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붕우들끼리 서로 화목하고 공경하며 실수를
바로잡고 선(善)을 권하는 데 힘쓸 것이며, 믿는 구석이 있다고 해서 서로 교만하지 말고, 자신이 옳다는 생각으로 서로 헐뜯지 말아야
한다.
하나, 덕이 높고 나이가 많은 한 사람을 추대하여 당장(堂長)으로 삼고, 또 학문이 뛰어난 자 한 사람을 추대하여
장의(掌議)로 삼아 모든 일을 여쭈어 처리한다.
하나, 매일 오경(五更)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침구를 정리하고 방과 당(堂)을
청소하며, 모두 세수하고 머리 빗고서 의관(衣冠)을 정돈하고 글을 읽는다.
하나, 언어는 반드시 신중하게 해야 하니,
문자ㆍ예법ㆍ의리 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면 말하지 않는다.
하나, 궤안ㆍ서책ㆍ붓ㆍ벼루 등의 문구는 모두 제자리에 정돈해 두어
혹시라도 뒤섞여 어질러지지 않도록 한다.
하나, 아침부터 저물녘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혹 독서하고 혹 학업을 청하거나
더 가르쳐 주기를 청하여, 학문의 일이 아닌 것이 없도록 한다.
하나, 어른은 매일 한 가지 책을 범위를 정하여 읽고,
오시(午時)에는 《가례(家禮)》
- 《상례비요(喪禮備要)》와 《의례문해(疑禮問解)》 및 여러 선현의
예설(禮說)을 포함한다. - 를 강론하고, 저녁 이후에는 《염락풍아(濂洛風雅)》를 읊조리며 외운다.
하나,
동자(童子)는 매일 한 가지 책을 범위를 정하여 읽고, 오후에는 《소학》을 차례로 돌아가면서 강(講)하며, 저녁에는 《격몽요결(擊蒙要訣)》을
외운다.
하나, 평소에 반드시 의관을 바르게 하고서 손을 모으고 무릎 꿇고 앉기를 마치 웃어른 대하듯이 하며, 평상복을 입고 스스로
편하다고 여겨 외람되게 기대거나 드러눕지 말아야 한다.
하나, 학당에 있을 때나 개울을 건너거나 언덕을 오를 때 모두 차례차례
순서대로 하고, 또 사물을 완상하거나 이치를 궁리할 때에 서로 다투어 토론하거나 잡담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 항상 거친 옷과
맛없는 음식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나,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남이 선행을 했을 때에 혹
시기하지 말며, 서로 장려하는 데 힘써야 한다. 조정의 득실(得失)과 관장(官長)의 현부(賢否)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
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나아가 취하기를 바라서는 안 되니, 항상
“그 의(義)를 바르게 하되 그 이익을 도모하지 않으며, 그 도를 밝히되 그 공(功)을 따지지
않는다.”라는 말로써 서로 바로잡고 경계해야 한다.
하나, 오늘날 과거 문장 또한 선비의 일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으레 모두들 방탕하고 안일하게 장난삼아 희롱하면서 과거 문장을 익힌다. 그러나 글을 짓는 핵심 방법이나 과거 문체의 지름길 또한
방심하는 자들이 능히 살펴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재(齋)에서는 이러한 습속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
하나, 이곳에 거처하는
동자에게 어른을 공경하도록 곡진하게 가르치고, 한결같이 《소학》과 〈곡례(曲禮)〉로 가르침을 삼는다. 임의로 출입하면서 칼이나 낫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먹으로 창문이나 벽을 더럽히지 못하게 한다. 옷차림을 바르게 하여 어른을 모시고 강론을 듣게 하며, 위험한 계곡과 바위에는 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너무 심하게 구속해서 싫어하고 주눅이 드는 마음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
하나, 집에 돌아갈 때는
재중(齋中)에서 익힌 내용을 잊지 말고, 모든 일에 한결같이 그 마땅함을 따라야 한다.
하나, 이 학규를 업신여겨 따르려고 하지
않는 자는 이 재(齋)에 살면서 이미 정해진 학규를 어지럽히지 말아야 한다.