 그것도 우향우다. 방향전환을 반복해야 하는데 우에서 좌로 전환이 불가능하므로 우리가 디자인을 잘해야 한다. 외부에서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 하고 새로운 것은 좌파다. 외부에서 좌가 들어와서 내부에서 우로 방향을 바꾸고 또 외부에서 새로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것이 정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