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좌회전, 우회전

[화이트 미소]

헛갈리는 '비보호', 어디까지 '보호'해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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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디어】 이덕희 기자 =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생활 속 자동차-교통 상식을 짚어 보는, 일명 '어명 (어렴풋한 상식을 명확한 지식으로)'시간이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비보호'에 대해서 짚어 봤다. 도대체 '비보호'는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가벼운 대화 형식으로 정리했다.

'비보호 좌회전'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나?
아니다. 직진 신호가 녹색일 때만 할 수 있다. 붉은 색(정지신호)일 때 비보호 좌회전하면 신호 위반으로 간주된다. 벌금도 내고 벌점도 받을 수 있으니, 꼭 녹색등에 비보호 좌회전 할 것. (신호등 없는 비보호 좌회전은 그 곳에 씌여진 진행방법에 따른다) 

그럼 녹색일 때는 아무 때나 '비보호 좌회전'해도 되나?
아니다. 말 그대로 '비보호'다. 당신의 좌회전에 대해서 100% (법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거다. 만일 녹색 신호 중 비보호 좌회전 하다가 맞은편 직진 차와 사고가 나면 '쌍방 과실'이 된다. 비보호 좌회전 시에는 어떤 차도 절대적인 우선권이랄 게 없다. 서로 눈치를 보고 양보하며 운전해야 한다. 이걸 좀 딱딱한 용어로 '안전 운전 의무'라 한다. 모든 운전자는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서로 조심조심 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비보호'는 알고 보면 '보호'해 주는 게 없는 것 같군.
원래 '비보호 좌회전'의 취지가 뭔가를 '보호'해 주려는 건 아니다. 직진이나 좌회전 등의 차량이 그리 많지 않은 곳, 그래서 신호등으로 딱 잘라 규정하는 것보다 서로 조심조심 다니는 게 효율적일 때 '비보호 좌회전'이라는 '자유'를 주는 셈이다. 자유를 줬으니 '안전 운전-양보 운전'이라는 '책임'을 지켜야겠지.

좋다. 그럼 '비보호 (좌회전이 아닌) 우회전'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에도 '눈치 껏' 해야 한다. '완전 보호'가 아닌 '비보호'이기 때문이다. 보통 교차로에서 비보호 우회전하면 녹색 보행신호 중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을 지나치게 된다. 이들을 위협하거나 피해를 주면 안 된다. 만일 '비보호 우회전' 도중 사람을 치면 100% 운전자 과실이다. '보행자 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차로에서 보행신호 상관없이 언제나 '눈치 껏' 우회전하면 되는 거군.

아니다. 정지선과 횡단보도가 함께 있는 곳에선 보행신호가 우선이다. 보행신호가 녹색일 때는 정지선 뒤에 멈춰 기다려야 한다. 보통 우회전 하기 전에 만나는 횡단보도는 (위 사진의 왼쪽에 있는 것처럼 앞에 정지선이 있어서) 정지해야하는 횡단보도이고, 우회전 한 후에 만나는 횡단보도는 (정지선이 없어서) 비보호 우회전인 경우가 많다.

맨 구석 차선에서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뒷차가 비보호 우회전 한다며 비켜달라고 한다. 비켜줘야 하나?

직진할 거라면 맨 마지막 차선에 서지 않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마지막 차선에 섰는데, 비보호 우회전하려는 뒷차가 비켜달라고 하면 알아서 해라. 뒷차를 비켜주려다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까지 들어오기도 하는데, (경찰관이 이런 것까지 단속할 정도로 매정하진 않지만)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위반'이다.

도움말. 이슬기 경찰청 교통안전과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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